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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열 당선자. 그는 초선이지만 존폐기로에 선 민주당의 기조위원장을 맡아 당 재건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이상열 당선자. 그는 초선이지만 존폐기로에 선 민주당의 기조위원장을 맡아 당 재건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 오마이뉴스 안현주
"재보선을 앞두고 있기 때문에 민주당의 당력을 회복하고 침체된 당을 어떻게 추스려야할까 하는 생각뿐이다."

민주당 지역구 당선자 중 유일한 정치신인인 이상열(52·전남 목포) 당선자의 일성이다. 이런 이상열 당선자가 정치신인으로서 당내 개혁과 당의 재건 등 민주당의 진로를 결정하는 데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관심이다. 특히 그는 초선이면서도 민주당 기조위원장을 맡아 존폐의 위기에 선 당의 재기를 위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이상열 당선자는 민주당 후보경선 과정에서 김홍일 민주당 의원의 측근 등 당시 지구당 관계자들이 경선을 도왔던 후보를 누르고 경선에서 당선되는 이변을 낳기도 했다. 총선에서는 현역 의원이 갖는 프리미엄을 누릴 수 없었던 이상열 당선자는 민주당 다선 의원도 견디지 못한 탄핵역풍을 뚫고 당선돼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 당선자는 목포에서 18년 동안 변호사로 일하면서 목포 결식아동돕기운동본부장, 목포YMCA이사장직을 수행했다. 이 당선자는 지난 15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해 김홍일 의원에게 맞서기도 했으며, 2002년 지방선거에서는 민주당 목포시장 후보경선에 나서 고배를 마시기도 했다.

당선 직후 이 당선자는 "민주당 참패는 국민의 의사를 겸허하게 국정에 반영하지 않은 탓이다. 민주당의 환골탈태에 앞장서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민주당의 개혁을 위해 "원내정당, 사이버정당, 정책정당으로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당선자는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민주당의 진로와 관련, 당대 당 통합론에 대해 "아직 통합 등을 논할 단계도 아니고 고려할 시기도 아니다"면서 "현재 우리가 할 일은 민주당을 추수리고 당의 개혁을 통해서 국민들로부터 이전의 지지와 사랑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일정한 시기가 되면 논할 수 있다는 것이냐'는 질문에 "재보선 앞두고 있기에 때문에 민주당의 당력을 회복하고 침체된 당을 어떻게 추스려야 할까 하는 생각뿐이다"라며 즉답을 피했다.

이 당선자는 민주당의 향후 진로가 6월 5일 치러질 전남도지사 등 재보궐선거 결과가 상당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내다봤다. 이 당선자는 "사활이 걸렸다는 말이 적절한지는 모르겠지만 이번 재보선이 침체돼 있는 민주당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계기라는 데 다들 공감을 하고 있다"면서 "재보선 결과는 민주당의 향후 진로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당선자는 '적지 않은 영향'에 대해 "그런(통합론 부상 등) 문제와는 관계 없이 민주당을 재건하고 살리는 에너지가 소강상태를 맞을 수 있다는 것이고 그 속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란 의미다"고 경계했다.

그는 탄핵판결과 관련 "기각될 경우, 탄핵 발의를 주도했던 정치인들은 응당 책임을 져야 한다. 최소한 사과라는 책임 있는 조치라도 있어야 되지 않겠느냐"고 주장했으며 "전남경제를 살리기 위한 SOC확충, 기업유치 등을 위해 산업건설위원회에서 활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선거운동과 관련 난감한 상황을 맞고 있다. 광주지검 목포지청은 최근 이상열 당선자가 목포지역 모 주간 신문사가 실시한 여론조사 비용을 지원했다는 진정서를 접수 받고 수사에 착수했다. 검찰은 지난 7일 이 당선자에 대해 조사를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이 당선자는 "전혀 사실무근이다"고 일축하고 "그럴 수도 없는 일이고 그럴 일도 아니다"고 부인했다. 이어 그는 "그 여론조사 기관이 한국에서 가장 공신력 있는 기관이고 여론조사 결과가 어떤 금전적인 것에 의해서 결과가 다르게 나올 수 있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한편 그는 한나라당이나 열린우리당 초선 당선자들이 당내 개혁 등 정치적 소신에 대해 적극적으로 피력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말을 아끼거나 민주당의 입장을 더 강조하기도 했다.

