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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쭉이 활짝 핀 일림산.
철쭉이 활짝 핀 일림산. ⓒ 나천수
불놀이

글/나천수

이 세상에 불타지 않은 것 있으랴,
천도, 만도로 불붙이면,
물도 타고, 흙도 타고
불도 불에 타들어가니
애증도 타지 않으랴,
다 타면 스스로 사라지거늘,

사람들이 불을 좋아하고
불놀이를 즐기는 것은
스스로 타고 싶어서이다.
무언가 태우고 싶어서이다.

내가 타든지, 네가 타든지,
내가 불내든지, 네가 불내든지
불꽃 화염 춤추는 곳으로
너와 내가 모여드니 우리는 불나방인가.

겉 불도 뜨겁지만
속 불 또한 뜨겁지 않으랴
연기도 없이 속살 태우는 불장난
무엇으로 끄랴.

불같은 사랑도
불같은 미움도
다 마음이 짓는 불장난인줄 알지만
어찌하랴, 그래도 활활 타고 싶은 것을,

촛불도, 태양도, 별도
화산(火山)처럼 피어오르는 화산(花山)도
화염의 매력 때문에 불나방이 모여드는데,

보성의 일림산 산봉우리에 꽃불이 나자
선남자, 선여자들이 짝을 지어
불두덩 언덕에서 불꽃 구경하는 것이
차마 금지된 불장난 할 수없어
꽃불로 맞불 놓아 속 불 끄려는 것이다,
끓는 속 불, 꽃불로 다 태우려는 것이다.


-2005년 5월8일/보성 일림산 철쭉제에서

덧붙이는 글 | 보성다향제 참여 소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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