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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 이기원
대부분 감자가 싹이 났는데 홀로 버티고 있는 감자도 있습니다. 아직은 때가 아니라며 홀로 지조를 지키고 있습니다. 다수가 가는 길이 항상 바른 길은 아니라며 외롭지만 때를 기다리고 있다고나 할까요. 다가올 봄날은 아직 멀었으니 참고 기다려야 한다던 고구마들의 입장에 동조한 외톨이 감자 녀석은 동료 감자들에게 ‘왕따’를 당하고 말았습니다.

ⓒ 이기원
철부지 감자라고 해도 좋고 강한 생명력 가진 감자라고 해도 좋습니다. 싹이 난 감자와 싹이 나지 않은 감자를 비교해볼까요. 어떤 모습이 더 보기 좋은 모습일까요. 토실토실한 감자의 본래 모습을 지닌 건 싹이 나지 않은 감자입니다. 싹이 난 감자는 쭈끌쭈글 주름투성이입니다.

돋아나는 새싹에게 아낌없이 영양분을 쏟아넣다보니 자신의 몸뚱이는 초라한 모습으로 바뀌어버렸습니다. 그래도 후회는 없습니다. 새싹이 건강하게 자라날 수만 있다면 그래서 보랏빛 감자꽃을 피울 수만 있다면 쭈글쭈글 주름이 더해간들 상관이 없다는 생각입니다.

싹이 난 감자를 보면 문득 떠오르는 얼굴이 있습니다. 자신의 젊음과 꿈을 모두 바쳐 자식들을 키워주신 주름투성이 늙으신 우리 부모님 얼굴입니다. 세월의 흐름 속에 늙고 쇠약해지신 부모님의 얼굴이 쭈글쭈글 싹이 난 감자 위에 선명하게 떠오릅니다.

덧붙이는 글 | 제 홈페이지 http://www.giweon.com 에도 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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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서 있는 모든 곳이 역사의 현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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