ⓒ 오마이뉴스 안현주
이상열 당선자의 인터뷰는 지난 12일 오후 민주당 전남도당 사무실에서 가졌다. 다음은 이 당선자와의 일문일답 요지다.

- 총선 결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굳이 개인적으로 평가하지 않아도 국민들이 잘 알고 있다. 17대 총선은 그야말로 국민들의 정치권에 대한 변화와 개혁의 요구가 표심으로 표출된 결과라고 생각한다. 특히 이번 총선에서 진보정당인 민주노동당이 원내 진출한 것은 큰 메시지를 던져주고 있다고 본다. 그 동안의 정치권에 경종을 울리는 역할을 기대하고 있는 것 같다.

민주당 입장에서는 9석이라는 군소정당으로 전락했다. 여러 평가가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어떤 정당이든 국민들의 변화와 개혁 요구를 정확히 읽고 그 요구를 담아내지 못하는 정당은 존립하기가 어렵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라 생각한다. 이것이 이번 총선의 표심이라고 생각한다."

- 왜 민주당이 군소정당으로 전락했다고 생각하나.
"여러 분석이 있을 수 있지만 탄핵정국를 맞이한 것이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결국은 정책이나 인물 중심의 선거가 아니라 탄핵 찬반에 따른 투표행태가 참패의 원인 중 하나다. 또 민주당이 개혁적인 모습을 보이기 위해 추미애 선대위원장 체제를 출범 시키고도 당시 지도부가 신속하게 권한을 이양하지 않았다. 결국 개혁공천이 안된 것이 참패의 주된 원인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 민주당 지역구 당선자는 5명인데, 소위 '전남 서남권 벨트'에서 당선됐다. 이는 어떻게 봐야 하나.
"목포를 예로 들자면, 정당 지지에서 열린우리당이 민주당보다 2000표 정도 앞섰다. 그런데 후보자 투표에서는 민주당 후보인 이상열이 1만표 정도 앞선 결과를 가져왔다. 이는 낙후된 지역 발전과 진정한 정치개혁의 적임자가 누구냐는 인물중심 선거에 의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 정치신인으로서 어떤 정치를 하고 싶은가.
"첫째로는 정치하면 부패 정치, 구태의연한 정치를 연상한다. 이것을 바꾸어야 한다. 대다수 국민들이 바라는 정치개혁의 요체는 깨끗한 정치, 깨끗한 선거라고 생각한다. 국회에 등원하면 투명한 정치활동을 펼칠 것이다. 그래서 정치자금도 투명하게 공개할 것이다.

그리고 일부 정당에서 제기하고 있는데, 국회의원이라도 비리와 부패에 연루된다면 책임을 질 수 있는 국민소환제를 도입해야 된다. 물론 엄격한 기준이 적용되어야 할 것이다. 또 국민들로부터 지탄의 대상이 되고 있는 불체포특권을 남용하지 못하게 막아야 할 것이다. 국회가 필요 이상으로 권위적인 모습도 바꿔나가고 싶다. 아직 초선이기 때문에 구체적인 내용이 무엇인지는 모르기 때문에 의정활동을 하면서 국민의 생활과 괴리되어 있는 것은 하나하나 바로잡아갈 것이다."

- 민주당 진로에 관심들이 많다. 당대당 통합, 개별 입당 등이 거론되기도 하는데.
"아직 통합 등을 논할 단계도 아니고 고려할 시기도 아니다. 현재 우리가 할 일은 민주당을 추스리고 당의 개혁을 통해서 국민들로부터 이전의 지지와 사랑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 현재는 논할 '단계가' 아니라는 것인데, 일정한 시기가 되면 논의할 수 있다는 것이냐.
"기조위원장으로서 재보선을 앞두고 있기에 민주당의 당력을 회복하고 침체된 당을 어떻게 추스려야 할까 하는 생각뿐이다."

