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개막식에서는 평소 일반인들이 접하기 힘든 전통활 쏘기 시연이 진행돼 큰 볼거리를 제공했다. 전통활 쏘기 시연에는 쇠뇌(활에 기계방치를 부착해 쏘는 병기로 활을 개량한 무기)의 종류인 수노, 궐장노, 상노, 팔우노, 편전 등의 발사 장면을 시연했다.
우선 수노 발사가 재현됐다. 수노는 연속으로 화살을 발사시킬 수 있는 쇠뇌로 갑(匣)이라는 상자를 쇠뇌 위에 얹고 화살을 넣은 뒤 아래 화살부터 차례로 발사시키는 것이다. 손잡이를 전진 및 후퇴 시키는 동작을 연속으로 할 때마다 아래에 위치한 화살이 발사되는 연속노다.
시위를 당길 때에 지렛대의 원리를 이용해 당기게 되므로 아녀자나 아동들도 쉽게 사용할 수 있다고 해서 '부인노'라는 별칭도 있다. 그러나 화살에 깃이 붙어 있지 못하고 조준 사격이 어려워 명중률이 낮고 관통력 또한 낮으므로 화살의 촉에 독을 발라 사용했다.
권장노는 발로 버티며 시위를 방아쇠로 건다고 해서 붙여진 쇠뇌로 가장 많이 사용되던 것이다. 특히 높은 명중률을 갖춘 것으로 말을 탄 병사를 제압하는 데 매우 효과적이었다. 발사 장치는 금속으로 정밀하게 제작하고 현대의 총과 같은 방아쇠가 있어 조준과 발사가 쉬운 장점이 있다.
상노는 상(床) 위에 쇠뇌를 올려 놓고 사용한다 하여 '상노'라고 한다. 이 쇠뇌는 2인 이상이 사용하는 쇠뇌로 한사람은 쇠뇌의 높낮이를 조절하고 한사람은 방아쇠를 당기는 역할을 한다. 보통 살상력이 뛰어난 무거운 화살을 쏘거나 여러 개의 화살을 동시에 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팔우노는 여덟 마리 소의 힘을 가져야 시위를 걸 수 있다 해서 붙여진 쇠뇌다. 이 쇠뇌는 보통 100명에서 70명 정도의 인원이 동원돼야 활줄을 씌울 수 있는 강력한 쇠뇌로 대형의 화살 또는 여러 개의 화살을 동시에 발사할 수 있으며 고정돼 발사하므로 명중률이 매우 높다. 이번 시연에는 축소품으로 시연했다.
편전은 보통의 화살보다 길이가 매우 짧은 화살로 통아(덧살)이라는 보조 기구 속에 넣어 발사하는 화살로 아기살이라고도 한다. 화살의 사거리가 멀고 빨리 날아가는 속성으로 관통력이 뛰어나며 적이 보고 피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주워서 되돌려 쏠 수 없는 장점이 있어서 고려, 조선시대에 걸쳐 제조법과 발사법을 비밀로 여겼던 화살이다.
한편 전통활 쏘기 시연은 파주시에 위치한 '영집 궁시박물관'에 전시돼 있는 장비들을 직접 가져와 101여단 군 장병들이 직접 시연을 선보였다. 군 장병들은 이번 대회의 전통활 쏘기 시연을 위해 3시간 가량의 별도 훈련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