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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오후 광화문에서 열린 '스크린쿼터 사수를 위한 영화진흥법 개정 촉구 집회'에 참가한 영화인들이 펼침막을 들고 명동까지 거리행진을 하고 있다.
14일 오후 광화문에서 열린 '스크린쿼터 사수를 위한 영화진흥법 개정 촉구 집회'에 참가한 영화인들이 펼침막을 들고 명동까지 거리행진을 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3신: 14일 저녁 8시]

"영화 점유율 40%, 왜 미국에 미안해 하나?"
한 목소리로 스크린쿼터 사수에 나선 영화인들


"멕시코의 경우 자국영화의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해 스크린쿼터를 폐지했는데 현재 멕시코의 영화산업은 붕괴됐다. 스크린쿼터가 외국영화 상영을 막는 것이 아니다. 왜 미국영화가 70, 80%의 점유율이 돼야 우리가 안심해야 하나? 이는 현대판 사대주의와 같다. 한국영화가 40% 점유하고 있다고 미국에 미안해 하고 불안해 하는 건 곤란하다."

14일 2시부터 시작한 '스크린쿼터 사수 대국민 보고대회'에서 <살인의 추억> 봉준호 감독은 <오마이뉴스>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위와 같이 말했다.

봉 감독은 "최근 우리 영화의 점유율이 올라갔다는 것을 두고 경쟁력이 충분하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라며 "스크린쿼터를 던져 외국자본을 유치한다는 것은 미국과 국내 일부 자본가들의 도그마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간간이 굵은 빗줄기가 내리는 가운데 광화문에 나온 1천여명의 영화인들은 이날 특히 집단 이기주의라는 비난과 '점유율 증가'와 '충분한 경쟁력을 갖췄다'는 등의 반대논리에 맞섰다.

"스크린쿼터 제도화 위해 38명 의원 서명, 법안 제출"

이날 집회는 개인들의 발언과 '스크린쿼터 연대가'를 합창, 영화인 투쟁 선언문 낭독, 영화진흥법 개정 촉구문 낭독 등으로 채워졌다. 그리고 행사 중간 정지용 감독과 배우 안성기, 정진영씨 등은 미 대사관측에 '스크린쿼터 축소 압력 중단을 요구하는 공개서안'을 전달했다.

14일 오후 '스크린쿼터 사수를 위한 영화진흥법 개정 촉구 집회'에 참가한 영화인들이 투쟁 선언문을 낭독하고 있다.
14일 오후 '스크린쿼터 사수를 위한 영화진흥법 개정 촉구 집회'에 참가한 영화인들이 투쟁 선언문을 낭독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영화인들은 이날 '한국영화의 성장으로 미국의 부당한 압력은 더욱 노골화되고 있고, 친미 네트워크의 발호는 점입가경에 이르고 있다'는 제목의 투쟁 선언문에서 "스크린쿼터제를 축소하는 것은 총성 없는 문화 전쟁에서 21세기 국가경제의 핵심성장엔진인 문화산업을 포기하는 것"이라며 다음과 같이 요구했다.

▲ 미국영화협회(MPAA)가 미국무역대표부(USTR)와 상무성의 등 뒤에서 친미 네트워크를 동원한 음모를 중단하고 한국영화계와 직접적인 대화의 장으로 나설 것을 요구한다.
▲ 더 이상 국론분열에 종지부를 찍기 위해 청와대, 문화부, 영화계가 참여하는 스크린쿼터 문제 해결을 위한 테이블 구성을 촉구한다.
▲ 정부가 미국과 친미 네트워크의 압력에 밀려 스크린쿼터 축소를 강행하고, 나아가 '제2의 소파협정'인 '한미투자협정'의 체결을 강행한다면 모든 수단과 방법을 총동원해 투쟁할 것이다.

오후 4시 30분까지 공식행사를 마친 영화인들은 도보로 명동성당까지 행진했다. 안성기, 박중훈, 정진영, 이성재, 조인성, 장혁, 문소리, 김민선 등 배우들은 '한번 줄인 쿼터일수는 원상회복 할 수 없다. 기만적인 연동제를 영화인은 거부한다'는 문구가 쓰여진 현수막을 들고 1시간여를 걸어 명동성당으로 향했다. 명동성당 앞에 도착한 영화인들은 정리집회를 갖고 4시간 가까운 행사를 마쳤다.