- 민주당이 회생할 동력이 있다고 보는가.
"민주당 워크샵에서도 말했지만 한국의 정당사를 보면 수많은 정당이 원내 정당으로 진출하지 못하고 소멸된 정당들이 많다. 민주당은 어찌되었든지 9석이 있다. 9명의 당선자 중심으로 당이 단합한다면 회생이 가능하다. 그리고 우리 뒤에는 민주당을 지지하고 사랑하는 당원들이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 현재는 비대위를 중심으로 해서 당을 추스리고 있고 비대위장이 대내외적으로 당을 대표하도록 당헌을 고쳤다. 한화갑 비대위장을 중심으로 일사불란하게 나가야 한다."

ⓒ 오마이뉴스 안현주
- 그렇다면 당이 어떻게 개혁되고 체질변화를 꾀해야 된다고 생각하나.
"이제 민주당은 원내정당이 되어야 한다. 물론 타의적 요소도 있지만 민주당은 중앙당사를 비우고 국회 회관으로 들어가 있다. 당의 체질 변화를 위한 것은 크게 3가지다. 원내정당, 사이버 정당, 정책정당으로 나가야 한다. 이러한 것들이 구체적으로 추진될 것이다.

중앙당사를 옮긴 것도 이러한 일환이다. 지금까지 우리 정당들은 원내정당의 활동보다는 원외정당에 치중해 왔다. 당사 건물을 크게 가지고 있으면서 많은 인력을 가지고 운영해 왔다. 이러한 시스템을 원내로 옮겨야 한다. 최소한의 정당 사무실만 운영하면서 정책개발은 전문가 집단과 아웃소싱 방식으로 해결하면 될 것이다. 이렇게 안 되면 검은 돈으로부터 헤어나기가 어렵다고 본다."

- 재보선 준비가 한창이다. 재보선 결과가 민주당 향후 진로에 어떤 영향이 미칠 것으로 보나.
"재보선에서 민주당 후보들이 선전함으로써 민주당이 당력을 회복하는 발판을 만들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재보선 결과는 민주당의 향후 진로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생각한다."

- 적지 않은 영향이라면, 재보선에서도 참패할 경우 통합론 등이 급부상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인가.
"그런 문제와는 관계 없이 민주당을 재건하고 살리는 에너지가 소강상태를 맞을 수 있다는 것이고 그 속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란 의미다. 총선결과에 따른 이탈 현상에 대해서는 말할 계제도 아니고 말할 수 없다."

- 탄핵이 기각될 경우, 탄핵을 주도한 이들은 대국민 사과를 해야 된다는 주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당도 그렇고 개인적인 의견도 헌재의 결정을 존중해야 된다는 입장이다. 그 동안 탄핵소추로 인해서 국민들이 불편하고 불안해 했다. 기각될 경우, 탄핵 발의를 주도했던 정치인들은 응당 책임을 져야 한다. 최소한 사과라는 책임 있는 조치라도 있어야 되지 않겠느냐."

- 이라크 파병에 대해서 민주당은 총선 기간에 반대 입장을 보였다. 개인적인 입장은.
"이라크 파병문제는 당론과 다른 입장이다. 파병은 국가신뢰의 문제도 걸려 있다. 이미 파병하겠다고 결정됐기 때문에 파병은 해야 한다고 본다. 다만 파병결의안 의결때와 지금의 상황은 많이 달라졌다. 이러한 변화된 상황을 고려해 파병 시기와 규모는 재검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 상임위 활동은 어디에서 하고 싶나.
"목포는 물론 전남경제는 낙후되어 있다. 대불공단이 오랫동안 방치되어 있고 전남경제를 살리기 위한 SOC확충, 기업유치 등 과제가 있다. 이러한 과제를 해결하는 데 중앙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 이런 점을 고려해 산업건설위원회에서 상임위 활동을 할 것이다. 산건위를 신청했다. 열린우리당과 민주당 당선자들이 국회에서 초당적으로 협력해 전남경제 발전을 꾀해야 할 것이다(이상열 당선자는 13일 산건위로 상임위가 결정됐다)."

ⓒ 오마이뉴스 안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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