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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오후 3시 헌법재판소 앞에서 헌법재판관의 올바른 판결을 위해 찬송가를 부르고 있는 조성학(왼쪽), 신성국(오른쪽)신부.
4일 오후 3시 헌법재판소 앞에서 헌법재판관의 올바른 판결을 위해 찬송가를 부르고 있는 조성학(왼쪽), 신성국(오른쪽)신부. ⓒ 이정은
- 천주교 교리에 입각해서 탄핵안 가결에 대해 평가한다면.
"천주교 교리에 죄의 종류에는 소죄(小罪)와 대죄(大罪)가 있다. 탄핵은 사회의 보편적이고도 기본적인 윤리질서를 의미하는 제 4계명에 어긋난, 대죄에 속하는 중대한 범죄이다.

하느님께서는 나라 공동체를 잘 다스리라는 의미로 하나님의 권한을 대통령에게 주셨다. 탄핵은 국민이 합법적으로 뽑은 대통령을, 하느님께서 주신 권한을 받은 대통령을 몰아낸 것이다. 탄핵안을 가결시킨 국회의원들은 자신들의 권력을 악용한 것이고, 이는 곧 국민주권강탈행위이다. 하느님의 권위에 정면으로 도전한 것이다."

- 신부의 글에 대해 다른 신부들과 신도들의 반응은 어떤가.
"모두들 글에 절대적으로 공감했다. 마땅하고 지당한 소리라고 하더라. 탄핵에 찬성하는 신도는 단 한 명도 없었다. 만약 있다고 한다면, 그 생각이 잘못된 것임을 알려주고 바로잡아 줄 필요가 있다."

- 글에서 탄핵안 가결의 공범은 조중동이라고 했는데.
"조중동은 탄핵을 부추기고 조장했다. 이것 역시 큰 죄다. 토마스 아퀴나스는 “죄를 알면서도 고의로 저지른 죄는 죽을 죄”라고 했다. 이번 탄핵은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자신들(조중동)의 기득권 유지를 위해 부추긴 것이다. 그래서 그들은 공범자이다.”

- 성직자로서 정치적 목소리를 내기 쉽지 않았을 것 같다.
"나는 이런 주장이 정치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는 공동체를 떠나서 살 수 없다. 공동체는 성격에 따라 정치 공동체, 경제 공동체, 언론 공동체로 나눌 수 있는데 이상 세 가지 공동체가 우리의 생활을 규정한다.

만약 이 공동체들이 비 복음적이고, 하느님 말씀에 위배된다면 우리는 이를 복음화시켜야 할 의무가 있다. 이는 마땅하다. 죄악으로 향하고 있는 분위기를 알려주고 변화시켜야 한다. 이것이 우리의 사명이다."

- 지난 4월 30일까지 진행됐던 탄핵심판 공개변론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무엇보다도 소추의원들의 행동을 문제 삼고 싶다. 그들은 대죄를 지었으니 회개하고 탄핵철회를 했어야 했다. 신앙 입장에서 도저히 소추의원들을 이해할 수 없다. 물론 탄핵이 헌법재판소로 넘어간 이상 판결을 기다려야 겠지만, 애초에 탄핵사유는 말도 안됐다. 그들은 빨리 철회하고 반성했어야 했다."

- 오늘(4일) 중으로 탄핵 심판에 대한 잠정 결론이 날 것으로 보인다. 결과를 어떻게 예상하나.
"나는 이 시대에 사는 복음 전파자로서 하느님의 말씀에 입각해 탄핵이 잘못되었다는 메시지를 전할 뿐이지, 어떤 결론이 나올지는 예상하지 않는다."

"대통령 파면되면 도덕과 윤리 무너지는 세상 될 것"

- 만약 헌법재판소에서 대통령 파면을 결정한다면.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이번 탄핵은 천벌을 받을 짓이었다. 천벌이라는 의미가 하루 이틀 사이에 나라가 무너진다는 뜻이 아니라 나라를 바로 잡을 기회였음에도 불구하고 그 기회를 버림으로서 악이 생긴다는 의미이다. 이는 곧 도덕과 윤리가 무너진 세상에서 불행하게 살 것이라는 뜻이다.”

- 반대로, 탄핵안이 각하되고 대통령 권한이 복귀되면, 여러 현안 중 대통령이 가장 우선시해야 할 과제는 무엇이라고 보나.
"거짓이 진실 되고, 진실이 거짓 되는 상황이 바로잡혀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언론이 바로서야 한다. 언론개혁이 가장 시급한 문제라고 본다."

- 16대 국회는 역대 최악의 국회로 평가받고 있다. 17대 국회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지난 1년 동안 대통령이 일할 수 있는 환경이 전혀 조성되지 않았다. 그러나 사람들은 모든 일이 대통령 책임이라고 본다. 대통령에게만 책임을 떠넘긴다. 또한 야당은 대통령을 대통령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어떤 방법으로건 그 상황을 뒤엎으려 했다.

이런 현실의 공범은 바로 언론이다. 언론은 진실을 얘기해야 했다. 국민이 진실을 알 수 있는 언론환경이 조성돼야 한다. 그리고 공부하는 국회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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