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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이 김경희씨.
왼쪽이 김경희씨. ⓒ 김경희
이제 직접 만져보고 눈으로 확인을 한 뒤 물건을 사는 시대는 가고 사람들은 방 안에 앉아 쇼핑을 한다. 보지 않아도 우리가 상품을 믿고 구입할 수 있는 것은 바로 홈 쇼핑광고의 꽃 쇼 호스트들이 있기 때문이다.

텔레비전 속에서 명랑한 목소리로 요리를 하고, 옷을 입고 머리도 말아 보는 그들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우리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전화기를 들게 된다.

불경기 시대에 까다로워만 가는 소비자들의 주머니를 이리 쉽게도 여는 그들의 비결이 무엇일까? 그 비밀을 얻어 내기 위해 우리홈쇼핑에서 쇼 호스트 활동을 하고 있는 김경희 씨를 찾아가 보았다.

-쇼 호스트는 어떤 일을 하나요?
“홈쇼핑 방송은 MD, PD, 쇼 호스트로 구성되어 방송이 됩니다. MD는 보통 상품 아이템을 찾아오는 역할을 하고, 쇼 호스트들은 상품에 대한 연구와 방송 진행을 맡죠. 그리고 PD는 잘 아시다 시피 방송 전체적인 지휘를 합니다. 처음에 홈쇼핑에서 판매될 물품이 정해지면 상품 전략 회의를 하게 되요. 업체로부터 상품에 대한 전문적인 정보를 듣고 제품에 대한 연구에 들어갑니다. 제품에 대한 연구는 쇼 호스트들의 몫이에요.

시장에서 유사제품이 있는지 알아보기도 하고, 그 가격대는 얼마나 되는 지 조사도 합니다. 거기에 관련된 박람회를 참관하기도 해서 전반적인 그 상품 시장의 흐름을 연구하죠. 그리고 난 후 업체와 회의를 한 번 더 거치고 방송 당일 날 회사에 와요. 메이크업이나 의상 준비를 마친 후에 홈쇼핑 방송에 관련 된 모든 인원이 직전미팅을 갖아요. 방송을 어떤 콘셉트로 진행할 지 의논하죠. 그렇게 방송이 시작되고 홈쇼핑 방송은 생방송으로 진행이 됩니다. 방송 후에는 때로, 반성의 기회를 갖는 사후 평가회의가 있기도 한답니다.”

-쇼 호스트들에게 요구되는 자질이 있다면 무엇이죠?
“특별히 요구되는 자질이 있다기보다는 끊임없는 노력하는 자세를 지니는 것이 중요해요. 시청자들은 텔레비전에서 쇼 호스트들을 보면서 방송만 하는 줄 알아 굉장히 시간이 여유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렇지만 사실은 상품에 대한 전반적인 연구를 쇼 호스트들이 맡기 때문에 굉장히 힘들고 바쁘답니다.

물론 모든 방송인들에게 요구되는 외모나, 화술 등을 지니면 더욱 좋겠죠. 그러나 자신이 맡은 상품에 대한 애착을 갖고 끊임없이 발전하려는 노력이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홈쇼핑 회사와 쇼 호스트들의 관계는 어떻게 이루어지나요?
“보통 쇼 호스트들은 홈쇼핑 회사에 소속되어 활동합니다. 저도 2001년에 합격해서 지금 4년차인데요. 대부분의 쇼 호스트들은 홈쇼핑 방송으로 인정된 5개 회사에 소속되어 있어요. 나머지는 유사 홈쇼핑에서 활동하는 쇼 호스트들이 있는데, 이분들은 프리랜서로 개인적으로 활동한답니다.

홈쇼핑 회사에서는 보통 여성 쇼 호스트들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는데 아무래도 주 시청자 층이 주부다 보니까 공감대를 얻을 수 있는 30대 여성 쇼 호스트들이 가장 많습니다. 우리 홈쇼핑과 같은 경우에는 여성 쇼 호스트들이 80% 남성이 20% 정도를 차지할 정도로 여성 쇼 호스트들이 대부분이에요.

그리고 연령대는 67년생 분부터 78년생 까지 다양한데, 보통 평균적으로 74년생이 가장 많아요. 연령도 중요하지만 보통은 인생 경험 많은 분들을 회사에서 선호합니다. 쇼 호스트는 다방면에서 많은 지식을 갖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죠.”

-홈쇼핑 광고는 일반 광고와는 많이 다른데요. 여기서 얻는 효과란 무엇이 있을까요?
“아무래도 홈쇼핑 광고는 일반 광고와는 많이 다르죠. 쇼 형식으로 이루어져서 방청객들과 소통을 하니까요. 이런 형식으로 얻을 수 있는 효과로는 히트를 친 상품들을 보면 잘 알 수 있어요. ‘토마토’라는 요리기구가 있는데요. 이것은 찜, 구이 , 탕 등 만능 요리기구로 성공을 거둔 상품이에요. 중소기업의 제품인데 홈쇼핑에서 소개가 되면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죠.

