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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조흥은행 직원이 400억원에 이르는 자금을 횡령한 사실이 드러났다. 서울 중구에 위치한 조흥은행 본점.
15일 조흥은행 직원이 400억원에 이르는 자금을 횡령한 사실이 드러났다. 서울 중구에 위치한 조흥은행 본점. ⓒ 오마이뉴스 권우성

[기사보강 : 15일 오후 3시40분]

조흥은행에서 또 다시 거액의 횡령 사건이 발생했다.

1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조흥은행 자금결제실 김아무개 대리는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3월까지 무려 400억원에 이르는 고객 돈을 빼돌려 선물·옵션에 투자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김 대리는 국내 E증권사에 본인과 누나 김아무개씨 명의로 계좌를 개설한 뒤 은행의 '기타차입금' 계정에서 돈을 빼돌려 선물 투자를 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김 대리는 중소기업자금 등 은행의 대외차입금 중 사고금액 상당액을 수차에 걸쳐 상환하는 것처럼 처리한 후 가족명의의 통장에 입금하는 방법으로 거액을 횡령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은 "김 대리는 4월 14일 현재 투자한 돈 400억원 중 332억원을 손실로 날렸으며, 가족명의 통장에 남아있는 나머지 68억원에 대해서는 지급정지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또 어제(14일) 사고수습을 위해 조흥은행과 E증권사에 각각 검사반 5명과 3명을 투입했다. 아울러 김 대리와 누나 2명에 대해서는 형사고발 조치를 취했다.

현재 김 대리는 중부경찰서에서 조사를 받고 있으며 관련자인 누나 2명은 혐의가 없어 일단 조사를 받고 풀려났다.

금감원은 "사고발생 원인 및 내부통제 시스템상의 문제점을 철저히 파악해 사고관련자 및 감독자에 대해 엄중한 책임을 물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금융기관 고질병 재발... 막을 방법 없나

이번 사건은 은행 내부 직원이 4개월이라는 짧은 기간 안에 무려 400억원에 이르는 거액을 횡령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큰 충격을 주고 있다. 또 조흥은행은 이 같은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가 금감원의 통보를 받고서야 조사를 벌인 것으로 알려져 내부 시스템의 허술함을 그대로 드러냈다.

한편 금융감독당국과 금융기관은 횡령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내부통제시스템 정비를 외쳐 왔지만, 여전히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2월에는 우리은행 직원이 400억원 빼돌려 전액 손실을 본 뒤 중국으로 달아나 잠적한 사건도 있었다. 금감원은 당시에도 "각 금융회사에 계정대사, 일일감사 등 자체감사 및 중요인장에 대한 철저한 관리를 요구하고 거액 자금거래 등에 대한 일일 모니터링시스템 운영을 강화해나가는 등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1년 만에 또 다시 거액의 횡령 사건이 재발해 감독 책임을 맡고 있는 금감원도 비판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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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오마이뉴스 입사 후 사회부, 정치부, 경제부, 편집부를 거쳐 정치팀장, 사회 2팀장으로 일했다. 지난 2006년 군 의료체계 문제점을 고발한 고 노충국 병장 사망 사건 연속 보도로 언론인권재단이 주는 언론인권상 본상, 인터넷기자협회 올해의 보도 대상 등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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