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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깃배는 보트관광으로, 어민은 숙박업자로

장자할매를 보면서 사랑을 약속하다

대장도의 뒤편 대장산에는 과거를 보러 간 선비를 기다리다 선비의 외도로 아들을 등에 업고 돌이 되어 버렸다는 할매바위가 있다. 사랑하는 사람과 이 장자 할매바위를 보면서 사랑을 약속하면 사랑이 이루어진다고 한다. 만약 외도를 하면 그 사람은 돌이 된다는 전설이 있는 할매바위를 보며 사랑을 고백하는 연인들이 아직도 많다.

여섯 가구가 지붕을 맞대고 올망졸망 붙어 있는 대장도에는 일제 강점기에는 어업 수탈의 전진기지가 자리했다. 마을 뒤편 대장산 중턱에는 '어화대(漁火臺)'와 '대장산신당'이 있었다. 20여년 전까지 권장운 할머니가 시루떡, 새선, 해초류 국, 삼색실 등을 준비해 제를 지냈고, 장자 할매바위에 흰 배를 감아 놓곤 했다고 한다. 할머니가 고인이 된 후 제의는 멈추었지만 할매바위에 흰 배는 지금도 감겨 있어 선유도를 찾는 사랑하는 이들의 소원을 들어 주고 있다.

가을에 쌓는 모래성- 선유도 해수욕장

▲ 남녀의 사랑을 맺어 주는 장자도 할매바위
ⓒ 김준
▲ 여섯가구가 지붕을 맞대고 사는 대장도
ⓒ 김준
여름 한철을 빼곡이 메웠을 피서객들이 물러간 십리길의 모래사장엔 달랑 세 명의 아이들이 모래성을 쌓으며 해수욕장을 지키고 있다. 망주봉과 함께 선유도의 명물로 알려진 명사십리 해수욕장. 고운 모래가 10리에 걸쳐 펼쳐진 해수욕장은 망주봉을 축으로 새터와 전월리를 진말과 통경을 연결하는 모래사구가 형성되어 만들어진 곳이다.

몇 그루의 해당화 꽃이 한여름의 영화를 움켜쥐고 조용한 바다를 찾는 사람들을 맞고 있다. 이곳 해수욕장은 물이 완전히 빠지면 갯벌 체험장으로 변하다. 백사장을 지나 안으로 들어가면 갯벌로 이어진다. 해수욕을 하다 지치면 바로 갯벌에서 바지락이며 낙지, 박하게를 잡을 수 있다. 선유도 주민들은 관광객을 위해 기꺼이 갯벌을 내주었다.

선유도의 상징 망주폭포

▲ 명사십리에서 모래성을 쌓는 아이들
ⓒ 김준
▲ 모래와 갯벌이 함께 있는 선유해수욕장
ⓒ 김준
망주봉은 선유도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선유도 상징물이며 처음 선유도를 찾는 사람들이 방향과 자신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는 이정표다. 두 개의 산봉우리가 마주한 망주봉은 젊은 부부가 북쪽을 향해 임금을 기다리다 그만 굳어져 바위가 되었다는 전설을 간직하고 있다. 망주봉은 해발 152m로 비가 오면 여러 개의 물줄기가 폭포처럼 쏟아져 장관을 이루며, 이곳에 오르면 장자도와 선유도를 잇는 장자교와 대장교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서해의 아름다운 해넘이를 원한다면 권하고 싶다.

선유도에 핀 가을 꽃

▲ 선유도의 상징 망주봉
ⓒ 김준
▲ 선유도에서 보는 해넘이
ⓒ 김준
선유도의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야생화을 보는 재미다. 이곳에도 예외 없이 귀화 식물들이 자리를 잡고 우리의 토종 식물들을 위험하고 있지만 그래도 풀과 숲속에 눈을 맞추면 어렵지 않게 예쁜 꽃들을 발견할 수 있다.

▲ 선유도 야생화 '모시대'
ⓒ 김준
선유도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꽃으로 바다국화라 부르는 ‘해국’, 층층이 꽃이 피는 ‘층꽃풀’, 초롱꽃과의 ‘모시대’, 햇볕이 좋은 길가에 핀 ‘미역취’, 결초보은의 풀 ‘수크렁’, 갯가에 피는 ‘갯개미취’ 등이 있다.

▲ 미역취(좌)와 모시대(우)
ⓒ 김준
▲ 층꽃풀(좌)과 수크렁(우)
ⓒ 김준
선유도에서 야생화를 잘 볼 수 있는 곳은 선유도에서 장자도로 넘어가는 고갯길, 나매기에서 전월리로 넘어오는 고갯길, 진말에서 통계로 가는 고갯길, 무녀도의 모개미로 가는 길 등이다. 특히 무녀도는 염전과 습지가 있어서 습지식물을 관찰할 수 있는 좋은 곳이다. 특히 층꽃풀은 장자도에서 대장도로 건너기 직전에 오른쪽 바위 틈새에 피어 있으며, 진말에서 무녀도 다리로 가는 고갯길에는 군락을 이루고 있다.

▲ 해국(좌)과 갯개미취(우)
ⓒ 김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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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여 년 동안 섬과 갯벌을 기웃거리다 바다의 시간에 빠졌다. 그는 매일 바다로 가는 꿈을 꾼다. 해양문화 전문가이자 그들의 삶을 기록하는 사진작가이기도 한 그는 갯사람들의 삶을 통해 ‘오래된 미래’와 대안을 찾고 있다. 현재 전남발전연구원 해양관광팀 연구위원으로 근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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