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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의선(평양-신의주) 지나는 용천벌 곡창 지대
압록강 서편으로 유유히 흐르고
삼교천 오리들 떼지어 놀던 날
난데없는 폭발음에 경천동지(驚天動地) 일도다.
검은 연기 하늘에 치솟아 올라
철의 장막 힘껏 쥐어 흔들며
절규의 함성 몸부림 되어
피눈물 가득히 떨구어 내다.
초토화 된 그 곳 잿빛 현장에
어지럽게 널렸을 주검들이여
혈육 잃은 가족들 달려 나와서
망연자실 끌어 안고 통곡하건만
불러봐도 흔들어도 눈감은 얼굴 위로
차가운 봄바람만 초연(超然)히 스치다.
어쩌다 이런 고통 북녘에 내렸나요.
봄볕 따사로이 내려 쬐던 용천 소학교,
동심의 교실에서 공부하던 고사리 손
어린이들 백여명 죽음으로 내몰고
부모들 가슴에 피멍들게 하셨나요.
보릿고개 넘기며 허덕인 계절
제대로 든든히 먹지 못한 채
마음껏 편안하게 뛰놀지도 못하며
인민 교육 받느라 시달린 나날,
무심한 하늘이여 어린 것들을
무슨 죄가 있다고 부르셨나요.
그대들 영전을 찾아 가지 못하나
미주 동포 이름 한데 모아서
잠든 영령앞에 묵념 드립니다.
금문교 다리 아래 한아름 꽃다발을
흘러가는 태평양 바람에 실어
엄숙히 바쳐 올리옵니다.
이념과 사상의 벽을 뛰어 넘어서
우리는 조선의 자손 다 같은 핏줄,
흐르는 분단의 강줄기 접고
머잖아 통일되면 모두가 한 몸인 것을,
오늘은 멀리나마 명복을 비옵니다.
하늘나라 올라 평화 속에서
배불리 먹고 실컷 뛰놀며
푸른 오월 어린이날 반겨 맞아
영영 다시 못올 길 설워 마시고
차라리 그 현장에 혼으로 남아
남북 통일 이루는 그 날이 오면
무궁화 꽃으로 피어나소서.
추신:"철마는 오늘도 달리고 싶다-"
실향민 애 타는 마음, 육로에 가득 싣고
고향 열차 달려서 동포가 간다.
분단의 설움 딛고 일어서
어려울 때 한마음 돕고 살면서
남북 관계 전화위복(轉禍爲福) 조성해 가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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