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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학교 폭력 문제가 언론에 집중적으로 보도되면서 온 나라가 난리다. 언론보도만 보면 학교는 더 이상 배움의 터가 아니라 범죄의 소굴이다.

지난 5일 부산지방경찰청과 부산시 교육청이 처음으로 스쿨폴리스 제도 실시 의사를 밝혔다.

스쿨 폴리스 제도란 학생들을 학교 폭력에서 보호하기 위해 전직 경찰관을 학교에 상주시키는 것으로, 전직 경찰관들이 각 학교에 배치되어 학교 폭력을 담당하게 하는 것이다. 이미 미국 등 일부 나라에서는 이미 '스쿨 캅'이나 '유스 패트롤' 제도를 통해서 학교폭력을 예방하고 있다. 하지만 우린 그 나라와 분명 상황이 다르다.

현실적으로는 하루빨리 학교폭력문제를 뿌리 뽑고 적정한 학교 폭력을 위한 예방차원에서는 좋은 일 같으나 조금만 생각해보면 이가 얼마나 허황된 것인지 알 수 있다. 신성한 배움의 학교에 경찰을 배치해서 아이들의 신변을 보호해야만 한다는 것은 우리나라 속담에 "벼룩 한 마리 잡으려고 하다가 초가삼간 태운다"는 말처럼 절대로 적절한 방법이 아니다. 이는 이러한 문제를 더욱더 악순환 시킬 뿐이다.

학교폭력문제는 교사와 학생들의 눈에 쉽게 드러나지 않기 때문인데 이들이 바보가 아니라면 스쿨폴리스가 있는 벌건 대낮에 학교 내에서 폭력을 행사하겠는가? 만약 스쿨 폴리스 제도를 도입한다면 학교폭력은 학교 안이 아니라 학교 바깥에서 지금보다 더욱더 치밀하게 이루어질 것이며 이는 이 문제를 더욱 음지로 몰고 갈 것이 틀림없다.

이 제도는 언론에서 학교 폭력 문제를 크게 다루니까 교육부가 급하게 내놓은, ‘보여주기’식, 탁상공론의 정책에 지나지 않는다. 학교폭력문제가 하루 이틀의 일이 아닌데 만약 단순히 경찰이 순찰한다고 학교 폭력이 줄어들 것 같았으면 이미 오래 전부터 실시되었을 것이다. 그리고 더욱 기가 막히는 것은 이러한 청소년들의 인권을 위하여 스쿨폴리스 제도를 앞장서서 반대해야할 일부 청소년관련기관에서는 암묵적인 동의를 하고 있다.

다시 한 번 우리 모두 반성해보자.
길거리에서 맞고 있는 장면을 보고도 그냥 지나가는 무관심한 어른들 그리고 폭력을 당하고 있는 청소년을 보면서도 특종을 잡기 위하여 카메라 촬영하기에만 바쁜 언론, 학교폭력이 일어났는데도 불구하고 자신의 안위를 위해서 감추려고만 하는 학교, 서로 자기단체의 입지만을 굳히기 위해서만 노력했지 진정 가해청소년들의 예방프로그램 개발뿐만 아니라 피해청소년들의 정신적 육체적 치료 및 보상 등 여러 문제들에 대해서는 외면한 청소년전문단체 등 (특별법하나 만들어 놓았다고 면죄부를 받을 수 없다. 언제 우리에게 법이 있다고 사회의 많은 문제들이 일어나지 않았던가?) 우리 모두 이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이제 우린 물어야 한다. 학교폭력예방을 위해서 스쿨폴리스 제도를 도입하는 것이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가? 진정 청소년을 위한 것인가? 아니면 전직경찰관의 일자리 창출인가? 청소년단체의 이권을 주기 위함인가?

일이 이 지경까지 온 것은 학부모, 교사, 지역사회 등 우리 성인들의 관심이 부족했기 때문이며 성인들에게 생명에 대한 소중함이 없었기 때문이다. 사람과 자연에 대한 존경심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것이 사람들에게는 인권을 침해하는 것으로 자연에게는 개발이라는 미명하에 타 생명체는 아랑곳없이 파괴하는 행위로 나타나지 않았는가? 과연 우리의 아이들이 누구를 보고 배우겠는가? 태어나면서부터 배워 나왔겠는가?

스쿨 폴리스 제도는 학생과 교사의 인권을 침해하고 또한 청소년들을 잠재적인 범죄자로 보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차라리 전직경찰관이 아닌 청소년과 함께할 수 있는 그리고 사랑하는 따뜻한 마음을 가진 학부모나 상담 등 전문교육을 받은 청소년상담사, 지도사 들이 들어가 청소년들을 감시하는 방법이 아니라 사랑과 신뢰로서 교사와 청소년들과 파트너십으로 이를 해결해 나가야 할 것이다.

학교 폭력 문제를 시급히 해결해야 한다는 데에는 동감을 하지만 “스쿨 폴리스 제도만 실시한다고 해서 학교 폭력이 줄어드는 것은 절대 아닌 만큼 다시 한 번 스쿨폴리스 제도에 대해서 심각하게 고민을 하여 우리나라 속담처럼 "호미로 막을 걸 가래로 막게 되는 우"는 범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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