정리 집회에서 한나라당 정병국 의원은 격려사를 통해 "다 죽어가던 영화를 여러분의 노력으로 살렸는데 또 다른 올가미를 씌우려는 정부에 분노를 감출 수 없다"며 "전세계가 문화 다양성 지키기의 모범으로 우리 스크린쿼터를 배우는 상황에서 왜 이 제도를 버리려 하는지 이해되지 않는다"고 정부를 비판했다.

정 의원은 이어 "영화진흥법 하위법인 대통령령으로 돼 있는 스크린쿼터 유지를 위해 여야 38명의 의원의 서명을 받아 법안을 제출한 상태다. 문광위 23명 중 13명이 서명해 과반수를 넘는다"며 "하지만 본회의 통과를 위해서는 여러분과의 연대가 필요하니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한편, 문소리씨와 함께 끝까지 자리를 지킨 김민선씨는 "많은 분들이 함께 해주신 것 같아 기분이 좋다"며 "비가 와서 마음이 더 굳어진 느낌이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영화는 사고 파는 물건 아니다"
배우들에게 스크린쿼터가 그렇게 절실한가?

14일 스크린쿼터 축소 반대 집회에서 주목을 받은 이들은 '스타'급 배우들이었다. 이날 행사엔 맏형 안성기씨를 비롯해 정진영, 박중훈, 차승원, 이성재, 김태우, 장혁, 조인성, 문소리, 이은주씨 등 소위 '잘 나가는' 배우들이 참석했다. 당초 함께 하기로 했던 김혜수, 전지현씨 등은 개인 일정으로 참가하지 못했다고 한다.

이들에게 스크린쿼터는 얼마나 절실한 문제일까?

"한마디로 한국영화 못 볼 겁니다. 외국의 사례가 그래요. 영화는 물건이 아닙니다. 만들어진 필름을 팔면 되는 게 아니에요. 스크린쿼터가 없어지면 영화를 만들어도 상영할 수 있는 곳이 없어진다는 뜻입니다. 쌀을 잘 가꾸어 내놨는데 파는 곳이 없다면 어떻게 될까요."

최근 김혜수씨와 '얼굴 없는 미녀'에 출연했던 김태우씨는 기자의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달마야 서울가자'의 정진영씨는 "영화인들의 고집으로 스크린쿼터를 지키고 있다는 얘기와 스크린쿼터가 다양성을 해친다는 논리는 어불성설"이라며 "스크린쿼터가 점유율을 보장하는 제도가 절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안성기씨는 "다만 일부 블록버스터 영화만 성공하는 현실 등을 감안해 예술영화 등도 지속적으로 관객들에게 선보일 수 있는 등을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며 "하지만 이조차도 스크린쿼터가 축소되거나 없어지면 불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14일 오후 광화문에서 열린 '스크린쿼터 사수를 위한 영화진흥법 개정 촉구 집회'에 참가한 영화인들이 펼침막을 들고 명동까지 거리행진을 하고 있다.
14일 오후 광화문에서 열린 '스크린쿼터 사수를 위한 영화진흥법 개정 촉구 집회'에 참가한 영화인들이 펼침막을 들고 명동까지 거리행진을 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2신 : 14일 오후 4시20분]

"스크린쿼터 축소는 미국의 문화패권을 지키려는 것"
스크린쿼터문화연대, 유명 영화인 등 1천여명 참석한 가운데 '사수 대회'


'스크린쿼터 사수를 위한 영화진흥법 개정 촉구 및 한미투자협정저지를 위한 대국민 보고대회'가 오후 2시 광화문에서 열렸다. 집회에는 박중훈, 안성기, 문소리, 이미연, 이은주, 이성재 등 많은 배우와 장진, 정지영 감독을 비롯한 영화인 2천여명이 참석했다.

유명 영화인들이 대거 참석한 때문인지 구경나온 시민들과 취재진 100여명이 엉키면서 대회장 현장은 큰 혼잡을 빚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영화인들은 “스크린 쿼터 사수하여 문화주권 지켜내자”, “MPA(미국영화협회) 꼭두각시, 친미관료 물러가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사회를 맡은 스크린쿼터문화연대(문화연대) 양기환 사무처장은 스크린쿼터 축소는 “보수언론과 재계, 관계, 정계에 포진해 60년간 진행된 친미네트워크가 스크린쿼터 축소를 국익으로 포장한 대국민 사기극”이라며 “문화주권과 21세기 한국 경제를 위해 전면 투쟁을 선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화연대 안성기 공동위원장은 “요즘 우리가 스크린쿼터를 지키기 위해 경제의 발목을 잡는다는 말과 이 정도면 스크린쿼터는 없어져도 되지 않느냐는 말을 많이 듣는다”며 “<태극기...>와 <실미도>로 관객 동원력이 높아졌지만 최근 다시 30%대로 떨어져 단순한 점유율만을 가지고 스크린쿼터를 축소한다는 것은 위험하다”고 주장했다.

