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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세웅 SN뱅크 사장.
최세웅 SN뱅크 사장. ⓒ 오마이뉴스 이종호
"IMF 때 우리 국민들이 금 모으기를 해서 내다 팔았습니다. 그것으로 경제를 살렸다지만, 정작 돈을 번 것은 외국의 외환 딜러들이었습니다. IMF는 경제 위기가 아니라 일종의 '환쇼크'였는데, 그걸 우리는 IMF가 지나가고 난 뒤 알았죠."

지난 2000년 국내 최초로 인터넷 소액 외환거래 시장을 개척한 'SN뱅크'(www.snbank.co.kr) 최세웅(43) 사장의 이력은 매우 독특하다.

최씨는 우리나라 재경부장관급에 해당하는 북한 노동당 재경경리부장의 아들로 태어나 김일성종합대학 독문과를 졸업했다.

이후 영국으로 건너가 북한 대성경제연합회사 영국지사장으로 부임, 국제외환중개사로 활약하다 95년 한국으로 건너왔다. 국내에서도 전공을 살려 금융결제원과 나라종금에서 각각 1년씩 근무했고, 지난 2000년 외환거래 전문업체인 (주)엔포렉스를 창업하며 벤처사업에 뛰어들었다.

최세웅 사장과 'SN뱅크'가 주목받는 이유는 국내 최초로 'IBS(Internet Buy&Sell) 마진현물환거래 서비스'를 오픈, 소액이라도 언제든지 외환거래를 할 수 있는 방법을 개척했기 때문. 은행을 통한 기존 외환거래가 '100만 달러'를 최소 거래 단위로 하는데 반해 IBS 시스템을 이용할 경우 누구든지 100만원 예치하면 최대 20배(1만 달러)까지 외환거래를 할 수 있다.

또 기존 거래가 은행을 통해서만 이뤄졌다면, IBS 시스템은 인터넷이 되는 곳이라면 어디서나 실수요자가 직접 외환을 사고 팔 수 있다. 이 때문에 IBS 시스템은 환전액이 크지 않은 중소기업이나 개인에게 매우 유용한 도구다. 환전수수료도 기존 외환거래에 비해 무려 92.5%나 절감할 수 있어 외환거래가 부동산이나 주식과 같은 '재테크 수단'도 될 수 있다는게 장점이다.

"외환거래는 곧 환투기? 국민들 부정적 인식 바뀌어야"

최 사장은 지난 13일 <오마이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이제 우리나라도 외환시장에 눈을 떠야 한다"고 강조하며 'IMF 극복 과정' 얘기를 제일 처음 꺼냈다. IMF 위기 당시 우리 국민들은 '금 모으기'를 통해 경제 회생을 이뤘지만, 외환거래 시스템과 구조를 잘 몰랐기 때문에 우리나라가 내다판 금으로 정작 돈을 번 것은 외국의 외환 딜러들이었다는 것이다.

최 사장은 또 한국인들은 외환거래를 '투기'로만 인식,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있어 국내에 제대로 된 외환시장 구조가 형성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우리 국민들이 하루빨리 '외환거래=환투기'라는 등식에서 벗어나야 선진 자본시장에 편입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자본주의의 3가지 꽃이라고 하면 일반적으로 부동산과 주식, 외환시장을 꼽을 수 있습니다. 외환 거래를 무조건 '환투기'로 보는 것은 잘못된 생각입니다. 외환거래도 부동산이나 주식처럼 훌륭한 재테크 수단이 될 수 있는데도 '투기'라는 생각 때문에 외면한다면 어떻게 2만불 시대로 가겠습니까?"

또한 최 사장은 외환시장 개척이 '청년실업'을 해결할 수 있는 한가지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외국의 경우 외환 딜러들을 16세에서 26세까지의 젊은이들로 뽑습니다. 그 이유는 젊은이들이 외환 시장을 알아야 경제 발전을 이룰 수 있다는 얘기죠. 우리나라도 젊은이들의 취업이 안된다고 걱정만 할 것이 아니라 외환 딜러로 전문성을 키울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외환거래로 수익을 올리고 세금을 내면 취업하지 않아도 실업자를 벗어날 수 있습니다."

SN뱅크는 현재 젊은이들에게 외환 거래의 중요성을 심어주기 위해 한 달에 두번씩 자체 프로그램으로 교육을 하고 있다. 이미 약 1000여명이 20여 차례에 걸쳐 교육을 받고 나갔고, 이들 중에는 단 돈 몇백 만원의 자산을 가지고 외환거래 시장에 뛰어든 이들도 있다.

"200만원 투자로 외환거래를 시작한 29살 김모씨는 한달만에 에쿠스 승용차를 뽑아서 나타납디다. 외환시장은 결코 멀리 있는게 아닙니다. 우리가 직접 IMF를 겪어도 봤지만, 외환시장은 이미 우리 실생활과 밀접하게 붙어 있습니다."

