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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여성의 전화]는 어제(10.18) 오후 대구시 남구청에서 [남구 여성정책 간담회]를 열고 남구의 여러가지 문제점을 지적했다.
[대구 여성의 전화]는 어제(10.18) 오후 대구시 남구청에서 [남구 여성정책 간담회]를 열고 남구의 여러가지 문제점을 지적했다. ⓒ 평화뉴스
대구시 남구의 여성 인구가 9만명에 이르는데 비해 여성정책에 관련된 예산은 전체의 0.6%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나 남구의 여성정책에 보완이 시급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44개에 이르는 각종 위원회 가운데 여성위원이 한 명도 없는 곳이 절반 이상이나 됐고 여성공무원의 83%가 동사무소에 배치돼 있어 편중이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구 여성의 전화는 어제(10.18) 오후 남구청에서 남구 여성정책 간담회를 열고, 구청 공무원과 의원들, 시민사회단체 대표 등이 모인 가운데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이들은 이 간담회에서 2004년 당초 남구청의 전체 예산 720억원 가운데 여성 복지를 위한 예산은 4억여 원으로 0.6%밖에 되지 않았고, 그 성격도 국책 사업의 단순 이행에 관한 것이 대부분인 점을 지적했다.

특히, 여성정책 사업은 여성회관 마련과 관련된 것이 전부였고 뚜렷한 중장기 계획이 없는 것으로 나타나 이를 위한 기본조례 제정과 여성발전 기금 마련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또, 위원회 문제도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2004년 현재 남구의 44개 위원회 452명 위원 가운데 여성 위원은 68명으로 15%밖에 되지 않았으며, 여성위원이 한 명도 없는 위원회도 23개로 절반 이상으로 조사됐다.

게다가 여성공무원의 경우 대부분 동사무소에 배치된 것으로 나타났는데 2004년 4월말 기준 남구의 전체 여성공무원 162명 가운데 83%에 해당하는 134명이 동사무소에 배치돼 편중이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5급 이상 여성공무원은 단 2명뿐이었다.

그밖에 구청 내에서 공무원을 대상으로 하는 성교육과 양성평등 교육 등 젠더교육은 전혀 이뤄지지 않았고, 대구시 지방공무원 교육원에서 실시하는 교육에 6급 이하 여성공무원 3명에게만 단 한 차례 교육이 이뤄졌다.

이에 대해 남구청 박병훈 사회복지과장은 "남구의 예산이 많이 어려운 상황이라 여성부분에 더 많은 예산을 투자하기는 어렵고, 구청 내 성교육은 필요성을 잘 못 느낄 뿐 아니라 각종 교육들을 총무과에서 담당하고 있어 신경을 못 썼다"고 말했다.

또 "위원회 문제는 위원회의 성격과 전문성 문제가 더 크다"면서 "민간 네트워크를 통해 각 위원회에 맞는 여성 전문가를 발굴하는데 힘쓰겠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남구청 관계자들과 남구의원들은 자신들의 한계를 솔직히 인정하면서도 현실적인 여건이 어려움을 더 많이 호소했는데 이에 대한 시민사회단체 대표들의 따끔한 지적도 있었다.

대구여성회 최이영희 사무국장은 "여성발전 기본조례 제정과 같은 입법 문제는 예산 없이도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이고, 여성 정책에 대한 지원과 발전기금 등의 문제는 부족한 예산을 어떻게 배분해서 쓸 것인지 고민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여성 인력이 부족하다고 손놓고 있는 것이 아니라 훈련기관 등을 통해 인력을 만들고, 젠더교육 등은 사회단체와 연계해서 얼마든지 추진할 수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대구 여성의 전화 이두옥 대표도 "참석한 의원과 공무원들이 현실적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조금이라도 제안을 추진할 수 있도록 시민사회단체가 적극 협조하겠다"면서 "여성을 위한 정책마련은 가정의 평화로 연결되는 것이고, 정부 예산의 문제가 아니라 의지의 문제이기 때문에 어떻게든 함께 노력하자"고 당부했다.

한편, 지난해 대구의 여성단체가 연합해 대구시의 여성정책과 예산을 처음으로 분석한 데 이어, 구청 단위로는 이번에 대구 여성의 전화가 처음으로 남구의 여성정책과 예산을 분석 발표하는 간담회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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