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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텔레비전 뉴스를 함께 보던 너희는 이라크에서 왜 전쟁을 하고 있으며 파병은 또 뭐냐고 물었지?

미국이 자기 나라의 이익을 위해 석유가 많은 이라크를 말도 안 되는 트집을 잡아 공격한 것이 전쟁의 이유이며, 한국전쟁 때 미국의 도움을 받았다는 이유로 미국으로부터 이런 저런 간섭을 많이 받고 있는 우리나라가 미국이 바라는 대로 이라크에 우리 군대를 보내기로 한 것이 바로 파병이라고 이야기 한 것 기억 나니?

세상 사는 동안 부족한 것은 서로 나누고, 힘든 일은 서로 도우며 살아야 한다고 배웠을 너희에게 힘센 나라가 자기 나라의 이익을 위해 힘이 약한 나라를 공격하는 현실을 이야기 해야 하는 아빠는 속으로 많이 부끄러웠단다.

하지만 세상에는 이렇게 나쁜 사람들만 있는 건 아니야. 그 위험한 전쟁터에 스스로 들어 가 상처를 입은 환자를 돌봐 주는 의사도 있고, 배고픈 아이들을 위해 밥을 나눠 주는 자원봉사자들도 있어. 너희 책상에 이라크 어린이를 돕기 위한 사랑의 저금통이 놓여 있지? 거기에 동전이 채워질 때마다, 그 저금통의 숫자가 점점 더 늘어 날 때마다 우리가 바라는 평화로운 세상이 더 빨리 올 수 있을 거야.

▲ 책 표지
ⓒ 산하
오늘은 “부자가 되는 것보다, 축구를 일등 하는 것 보다, 사람들이 모두 사이 좋게 사는 것”을 가장 소중하다고 여기며 사는 권정생 선생님의 유년동화집 <하느님의 눈물>을 읽어 주려고 해. 권정생 선생님은 너희가 가장 좋아하는 동화 <강아지똥>을 지으신 분으로 경북 안동의 어느 시골 교회의 종지기를 하면서 너희들에게 들려줄 동화를 만들고 계셔.

<하느님의 눈물>은 모두 열 일곱 편의 짧은 동화를 모은 동화집이야. 짧은 이야기 하나 하나가 전혀 다른 이야기가 아니라 한결같이 생명이란 얼마나 소중한 것인가 하는 것과, 또 그 모든 것들이 서로 도우며 함께 사는 세상이 빨리 왔으면 하는 바람을 이야기 하고 있어. 그래서 다 읽고 나면 열 일곱편의 짧은 동화를 읽은 것 같기도 하고, 또 한편의 긴 동화를 읽은 것 같기도 할 거야.

아빠는 이 책에서 첫번째 이야기인 <하느님의 눈물>이 제일 좋아. 산에 사는 노란 토끼 돌이가 어느 날 이런 생각을 해. “칡넝쿨이랑 과남풀이랑 뜯어 먹으면 맛있지만 참말 마음이 아프구나. 뜯어 먹히는 건 모두 없어지고 마니까.” 그래서 풀무꽃플에게 물어 보지. “풀무꽃풀아, 널 먹어도 되니?”

풀무꽃풀이 뭐라고 대답했을 것 같니? 그래 맞아. 세상 누구도 자기가 잡아 먹혀도 된다고 이야기하지는 않을 거야. 결국 산토끼 돌이는 해님이 서산 너머로 넘어갈 때까지 아무 것도 먹지 못했어.

결국 산토끼 돌이는 하느님께 “하느님처럼 보리수 이슬이랑, 바람 한 줌, 그리고 아침 햇빛을 먹고 살아가게 해” 달라고 부탁을 했어. 하지만 하느님은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이 남의 목숨을 소중히 여기는 세상이” 와야 그렇게 될 수 있다고 하셨어.

과연 그렇게 될 수 있을까? 세상 사람들 모두가 남의 목숨을 소중히 여기며 서로 돕고 평화롭게 살 수 있을까? 사람들이 산의 풀과 나무, 강의 물고기들의 생명도 귀하게 여기며 사는 그런 세상이 이루어 질까?

남의 나라에 군대를 보내어 사람을 해치는 미국의 모습을 보고 하느님은 어떻게 생각하실까? 나쁜 일인 줄 알면서도 힘이 센 나라의 명령을 거절하지 못하고 따라야 하는 우리나라의 모습은 또 어떻게 생각하실까?

동화 속에서 하느님은 “내가 이렇게 애타게 기다리는데도 사람들은 기를 써 가면서 남을 해치고 있구나”라고 이야기 하시며 결국 눈물 한 방울 흘리셨어. 너희가 생명을 아끼고, 자연을 사랑하며, 이웃을 위하며 살아 간다면 하느님의 눈물도 너희 손으로 닦아 드릴 수 있을 거야.

이 책이 맨 처음 나온 것은 1984년이었는데 20년이 더 지난 지금도 많은 어린이들이 이 책을 읽고 교훈을 얻고 있어. 곱고 쉬운 우리말로 생명에 대한 큰 애정을 이야기 해 주는 이 책을 너희도 늘 가까이 두고 읽으면서 마음을 아름답게 가꾸어 가기를 바란다.

하느님의 눈물

권정생 지음, 신혜원 그림, 산하(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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