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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철 신임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자료사진)
이강철 신임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자료사진) ⓒ 오마이뉴스 이종호
이강철 신임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이 잔뜩 몸을 낮췄다. 이 수석 스스로 "몸을 낮춰 소주 마시겠다"고 말했다.

노무현 대통령하고 흉허물없이 가깝고 또 자유분방한 스타일이라는 점 때문에 청와대 일부의 상당한 견제 속에 입성한 탓인지, 이 수석은 긴장감도 솔직히 털어놓았다. 그리고 "이 긴장된 마음을 끝까지 초심을 잃지 않고 가겠다"고 다짐했다.

이 수석은 26일 오전 청와대 출입기자들과의 상견 간담회에서 "그동안 자유스럽게 살다가 나이 들어서 처음 공직을 맡아 오늘 첫 출근하게 돼 마음이 상당히 긴장된다"면서 "이 긴장된 마음을 끝까지 초심을 잃지 않고 국민과 대통령을 위해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늦깎이 공직자'로서의 각오를 밝혔다. 이 수석이 58년만에 처음으로 제대로 된 직장을 가진 소감이기도 하다.

이 수석은 또 "언론과 주위에서 저에 대해 관심이 많은데, 제가 말하는 것보다는 다른 분들의 의견을 경청하겠다"면서 "보이지 않는 그림자처럼 참모의 자세를 지키겠다"고 대통령 참모로서의 자세도 밝혔다.

이 수석은 그러나 "민심을 정말 가감 없이 대통령에게 전달하고 대통령의 뜻을 또 충실하게 (국민에게) 전달하겠다"고 말해 '민심의 가교역'을 맡을 것임을 밝혔다.

이 수석은 또 '당 출신으로서 정무적인 역할을 맡지 않겠느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대통령의 확고한 '당정분리 원칙'과 청와대 정책실장을 통한 당정간의 정책조율 방침 등을 거론하며 "주위에서 뭐 그런 얘기가 있습니다만 대통령께서 뜻이 워낙 확고하니까…"라고 말꼬리를 흐리면서 "대통령의 그 원칙이 아직 바뀌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이 수석은 그러나 "혹시 뭐 정책실장이 저한테 도움을 요청하면 제가 당을 조금 아니까 심부름 정도는 하지 않겠냐"고 말해 약간의 여지를 남겨 두었다.

이 수석은 또 시민사회수석으로 추천한 사람이 누구인지와 처음으로 공직을 맡게 된 경위를 묻자 "특별히 누가 추천했다기보다는 대통령과 워낙 오랫동안 생활을 같이 해왔기 때문에 대통령께서 필요로 해서 기용하신 것 아닌가, 이렇게 생각한다"면서 "저를 또 누가 (대통령에게) 추천하기도 뭐할 것이다"고 말해 대통령과의 친분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 수석은 그러나 당에서는 '왕특보'로 불렸는데 청와대에서는 어떻게 불려지길 바라냐고 묻자 민주당 시절의 '살생부 파문'을 예로 들며 "이제 오해받는 그런 발언은 하지 않을 것"이라며 "개인적으로는 억울한 점도 많지만 앞으로 그럴 일은 전혀 없고 몸을 낮춰 가지고 조용하게 일하겠다"고 거듭 참모로서 굴신(屈身)의 자세를 강조했다.

이 수석은 또 전과 달리 청와대 수석이라는 공식자리에 있기 때문에 열린우리당 의원들을 만나서 개인적인 의견을 피력해도 대통령이나 청와대의 뜻으로 해석이 될 가능성이 많은데, 이 수석의 스타일과 관련 대통령의 당부가 없었냐는 질문에 "그런 말씀도 하셨다"면서도 "저는 이제 오해받는 그런 발언은 하지 않을 것이다"고 말해 대통령의 '걱정'과 '주문'이 무엇인지 알고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 수석은 그러나 우리당 의원들과의 만남에 대해 "그저 단순한 친목이다"면서 "후배 의원들이 술 한 잔 하자고 하는데 안할 수 없는 것 아니냐"고 반문해 청와대에 있더라도 우리당 의원들과의 '개인적 친교'는 계속될 것임을 시사했다.

