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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철용
그렇게 일년을 지내다 보니, 놀라워라. 내 삶은 젊었을 적 꿈과 화해했고 심심하기만 하던 일상은 글쓰기와 손을 잡았다. 세상은 다시 내 삶 안으로 들어왔고 내 삶의 이야기들은 세상으로 퍼져나갔다. 매일 매일의 내 삶의 모습이 이정표가 되어 세상에 세워졌다.

어제 마흔이 되고, 나는 이 변모가 어떻게 가능했는지를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그러다가 이곳 뉴질랜드에서 가장 흔한 도로표지판인 <양보(GIVE WAY)> 표지판에 눈이 가게 되었다. 그 순간 깨달았다. 단순히 다른 운전자에 대한 양보를 촉구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저 표지판은 사실은 세상에 대한 자존의 양보, 꿈에 대한 밥벌이의 양보, 삶에 대한 일상의 양보를 말하고 있음을.

아, 그렇구나. 바로 저것이었구나. 알게 모르게 내 삶을 변모시킨 것은 바로 저것이었구나. 나는 비로소 ‘양보’라고 적혀 있는 그 표지판의 깊은 뜻을 이해할 수 있었다. 그리고 서른이 지나면서부터 하얗게 비어 있던 내 삶의 이정표에 그 말을 깊이 새겨 넣었다. 마흔에 양보한 서른은 드디어 자신의 비어 있던 이정표를 다시 채우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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