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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오후 광주 상무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한나라당 대표 최고위원 및 최고위원 후보자 합동연설회에서 기호1번 박근혜 후보가 당원들을 상대로 유세를 하고 있다.
12일 오후 광주 상무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한나라당 대표 최고위원 및 최고위원 후보자 합동연설회에서 기호1번 박근혜 후보가 당원들을 상대로 유세를 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안현주
향후 2년간 한나라당을 이끌어갈 대표 및 최고위원단을 선출하게 될 전당대회를 코앞에 두고 '박근혜 리더십'에 관한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특히 이재오 의원의 "독재자의 딸이 대표가 되면 한나라당 망한다"는 '대표불가론'에 대해, 개혁소장파측은 "지난 탄핵국면 당을 사지로 몰고 갔던 주역들이 그런 말을 할 자격이 있나"라며 '정략적'이라고 맞서고 있다.

대표최고위원 경선에 나선 원희룡 의원은 18일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이재오 의원의 발언을 "막말" "인신공격" "오만한 발상"이라고 표현하며 "대통령을 인정하지 않고 극한투쟁으로 몰아갔던 주역들이라는 점을 먼저 분명히 해야 한다"고 반격했다.

이어 "(박근혜 전 대표) 개인에게 맹공을 퍼붓는 것은 당의 리더십을 1인 체제에 의존한 결과이자 그 반사적 대립물"이라고 덧붙였다.

관련해 원 의원은 "앞으로 당 지도력이 개인에 의존하는 식이어서는 안된다는 의견이 다수"라며 시스템과 장기비전을 통한 '박근혜 극복론'의 입장을 보였다.

원 의원은 박 대표가 비판받고 있는 대여투쟁력과 관련 "무조건 강경론을 주장할 것이 아니라 경제회복, 대북관계라는 큰 틀 속에서 향후 2년 간 당의 입체적이고 거시적인 마스터플랜이 제시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원 의원은 여의도연구소의 역할론을 강조했다. 여의도연구소가 당 지도부를 중심으로 대여투쟁을 어떻게 해나갈 것인지 관한 정치적 내용과 시스템을 제시하고 그런 차원에서 지도력이 검증되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원희룡 의원 "박근혜 개인 의존 구조로는 안돼"

3선의 맹형규 의원 역시 이재오 의원의 발언에 대해 '사과'를 요구하며 특히 "말은 그 내용도 그러하거니와 언제 하느냐가 매우 중요하다"며 "전당대회를 앞둔 상황에서 특정 후보에 대한 흠집내기"라고 반박했다.

이어 맹 의원은 전당대회 직후 "당의 노선과 정체성을 분명히 하기 위한 대토론회"를 제안했다. 당 정체성과 관련 17대 국회 개원 전, 당선자 연찬회를 통해 논란이 제기되었지만 치열한 공방도, 합의점을 이끌어 내지도 못했다. 또한 당명개정도 흐지부지 되었다.

대표최고위원 경선에 출마한 4선의 이규택 의원은 18일 이재오 의원 발언과 관련 성명을 내고 "무슨 발상으로 없어진 연좌제를 부활시키려는 것인지 그 저의가 대단히 의심스럽다"며 "등에서 총을 쏘는 것은 상식과 도의를 벗어나 비겁한 행위"라고 일갈했다.

또한 이 의원은 이재오 의원의 '과거'를 거론하며 "최병렬 대표가 5·6공의 상징이라고 해서 물러났다고 했는데 그 밑에서 사무총장, 나아가 전권을 휘둘렀던 비상대책위원장까지 하면서 함께 당을 진두지휘하지 않았냐"고 몰아세웠다.

하지만 이 의원은 '박근혜 리더십'에 대해서는 "문제가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 의원은 "이 어려운 난관을 극복하는데는 지도력의 문제가 있다"며 박 대표의 상생·화합론에 이견을 나타냈다.

이 의원은 "상생과 화합은 칼을 든 권력자가 할 수 있는 것이지 약자의 입장에서 주창해야 소용없다"며 "나라가 혼란스럽고 대한민국 정체성을 부정하는 사건들이 일어나고 있는데 상생과 화합을 고수한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비판할 것은 비판해야 야당의 존재 이유가 있다"며 강한 '야성(野性)'을 강조했다.

이규택 의원 야성(野性) 강조... "상생과 화합은 여당 역할"

반면 경선 후보인 4선의 이강두 의원은 대여강경투쟁을 강조하는 세력에 대해 "한나라당이 되돌아가는 것 아니냐고 비춰지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며 "탄핵안 가결의 정당성에도 불구하고 국민의 정서를 읽지 못해 비난을 받지 않았냐"고 신중론을 폈다.