다음은 최세웅 사장과의 일문일답.

"IMF 때 돈 번 사람들은 외국 외환 딜러들"

ⓒ 오마이뉴스 이종호
- IBS(Internet Buy&Sell) 시스템이라고 하면 선뜻 와닿지 않는다. 먼저 좀 쉽게 설명하자면.
"외환거래에는 두가지 종류가 있다. 현물인도 거래가 있고 미인도 거래가 있는데 후진국에서는 현물인도 거래가 굉장히 성행하지만, 선진국으로 갈수록 미인도 거래가 많이 이용되고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외환을 미인도 거래할만한) 구조가 돼있지 않다. 그래서 그런 시장과 구조를 한번 만들어보자고 해서 IBS 시스템을 만들었다. 우리가 그냥은 만들 수 없고 은행이 이미 시스템을 가지고 있으니까 온라인을 통해서 외환 거래를 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 외환을 미인도 거래할만한 시스템이 없었다는 것은 그만큼 우리가 선진화되지 못했다는 의미인가.
"예를 들면 우리나라가 IMF 당시 외환위기가 오면서 국민들이 금을 모아서 팔자고 했다. 우리는 당시 꼭 금이 있어야 내다 팔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사실은 그렇지가 않다. 국제 금시장에서는 금을 직접 내다팔 수도 있고, 보증금을 줘서 리스크를 벗어날 수 있는 자금만 있으면 그만한 (금)물량을 내다팔 수 있도록 구조가 돼있다. 그래서 금이 없어도 현물거래뿐만 아니라 선물에서도 판매할 수 있다. 그것으로 경제를 살렸다지만, 그 때 돈을 번 것은 우리나라가 아니라 외국의 외환딜러들이었다. 외환에서 우리가 파는 것(금)을 그들이 되팔았다. 우리가 몰랐기 때문에 손해를 본 것이다."

- 일반인들은 외환거래라고 하면 좀 멀게 느끼는데.
"그렇지 않다. 우리나라가 외환위기를 맞으면서 국민들 중에 일부는 '외환으로도 재테크를 할 수 있구나'하는 생각을 가지게 된 사람들이 생겼다. 자본주의의 꽃이라고 하면 부동산, 주식, 외환시장이다. 이 세 개의 면모를 갖춰야 자본주의 참뜻을 말할 수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어떻게 돼 있나. 부동산은 '태조 때부터 땅은 속이지 않는다'는 말에서 보듯 활발한 시장이 형성돼 있다. 그 다음은 주식시장이 형성돼서 자리를 잡았다. 그런데 외환시장은 자리를 못잡고 있다가 지금부터 서서히 자리를 잡고있다.

우리나라도 사실은 88 올림픽 때 이후 외국에 자유롭게 나가면서 외환을 알게 됐지만 굉장히 멀게 생각했다. 그런데 IMF 때 외환으로 재테크가 가능하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 때 해외 나가던 사람들이 달러를 바꿔 나갔다가 들어오니까 재산이 두 배가 됐다. 그때 땅이나 주식 뿐만 아니라 외환으로도 재테크가 가능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다."

- 외환거래를 환투기라고 보는 경우가 많은데.
"외환 거래를 '환투기'로 보는 것은 잘못이다. 외환거래도 부동산이나 주식처럼 훌륭한 재테크 수단이 될 수 있는데도 투기라는 생각 때문에 외면한다면 어떻게 2만불 시대로 가겠나. 일본인들은 니케이지수는 몰라도 엔-유로, 엔-달러에 대해서는 관심이 매우 높다. 우리 수준의 GNP를 봤을 때 일본 만큼은 해야 하지 않겠나."

- 외환전문가로서 우리나라 외환시장의 문제점은 뭐라고 보나.
"먼저 '원화입출금'을 풀어줘야 한다. 우리나라는 원화 해외 송금이 금지돼 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금융실명제를 반대한다. 금융실명제를 해놓으니까 은행이나 기업들이 할 수 있는게 별로 없다. (외환시장에) 우리나라의 자금뿐만 아니라 해외 자금도 끌어들이도록 유도해줘야 한다. 이런 규제를 완화시켜줘야 동북아 금융허브로서 성장해 갈 수 있다.

그리고 외국같은 경우에는 일반 회사들도 금융감독당국의 감독을 받아서 외환 거래를 할 수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은행만 외환거래를 할 수 있다. 개인들이 금융업을 치고나갈 수 있는 여지가 적다. 이런 점들을 완화해야 한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원화입출금 금지 풀고 해외 자본 끌어와야 동북아 금융허브"

- 북한은 외환분야가 굉장히 발달했다고 하는데.
"북한은 당장 (자본주의) 주식시장으로 넘어갈 수 있는 구조적인 준비가 다 돼있다. 한국은 소비시장이 굉장히 발달돼 있다. 이를테면 100억 가지고 5억, 10억 만들기… 이런 것들은 굉장히 잘한다. 그런데 10억 가지고 100억 만들기는 잘 못한다.