마침 이 수석의 집도 청와대와 국회의 중간쯤인 마포에 있다.

다음은 이강철 수석과의 일문일답이다.

- 이번에 처음 공직을 맡게 된 경위와 추천인은 누구인가.
"특별히 누가 추천했다기보다는 대통령과 워낙 오랫동안 생활을 같이 해왔기 때문에 대통령께서 필요로 해서 기용하신 것 아닌가, 이렇게 생각한다. 저를 또 누가 (대통령에게) 추천하기도 뭐할 것이다."

- 시민사회수석은 갈등조정역인데 이에 대한 입장은 있는가.
"업무는 오늘 처음이어서 잘 모른다. 저의 개인 생각은 현안문제는 각 부처가 책임지고 챙기도록 하고 지금 우리사회에 큰 역사적인 실험이 진행되고 있고, 정말 세상이 많이 변했다. 그래서 저는 이런 갈등을 예방하고 기획하고 조정하는 일이 맞지 않나, 이리 생각한다."

- 정무수석이 없고 홍보수석이 일부 역할을 해왔는데 앞으로 이 수석께서 그 역할을 맡는다는 얘기도 있던데.
"주위에서 뭐 그런 얘기가 있지만 대통령께서 뜻이 워낙 확고하니까… 대통령께서 당정분리의 원칙을 말씀하셨고 당(黨)과 정(政)과의 조율은 정책실장이 정책을 통해서 해오지 않았냐. 대통령의 그 원칙이 아직 바뀌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혹시 뭐 정책실장이 저한테 도움을 요청하면 제가 당을 조금 아니까 심부름 정도는 하지 않겠냐."

- 당에 계실 때는 '왕특보'로 불렸는데 청와대에서는 어떻게 불려지길 바라는지.
"아까도 얘기했지만 이제는 몸 낮춰 가지고 가겠다. 당에서도 특별히 (그런 일을) 한 게 없는데, 언론에서 자꾸 말씀하시니…. 사실 우리 민주당이 분당되기 전에 당 개혁안을 놓고 당무위원회에서 개혁안에 다수가 찬성했고 국회의원 몇 분이 반대했다. 그런데 한 기자가 당무위원회에서 누가 반대했느냐고 묻길래 '국회의원 누구누구가 반대한다' 이렇게 답했더니 그 다음날 신문에 완전히 살생부 이렇게 났다. 개인적으로는 억울한 점도 많지만 그럴 일은 전혀 없고 몸을 낮춰 가지고 조용하게 일하겠다."

- 대통령이 당정분리를 선언했는데 당 출신으로 청와대 들어와서 앞으로 당쪽 인사들과 어떻게 접촉할지.
"당과의 공식창구는 김병준 정책실장이다. 그러나 당에 있는 국회의원들은 전부 우리 선후배이고 동지이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소주 한잔 먹는 거야 괜찮지 않겠느냐."

- 그런데 청와대 수석이라는 공식자리에 오셨기 때문에 당 의원들을 만나서 개인적인 의견을 피력해도 대통령이나 청와대의 뜻으로 해석이 될 가능성이 많은데…. 또 대통령께서 이 수석의 스타일과 관련, 어떤 당부나 주문이 없었는지.
"예, 그런 말씀도 하셨다. 저는 이제 오해받는 그런 발언은 하지 않을 것이다. 그저 단순한 친목이고, 후배 의원들이 형 술 한잔 하자고 하는데 안할 수 없는 것 아니냐. 그런 차원이다."

- 야당 의원들하고도 만나실 계획인가.
"저는 야당 의원들을 많이 알지 못한다. 옛날 재야 때 같이 활동했던 분들하고 대구지역 국회의원들 말고는 야당 정치인들을 모른다. 오늘은 이 정도로 봐 주시고 나중에 소주 한 잔 하면서 이야기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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