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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일 오후 4시30분께 속개된 국회 법사위는 국가보안법등 11개법안 상정을 놓고 논란이 벌어졌다. 법사위 시작전 회의장을 찾은 김용갑 한나라당 의원이 고민스런 표정으로 개회를 기다리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3일 오후 국회 법사위에서 국가보안법 폐지안 상정을 두고 여야가 한치의 양보없는 치열한 설전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법사위 소속이 아닌 김용갑 한나라당 의원이 모습을 나타내 눈길을 끌었다.

김 의원은 대표적인 국보법 수호론자다. 최근 국회 본회의에서 국가보안법 폐지를 반대하는 내용의 5분 발언을 하다가 혈압이 급격히 올라 단상에서 쓰러져 병원으로 실려가기도 했다.

김 의원은 이날 법사위 전체회의가 속개되기 직전인 오후 4시30분경 회의장에 들어와 한나라당 법사위원들 뒤편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그 시각엔 한나라당 원내대표단의 긴급 의원총회이 공지되었으나 김 의원은 의총을 제쳐두고 회의장을 찾은 것이다.

이날 법사위 회의장에는 김 의원을 비롯해 한나라당 의원 20여명과 임종인 열린우리당 의원 등 10여명이 강행 처리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지원 방문을 했다.

다음은 김용갑 의원과 기자, 선병렬·임종인 열린우리당 의원이 나눈 대화 내용이다.

기자 "왜 왔는가."
김용갑 의원 "분위기 살피러 왔다. (국보법이 상정되면) 혈압 올라서 쓰러질지도 몰라."

기자 "국가보안법 폐지 반대 입장인데 대안에 대한 당론은?"
김용갑 "국보법 상정 반대가 한나라당 당론이지."

기자 "열린우리당이 상정을 시도할 것 같은데?"
김용갑 "물리력, 원자력 다 써서 막을 것이다. 국보법 처리를 왜 이리 무리하게 하는지 모르겠다."

기자 "최연희 법사위원장이 사회를 거부하면 최재천 열린우리당 간사가 대신 진행하겠다고 하는데."
김용갑 "역사상 그런 적이 없었다."

기자 "최재천 의원은 평민당 시절 한나라당이 대신 상임위 위원장을 한 적이 있다고 하던데."
김용갑 "그런 일 없었다니까. 개혁 개혁 하면서 그렇게 무리하게 할 리는 없다고 생각한다. 개정하면 되지, 왜 폐지하느냐. 지역행사 있었던 거 다 포기하고 왔다."

(법사위원에 오늘 처음 합류한 선병렬 의원이 김용갑 의원에게 인사하자)
김용갑 "전에 자네랑 산자위에서 참 친했는데. 나는 아까 법사위에서 소란이 있는 것 보고 지금 밥도 안 먹고 기다리고 있어."
선병렬 "예. 일단 상정부터 시키고 존치면 존치, 폐지면 폐지를 논의합시다."

김용갑 "아니 나는 상정 반대라니까. 순조롭게 시간을 가지고 해야지."
선병렬 "허허, 일단 상정부터 시킵시다."

김용갑 "(임종인 의원과 악수를 하면서) 이라크 갔다왔다면서? 나도 작년 10월에 한창 위험할 때 (이라크) 갔다왔어. 티크리트라고 후세인 고향 있잖아. 암만 거쳐서 바그다드까지 15시간 걸리고, 택시 타고 다니면서 20몇 킬로미터를 다 돌아다녔어. 이라크 파병 연장 동의안에 반대한다고?"

임종인 "예. 저는 파병연장 반대이고, 국보법 폐지 찬성입니다."
김용갑 "나랑 정 반대네! 나는 파병연장 찬성이고, 국보법 폐지 반대인데. 허허."
임종인 "이따 너무 흥분하지 마십시오. 쓰러지시면 안 됩니다."

▲ 3일 밤 의사일정변경동의안을 놓고 벌어진 공방을 폐지론자인 임종인 열린우리당 의원과 존치론자인 김용갑 한나라당 의원, 폐지 후 형법보완론자인 우원식 열린우리당 의원(오른쪽부터)이 나란히 앉아 심각한 표정으로 지켜보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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