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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찬 국무총리는 3일 “정부는 과거 정부들의 잘못을 외면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해찬 총리는 이날 오전 11시 제주4․3평화공원에서 열린 제주 4․3사건 57주년 범도민위령제 추도사를 통해 이 같이 말하고 “이를 바탕으로 다른 나라에 대해서도 역사 앞에서 진실과 양심을 지켜 나갈 것을 당당히 촉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총리는 “4․3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명예회복 위원장 자격으로 4․3위원회 회의를 주재하고 많은 것을 결정하면서 평소 제가 명예 제주도민으로서 제주인들의 아픔을 어느 정도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것이 사실이 아님을 알게 되었다”며 “우리 현대사에 묻힌 제주인의 상처와 아픔은 너무 깊고 커서 그 어떤 위로와 사과의 말고 결코 충분하지 않을 것”이라며 다시 한 번 4․3의 죽음에 조의를 표했다.

이 총리는 “제주도민은 과거의 아픔을 승화시켜 미래로 나가고 있으며, 지난 1월에는 제주도를 평화의 섬으로 선포하고 한반도와 동북아, 나아가 세계 평화에 기여하는 섬으로 만들어 냈다”면서 “제주도민들의 이 같은 평화 애호 정신의 기저에는 4․3사건이라는 비극을 화해와 상생의 정신으로 극복해 낸 강인한 의지와 평화에의 바람이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제주도민들의 평화 정신을 격려했다.

이 총리는 “역사는 현재의 자신을 과거와 미래로 이어주는 긴 동아줄로 누구든, 어느 민족이든 간에 역사를 은폐하거나 왜곡하면서 그 아픔을 매듭짓지 않으면 역사의 동아줄은 스스로의 발목을 잡아 미래로의 전진을 방해할 것”이라면서 “4․3사건의 진상을 규명하고 억울한 희생자의 명예를 회복시키는 일은, 과거 우리의 공과를 바로 함으로써 대한민국 건국에 기여한 분들의 충정을 올바로 평가하고 억울한 희생자를 위로해 진정한 통합을 이뤄나가는 데 목적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 총리는 “제주의 경험은 우리 역사를 재평가하고 새로 쓰는데 하나의 모범이 될 것이라고 평가한다”면서 “역사의 진실을 규명함으로써 진정한 평화와 통합의 길로 나아갈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고 있으며, 이 곳 4․3평화 공원은 역사적 진실과 화해를 상징하는 평화 염원의 성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리는 이어 “참여정부는 앞으로도 과거 정부들의 잘못을 외면하지 않고 이를 올바로 밝혀내며 공적은 더욱 높이고 잘못은 분명히 사죄하면서 역사의 아픔을 치유하고 진정한 화해와 통합을 이뤄나갈 것”이라면서 “이를 바탕으로 다른 나라에 대해서도 역사 앞에서 진실과 양심을 지켜 나갈 것을 당당히 촉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해찬 총리는 이날 범도민위령제 폐제 직후 한화리조트 연회장에서 가진 오찬간담회장에서 인사말을 통해 “옛날 같으면 4․3말만 입에 올려도 의심받고 불온한 사람으로 지목 받을 수밖에 없었던 분단시대에 있었다”며 암울했던 군사독재 시절 겪어야만 했던 4․3의 아픔을 이야기 했다.

이 총리는 “가장 큰 아픔이었던 4․3이 21세기 들어와서는 명예가 회복되고 진실이 밝혀지면서 희생자들의 구원이 조금씩 회복되고 있다”며 “수형인들을 인정하는 3월 17일 10차 회의에서 박재승(희생자 심사 소위원장) 변호사의 설명을 소상히 들으면서 너무나 어처구니없는 사건이었음을 다시금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수형자들을 희생자로 인정하지 않고 행사가 치러졌다면 분위기가 얼마나 냉랭했을까를 생각해 보면 (수형인 문제를) 마무리 지은 게 참으로 다행스러웠다”고 말해 참석자들로부터 박수를 받았다.

덧붙이는 글 | 이재홍 기자는 제주의 소리(www.jejusori.net) 기자입니다. 이 기사는 제주의 소리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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