또 안 위원장은 “한미투자협정(BIT)의 설득력이 떨어짐에도 마치 우리가 발목을 잡고 있는 것 처럼 떠들고 있다”고 덧붙였다.

공동위원장인 정지영 감독도 "스크린쿼터는 미국 문화의 패권을 지키려는 것”이라고 비판한 뒤 “문화주권을 지키기 위해 우리는 가장 앞장선 투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기환 사무처장은 “5년 전에는 우리 영화 점유율이 15%밖에 안 되니 스크린쿼터를 축소해야 한다고 했고, 이제는 점유율이 40%가 넘어 경쟁력이 생겼다며 스크린쿼터를 축소하려 하고 있다”고 정부를 비판했다.

양 사무처장은 “BIT를 해야 하는데 영화인 때문에 BIT를 못 맺는 것처럼 말해 우리가 국익을 좀 먹는 집단이기주의자로 비춰지고 있다”며 “하지만 BIT의 실상은 이미 알려졌다. 이는 친미네트워크의 숫자놀음이며 제2의 소파협정”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연단에 올라선 신우철 영화협회 이사장은 “연동제와 영화업계에 대한 지원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것”이라며 “미국은 혈맹이라면서 우리를 자신들의 문화속국으로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신 이사장은 “중국이 경제협정을 맺는다고 역사를 달라면 역사를 주고, 일본이 경제협정을 맺는다고 하면 독도를 넘겨줄 것이냐”고 꼬집었다.

국회 문광위 심재철(한나라) 의원도 잠시 현장을 찾아 “국회 문광위에서 최대한 반영하겠고 노력하겠다”는 의견을 밝혔다. 민주노총 이수호 위원장은 연대사를 통해 “영화를 만드는 분은 여러분이지만 영화를 보는 사람들은 우리 노동자들이다”고 말하고 “우리도 영화인이니 여러분과 함께 싸우겠다”고 말했다.

참석자들은 오후 4시경 집회를 정리하고 명동까지 거리 행진을 벌일 계획이다.

14일 오후 '스크린쿼터 사수를 위한 영화진흥법 개정 촉구 집회'에 참가한 영화인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14일 오후 '스크린쿼터 사수를 위한 영화진흥법 개정 촉구 집회'에 참가한 영화인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1신 : 14일 오전 11시 20분]

안성기-전지현 등 영화인 '스크린쿼터 사수' 광화문 총집결


3천여명의 영화인이 광화문에 총집결한다.

'한미투자협정 저지와 스크린쿼터 지키기 영화인 대책위'(www.screenquota.org·아래 대책위)는 14일 오후 광화문 정통부 건물 앞에서 '스크린쿼터 사수를 위한 영진법 개정촉구 및 한미투자협정 저지를 위한 대국민 보고대회'를 연다.

영화인들은 이날 전면 제작중단을 선언하고 집회에 참석한다. 개봉이 임박한 영화의 프린트 작업과 해외 촬영만을 제외하고 프리프로덕션, 촬영, 후반작업 등 모든 영화작업이 멈춰진 것. 제작중단에는 김기덕 필름, 더존필름, 명필름, 싸이더스 등 25개 영화사가 합류했다.

이날 집회에는 스크린쿼터 사수를 위해 많은 영화인들이 모인다. 안성기, 김선아, 김혜수, 박해일, 박중훈, 염정아, 이성재, 이은주, 장혁, 전도연, 전지현, 차태현, 최민식 등 영화배우 60여명을 포함, 정지영, 김상진, 김의석, 양윤호, 이민용, 장윤현, 장진 등 70여명의 감독들도 광화문에 모일 예정.

대책위는 13일 보도자료를 통해 "초유의 영화제작중단 사태까지 맞이한 한국영화계는 문화주권 회복과 스크린쿼터 사수를 위해 한미투자협정을 저지하고 연동제의 허구를 지적하며, 정부의 스크린쿼터 축소에 강력히 항의한다"고 밝혔다.

영화인들은 오후 2시부터 대국민보고대회를 갖은 뒤 참가자 전원이 명동성당까지 거리행진을 벌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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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 동안 한국과 미국서 기자생활을 한 뒤 지금은 제주에서 새 삶을 펼치고 있습니다. 어두움이 아닌 밝음이 세상을 살리는 유일한 길임을 실천하고 나누기 위해 하루 하루를 지내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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