이 상품이 만약 시중에 그냥 시판이 되었다면 이처럼 관심을 받을 수 있었을까요? 홈쇼핑 광고에서는 이 조리 기구를 이용해 여러 가지 요리를 직접 해 소비자들에게 보여줍니다. 그래서 다양한 활용도를 직접 눈으로 확인한 소비자들의 눈을 끌 수 있었죠.

이것 외에도 양면 팬이라는 제품이 있는데요. 양면이 팬으로 이루어져서 요리를 할 때 뒤집을 필요가 없이 골고루 익힐 수 있는 기능을 갖췄어요. 이 제품은 제가 초등학교 때부터 나왔던 것으로 기억을 하는데 홈쇼핑에서 광고가 된 뒤에나 빛을 본 제품이죠. 이런 제품들은 일반 광고로는 소비자들의 마음을 움직이기 어려웠을 것이에요.”

-아무래도 광고다 보니 시청률과 매출이 중요할 텐데 이것들이 방송에 어떻게 반영되나요?
“홈쇼핑 광고는 대본이 없이 이루어져요. 그래서 상황에 따라 유동적으로 진행이 된답니다. 만약 상품이 인기가 높아 대기 상태가 늘어나면, 시청자들이 주문 전화를 할 수 있도록 여유를 제공합니다.

반대로 주문전화가 없으면 상품 소개를 처음부터 차근차근 반복하기도 하죠. 홈쇼핑 광고는 생방송으로 진행이 되면서 계속해서 주문 현황을 확인 할 수가 있어요. 그래서 상황에 따라 PD의 지휘에 따라 방송 진행에 변화를 줍니다. 보통 관습화된 큰 틀이 있긴 하지만 그 안에서 자유롭게 진행이 되는 편이에요.”

-방송 중 일어나는 에피소드도 많을 것 같은데?
“별 다른 것은 없고요. 제가 부산 출신이라 표준말을 헷갈리는 경우가 종종 있었어요. 가구를 광고할 때 모서리를 방언으로 설명하거나, 부산에서 쓰이는 생선이름으로 소개를 하기도 했어요. 나중에 사람들이 못 알아들어서 서울과 부산에서 다르게 말이 쓰이는 것을 알았죠.

또, 홈쇼핑 특집 방송에서 시상식 분위기를 낸다고 쇼 호스트들이 드레스를 입고 진행을 한 적이 있는데, 이 때 제가 치마를 밟고 넘어진 적이 있었어요. 다행히 카메라를 빨리 돌려서 방송이 되진 않았지만 지금 생각하면 웃음이 나와요.”

-개인 홈페이지가 잘 운영이 되어 있던데. 홈페이지에 신경을 쓰는 이유라도 있나요?
“개인 홍보를 위해 개인 홈페이지를 운영해요. 아무래도 물건을 살 때 사람들은 자신이 신뢰가 가는 사람에게 사기 마련이잖아요. 그래서 쇼 호스트들에게 인지도는 매우 중요해요. 한번이라도 더 눈에 익은 쇼 호스트들에게 소비자들은 더 신뢰감을 가지게 되잖아요. 그래서 쇼 호스트 일을 하면서 업데이트를 하는 것이 힘들긴 하지만 홈페이지 운영에 신경을 많이 쓰려고 노력해요.”

-마지막으로 쇼 호스트란 직업의 매력을 이야기 해주세요.
“저는 스튜어디스 일을 하면서 비행도 나가보고, 강사 일도 해봤는데 이 중에서 쇼 호스트일이 가장 힘들어요. 그러나 제일 보람찬 일이기도 해요. 그래서 이 일이라면 평생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보통 10개의 상품을 방송하면 그 중 4~5개 정도만 성공을 해요. 그래서 항상 더욱 더 노력해야겠다는 의욕이 생기죠. 저는 잘 질리는 편인데 쇼 호스트일은 항상 새로워요.

계속 새로운 상품에 새로운 공부가 필요하죠. 창의력이 매우 중요해요. 타성에 젖지 않은 채 계속해서 자신을 발전시키며 노력을 할 수 있다는 점이 저에겐 매력으로 다가온답니다. 방송을 진행하면서 내 능력으로 인해 소비자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을 느낄 수가 있어요. 그 때의 기분을 잊을 수가 없답니다.”

항상 노력할 수 있어서 쇼 호스트일이 즐겁다는 그녀. 그녀는 소비자들의 마음을 얻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다. 소비자들의 입장이 되어 그 상품과 하나가 될 정도로 연구에 연구를 더하는 그들은 오늘도 바쁘다.

김경희씨를 보며 노력하는 자가 가장 아름답다는 말을 새삼 느낄 수 있었다. 끊임없이 소비하며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쇼 호스트들의 역할은 막중할 수밖에 없다. 자본주의 아래 소비는 앞으로도 우리 삶의 큰 부분을 차지 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물건을 파는 것에 목적을 두기 보다는 소비자들을 위해 소비자의 마음으로 좋은 상품을 소개 해주는 쇼 호스트가 되길 바란다.

덧붙이는 글 | *사진은 본인 요청으로 인해 홈페이지 사진을 올렸습니다(http://www.kyounghee.net/) 

기사는 www. zime. co.kr (서강대 웹진에 실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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