한국과 북한의 차이는 이렇다. 한국은 지금 자산이 1000억 있다면 그것으로 10억 만들기를 한다. 하지만 북한은 다르다. 북한이 살아남기 위해 1000억이 필요하다면, 지금 북한이 가지고 있는 것은 10억 밖에 없다. 그래서 살아남기 위해서 노력한 결과로 외환시장에 진입했다. 그래서 외환 딜러들을 대대적으로 해외에 보내서 길렀다."

- 외환으로 재테크를 할 수 있다고 했는데, 어떤 사람들이 할 수 있나.
"IBS시스템을 이용하면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다. 나는 신세대들이 먼저 외환시장을 알아야 한다고 권하고 싶다. 우리 사회가 진짜 2만불 시대로 가기 위해서는 젊은이들이 알아야 한다.

외국의 경우 외환 딜러들을 16세에서 26세까지의 젊은이들로 뽑는다. 그 이유는 젊은이들이 외환 시장을 알아야 경제 발전을 이룰 수 있다는 얘기다. 우리나라도 젊은이들의 취업이 안된다고 걱정만 할 것이 아니라 외환 딜러로 전문성을 키울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외환거래로 수익을 올리고 세금을 내면 취업하지 않아도 실업자를 벗어날 수 있다."

- 외환거래로 취업을 할 수 있다는 것인지.
"일종의 개인 창업과 같은 것이다. 외환 거래로 수익을 내면 당연히 세금을 내야 한다. 세금을 내는 사람을 '실업자'라고 말할 수 있나? 취업 효과가 나는 것이다. 그래서 젊은이들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한 달에 두 번씩, 한 번에 약 50명씩 배출하고 있다.

우리 세미나에 참석한 29살의 김모씨는 200만원 투자로 외환거래를 시작해 한달 만에 에쿠스 승용차를 뽑아서 나타나더라. 외환시장은 결코 멀리 있는게 아니다. 우리가 직접 IMF를 겪어도 봤지만, 외환시장은 이미 우리 실생활과 밀접하게 붙어 있다."

IBS(Internet Buy&Sell) 시스템은?
온라인 통한 24시간 외환거래 서비스

IBS 시스템은 지난 2000년 설립된 SN뱅크(설립 당시 명칭 (주)인포렉스)가 자체 개발, 특허출원을 얻은 시스템으로 불특정 다수의 개인이나 기업이 인터넷을 통해 외환을 매매하는 외환 소매시장을 뜻한다.

기존 외환거래가 은행에 직접 가서 이뤄진 것이라면, IBS 시스템은 실수요자들이 은행에 가지 않고도 인터넷 접속만 하면 어디서나 외환거래를 할 수 있는 외환거래 홈트레이딩(HTS)이다. IBS 시스템의 특징은 적은 증거금으로 24시간 외환거래가 가능하다는데 있다. 이 때문에 국내 외환시장이 끝나는 오후 4시 이후에도 세계 외환 시장의 변화에 즉시 대응할 수 있다.

IBS 시스템은 크게 '현물환 거래'와 '마진 현물환 거래'로 나뉜다. 이 중 IBS 마진 현물환 거래는 소액의 증거금(최소 100만원)만 내면 증거금의 20배까지 거래를 할 수 있어 자금 부담 등으로 환리스크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있는 개인이나 중소 기업에 유리하다. 더구나 정산 차익만을 거래 손익에 반영하는 미인도 거래여서 새로운 재테크 상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IBS 시스템의 장점은 또 환전수수료를 은행 보다 무려 92%나 절감할 수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1만 달러를 거래할 경우, 기존 은행 창구를 이용하면 12만원(1달러=1200원 계산시)의 환전수수료를 내야 하지만, IBS 시스템을 이용하면 9000원만 내면 돼 11만1000원을 절감할 수 있다.

IBS 시스템을 사용하려면 우선 제휴은행인 하나은행이나 우리은행 지점에서 전용계좌를 개설하고, 각 은행 혹은 SN뱅크 홈페이지(www.snbank.co.kr)에서 프로그램을 다운 받으면 된다. 현재 IBS 시스템은 원-달러 거래만 이용되고 있으나 오는 11월에는 원-유로, 원-엔화 환전 거래 서비스도 오픈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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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오마이뉴스 입사 후 사회부, 정치부, 경제부, 편집부를 거쳐 정치팀장, 사회 2팀장으로 일했다. 지난 2006년 군 의료체계 문제점을 고발한 고 노충국 병장 사망 사건 연속 보도로 언론인권재단이 주는 언론인권상 본상, 인터넷기자협회 올해의 보도 대상 등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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