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은 9일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는 과거 박정희 정권의 유신독재에 대해 어떤 입장을 가지고 있는지는 밝혀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이날 오후 경북 칠곡 현대공원 묘지에서 열린 인혁당 재건위 사건 희생자 묘지 참배식에 참가한 후 <오마이뉴스>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이와 같이 밝혔다. 김 장관은 이날 저녁 경주에서 열릴 예정이던 동아대 최고경영자대학원이 주최하는 '참여정부의 보건·복지 정치 강연회'를 갖기에 앞서 참배식에 들렀다.
김 장관은 인혁당 사건 30주기를 맞는 소감에 대해 "30년이 된 사건이 아직도 진실규명이 제대로 되지 않은 것은 민주주의 수치"라면서 "억울한 목숨이 대법원의 사형 판결 다음날 집행된 것은 정치적인 사형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조작 의혹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는 인혁당 사건의 해법과 관련해 김 장관은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국정원이 진실과 화해를 위한 조사위원회를 구성하고 있지만 더욱 과거의 진상을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면서 "진실이 규명된 토대 위에서 가해자가 진정한 반성을 해야한다"고 밝혔다.
일부에서 제기되는 박 대표의 사과 주장에 대해서 김 장관은 "(인혁당 사건과 관련해) 지금으로서는 박 대표가 직·간접적인 연관성이 없다고 보기 때문에 책임질 일은 없다고 본다"면서도 "하지만 과거 유신독재에 대해서는 어떤 입장인지 밝혀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인혁당 재건위 사건 유가족들은 김 장관은 향해 "진실 규명을 위해 도움을 달라"는 등 다양한 요청을 했다. 한 참석자는 김 장관에게 "하시는 일 모두 이루고 민족통일을 위해 힘써 달라"고 말했다. 또 다른 한 참석자가 "어떻든 국가보안법은 폐지해 달라"고 말하자, 김 장관은 "이러다 또 국보법 위반으로 구속되는 거 아니지 모르겠다"고 말해 주위 사람들이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