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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전문화행사
식전문화행사 ⓒ 김미옥
뒤이어 개회식이 시작됐습니다. 취타대의 힘찬 연주와 더불어 16개 시도 선수단과 장애인 선수단이 입장했습니다. 각 시도와 자매결연을 맺은 충청도의 16개 시군 선수단이 함께 했습니다.

입장하는 각 시도 선수단의 선두에는 시도의 특색을 알리는 펼침막과 상징물이 앞장섰는데, 경상북도 선수단은 ‘독도는 우리 땅’이라는 펼침막을, 전라남도 선수단은 거북선 조형물과 함께 입장해 관중들의 환호성을 받았습니다. 선수단 입장식이 끝나고 대회기 게양, 축사, 동호인 다짐 등이 이어졌고, 8시가 넘어 개회식이 끝났습니다.

입장하는 시도 선수단
입장하는 시도 선수단 ⓒ 김미옥
이제 본격적으로 연예인들의 축하 공연이 시작될 순간이 되었습니다. 지루해 하는 아이들을 “텔레비전에 나오는 가수 언니, 오빠들이 나온대. 조금만 기다려보자” 하며 달랬는데, 드디어 공연이 시작된 것입니다.

화려한 불꽃놀이, 레이저 쇼와 더불어 박준형이라는 인기 개그맨이 사회자로 나왔습니다. 운동장에 모여 있던 선수단이 본부석과 맞은편에 마련된 무대로 한꺼번에 몰리는 순간이었습니다. 나이 어린 학생들이나 나이 지긋한 어른들이나 인기연예인에 대한 동경은 마찬가지인가 봅니다.

그런데 가수가 나오기도 전에 한껏 기대를 하고 있던 딸아이를 실망시키는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우리 선수단이 숙소로 돌아간다는 것이었습니다. 아직 저녁도 먹지 않았고, 또 내일 있을 경기를 위해 그렇게 결정을 내린 것입니다.

“엄마, 가수 노래 듣고 가자.”
“다른 아줌마들이 너무 배가 고프대.”
“그래도….”
“내일 공 차려면 엄마도 일찍 자야지. 다음에 또 보러 오자.”

생활체육동호인들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경기이다 보니 주말을 이용해서 대회가 열렸습니다. 토요일 6시 30분에 시작된 시간을 좀 더 앞으로 당긴다면 우리도 공연을 함께 볼 수 있었을 겁니다. 물론 오전 업무를 보거나 멀리서 오는 선수들에 대한 배려인 줄은 알지만, 천안 시민들만을 위한 전야제는 사실 별 의미가 없지 않을까요? 대회에 참가한 많은 선수단이 모두 함께 어울릴 수 있는 전야제였다면 더욱 즐거웠지 않을까 싶습니다.

늦은 저녁을 먹고 하루 종일 엄마 따라 다닌다고 피곤했을 아이들을 재웠습니다. 다른 선수들은 시합 때문에 긴장해서인지 아니면 잠자리가 바뀌고 집이 걱정되는지 모두 잠을 설쳤습니다. 하지만 워낙 잠이 많은 나는 자꾸 뒤척이는 아이들 곁에서 잠을 청했습니다.

생각보다 쉽게 잠이 오지 않아 다른 언니들이 주고 받는 이런저런 살아가는 이야기를 한참이나 들었습니다. 축구선수로서 이곳에 와 있지만, 모두가 집안 걱정, 남편 걱정, 자식 걱정을 하느라 여념이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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