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모든 책은 헌책이다> 표지
<모든 책은 헌책이다> 표지 ⓒ 그물코
<모든 책은 헌책이다>(그물코). 그동안 최 기자의 헌책방 시리즈 읽기를 게을리한 것이 오히려 그의 단행본을 읽는 데는 신선한 도움이 되었다. 택배로 보내져 온 책은 보통 책보다 약간 두툼하였고 속지는 재생지로 되어있었다.

그의 헌책 사랑에 대한 글을 읽으면서 나는 그동안 내가 가졌던 헌책에 대한 세 가지 선입견을 수정해야 했다.

첫째, 헌책방의 헌책이란 별 볼일 없는 책이 아니라 ‘다시 읽힐 만한 책’이라는 것이었다. 헌책방 아저씨는 ‘맞돈(현금)’을 주고 헌책을 사오기에 누군가 사가지 않으면 그대로 손해이므로 그 누군가에게 반드시 필요하다 싶은 책을 선별해서 사온다고 하였다.

둘째, 헌책만큼 헌책방 아저씨도 후지다? 천만의 말씀. 헌책방 아저씨로 자리 잡으려면 한 몇 년은 수련(?)해야 나름의 안목이 생기게 된다고 하였다. 즉, 좋은 책을 많이 가지고 있는 헌책방 아저씨들은 좋은 책만큼 눈이 높은 분들이었다.

셋째, 헌책방엔 삼류소설이나 만화가 주류다? 땡! 귀중한 자료가 될만한 소중한 책들이 헌책방에 즐비하고, 서점 주인들은 좋은 책이 나오면 가끔은 숨겨두었다가 그 책이 꼭 필요할 법한 단골에게 먼저 선보인다고 하였다. 밀실 뒷거래(?)가 나쁘지만 헌책방의 그것은 오히려 그 정반대인 듯했다.

헌책과 헌책방 사정이 이러하거늘, 나는 그것도 모르고 헌책방이란 별 볼 일 없는 구닥다리들이 다수를 점하고 있는 한물간 서점, 조만간 사라질 시대에 맞지 않는 공간이라 생각하였다.

그러나 그것은 내 무지의 소치였고, 최종규 기자의 <모든 책은 헌책이다>를 만나지 않았다면 나는 헌책의 가치를 모르고 살아갈 뻔했다.

조만간, 내가 살고 있는 지역의 헌책방을 수소문해보고 나도, '안 보고 지나쳤으면 크게 후회할' 책을 바야흐로 사기 시작해야겠다.

덧붙이는 글 | '헌책’이라는 이름이 좀 아쉽네요. 헌책 말고 좀 더 친숙하고 헌책을 빛나게 하는 말은 없을까요. ‘다시 보고 싶은 책’, ‘어제의 책’, ‘숨어있는 책’, ‘옛 책’이 모두를 아우를 수 있는 어떤 낱말이 없을까요.


모든 책은 헌책이다 - 함께살기 최종규의 헌책방 나들이

최종규 글 사진, 그물코(2004)

이 책의 다른 기사

더보기
달동네 뒷골목을 닮은 책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순간이라는 말이 좋습니다. 이 순간 그 순간 어느 순간 혹은 매 순간 순간들.... 문득 떠올릴 때마다 그리움이 묻어나는, 그런 순간을 살고 싶습니다. # 저서 <당신이라는 순간>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