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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의료산업 노사는 6일 오후 300여명의 병원산업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한국언론회관에서 산별교섭 진전을 위한 대토론회를 열었다
보건의료산업 노사는 6일 오후 300여명의 병원산업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한국언론회관에서 산별교섭 진전을 위한 대토론회를 열었다 ⓒ 권용석
보건의료산업 노사는 6일 오후(2시~5시30분) 서울 광화문 한국언론회관 20층 국제회의장에서 공동으로 주최한 '2005년 보건의료 산별교섭의 방향과 과제'라는 주제토론회에서 비정규직 문제 등에 대한 각기 다른 해법을 내놓아 올 산별교섭에서의 진통을 예고했다.

산별교섭에 앞선 탐색전 성격의 이날 토론회에서 병원노사는 특히 주5일제 시행, 교섭형태,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공공의료의 강화 등과 관련하여 현저한 입장 차이를 드러냈다. 이에 따라 주5일제 시행 및 비정규직 정규직화 등이 올 산별교섭에서도 최대의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노조쪽은 온전한 주5일제 시행을 위해 ▲토요 외래진료 전면 중단 ▲정규직 인력 충원 ▲병형근로 및 노동강도 강화 금지 ▲비정규직까지 주5일제 확대 실시 등을 주장했다. 이에 대해 사측은 2000년 이후 해마다 증가하고 있는 병원 도산율과 병상가동률 저하로 병원산업이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다며 노사 양측이 대책 마련에 함께 나서야 한다고 맞받았다.

또 비정규직 문제와 공공의료의 강화 등 사회 의제에 대해서도 노조쪽은 산별협약을 통해 노사가 함께 해법을 고민해서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사측은 산별노사가 사회 의제에 깊이 개입하게 되면 노사관계가 노정관계로 전환되면서 혼란스럽고 불안정한 산별교섭이 진행될 수 있다며 교섭의제 선택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대응했다.

교섭형태와 관련해서도 노사 양쪽은 서로 엇갈린 시각을 보였다. 지난해 산별교섭에서 사측 실무교섭단장을 맡았던 이성식 소화아동병원장은 "노조에서 주장하는 상향식 평준화의 개념은 중소병원들의 경영여건으로는 도저히 실현 불가능한 슬로건에 불과하다"며 "병원별 특성·규모 등을 감안한 특성별 교섭구조를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이 병원장은 "지난해 산별교섭을 해보니 교섭비용의 절감 등 순기능 보다는 교섭기간이 길어짐으로써 오히려 예년에 비해 비용이 증가하는 모순이 발생했다"고 지적하고 "일반사업장의 교섭기간이 평균 18일인 데 비해 지난해 보건의료노조의 교섭기간은 지부교섭을 포함하여 154일이 소요됐다"며 교섭비용 절감과 이중쟁의행위에 대한 대책을 내놓으라고 노조를 압박했다.

이에 이주호 보건의료노조 정책기획국장은 "병원 간 근로조건의 차이가 크기 때문에 산별교섭을 통해 요구안을 한꺼번에 타결하는 것은 쉽지 않다"고 이중교섭의 불가피성을 설명했다. 그는 "사측이 산별교섭에 힘을 제대로 싣지 않는 조건에서 지부교섭의 비중이 줄어들 수 없다"며 "이중교섭, 이중파업의 문제는 교섭 당사자 간 의지 문제로서 특히 사측의 태도가 가장 큰 변수가 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주호 국장은 "산별교섭은 노사관계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미래 핵심전략"이라고 강조하고 "단지 외형적인 교섭 틀만 바꾸는 것이 아니라 병원과 보건의료산업을 의료 공공성 강화의 관점에서 노사가 함께 발전시켜나가자는 사회적 제안이 담겨 있는 것"이라며 사측의 열린 자세를 주문했다.

한편 오는 12일 사측과의 상견례를 시작으로 산별교섭에 나서는 보건의료노조는 산별기본협약을 비롯 ▲건강보장성 확대 및 단계적 무상의료 실현 ▲기존 비정규직 대우, 정규직의 80% 수준으로 향상 ▲ 온전한 주5일제 전면 시행 등 지난달 확정된 산별요구안을 가지고 협상을 벌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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