그러면서 이 의원은 "수도이전문제도 국민들이 올바로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을 제기한 뒤, 당론을 정하는 것이 순서"라고 말하며 박근혜 리더십에 큰 문제는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박근혜 전 대표의 재선이 확실시되는 가운데 한나라당 대표 최고위원 경선유세와 전당대회는 큰 관심을 얻지 못하고 있다. 더욱이 비주류측 홍준표 의원이 출마철회를 선언함으로써 전당대회는 쟁점 없이 범주류간 지역 나눠먹기식이 될 공산이 커보인다.

하지만 당선 여부를 떠나 이번 전당대회가 '박근혜 리더십'에 큰 분기점이 될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40일간의 임시국회가 마무리되는 시점, 원내대표단은 총력을 기울여 왔던 예결특위의 일반상임화 전환이 무산된 것에 대해 비주류 중진들로부터 사퇴압박을 받았고, 초선의원들 사이에서도 각종 현안에 당 지도부가 너무 미온적인 대응을 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었다.

여기에 더해 박정희 전 대통령을 조사대상에 포함하는 친일진상규명법 개정안 제출과 '저질 패러디' 사건으로 박근혜 전 대표는 '박정희의 딸' '여성대표'이라는 점에서 집중 부각되었다.

'아버지' 극복여부 관심사

이 과정에서 좀체 각을 세워 말하는 법이 없는 박근혜 전 대표는 두 가지 사안과 관련해서는 지나치게 속내를 보인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면서 대여투쟁력의 한계를 주장하는 측에 힘이 실리기도 했다.

특히 행정수도이전 문제와 관련해 '찬성인지 반대인지 분명히 하라'며 찬성·반대 양측에서 비판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친일규명법 개정안 소식에는 즉각 "정치적 목적"이라 반응했고, 패러디 사건에 대해서도 감정을 드러내는 데 말을 아끼지 않았다.

이에 대해 한 당직자는 "측근들이 할 말을 박 대표가 직접 나서서 할 필요가 있었냐"며 "친일진상규명법으로 궁지에 몰린 상황을 패러디 사건으로 회복하려는 것 아니냐는 시각을 경계할 필요가 있었다"고 우려했다.

총선과 재보궐 선거를 거치면서 정점에 오른 박 대표의 지지도. 하지만 개원국회 이후 보여준 현안 대응에 있어 안팎으로 일고 있는 지도력에 관한 도전. 그것이 명실상부한 제1야당의 지도자가 되기 위한 '수업료'가 될지, '한계'로 드러날지는 전당대회 이후 박근혜 전 대표가 보여줄 행보에 따라 판가름날 것이다.

1인 2표제, '다른 한 표' 누굴 찍을까
[전당대회] 연예인 공연 대신 '의원 록밴드' 공연

19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개최되는 제 7차 전당대회를 통해 향후 2년간 한나라당을 이끌어갈 새 대표가 선출된다. 5명의 최고위원을 선출하고 그 중에 최다 득표자가 대표 최고위원이 되는 이번 선거에는 박근혜 전 대표를 비롯해 이강두, 이규택, 원희룡, 김영선, 정의화, 곽영훈 후보가 출마했다.

지난 10일 광주를 시작으로 수원, 대전지역 유세를 마쳤고, 19일 서울 유세를 끝으로 대의원들의 현장투표(50%)와 여론(30%)·인터넷(20%) 투표결과를 종합 집계해 최고위원 득표결과가 발표된다.

박근혜 전 대표가 절대우세를 보이는 가운데 1인 2표제인 이번 최고위원 경선에서 '나머지 한 표'는 누굴 찍을지, 2등에 관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또한 최근 비주류측의 맹공 속에서 박근혜 대표의 지지율이 얼마나 될지도 관심사다.

별다른 쟁점 없이 치러지는 이번 전당대회는 행사 당일 여느 때와 달리 많은 이벤트가 준비되어 있다. 특히 기대를 모으고 있는 순서는 한나라당 국회의원들로 구성된 록밴드 공연.

정두언(보컬), 박형준(기타), 심재철(색소폰), 김희정·나경원(키보드), 정문헌(드럼) 의원 등은 19일 행사를 위해 전날 밤 늦게 대회장에 들러 리허설하며 호흡을 맞췄다.

또한 장외에서는 결식아동돕기 캠페인 <행복나누기>가 열리고 식전행사로 부패를 상징하는 얼음 깨기 이벤트도 열린다. 사회는 이계진 의원이 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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