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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중 교수
김재중 교수 ⓒ 권윤영
"교수와 학생관계가 아니라 선후배 관계처럼 다가가고 싶습니다."

대전기능대학 멀티미디어과 김재중(34) 교수는 젊은 교수로 통한다.사진을 가르치는 그는 대학에서도 가장 나이가 어린(?) 교수다. 그래선지 '권위'를 내세우기보다는 '편안함'과 '친근함'을 강조한다.

서른 살의 나이로 일찍이 교수 생활을 시작한 그는 현장 감각이 풍부한 사람들에 비해 자신이 부족하지는 않은지 항상 염려하며 학생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다. 이러한 마음가짐은 여전히 노력하고 공부하고 자신을 새롭게 하는 기반이 된다.

그는 항상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배우기 위해 노력하는 교수다. 그가 선택한 가장 많이 배우는 방법은 바로 누군가를 가르치는 것. 학생들에게 어떤 한 가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서 두 세배의 시간을 들인다.

“우리나라 교육은 표현력을 길러주는 데 있어서 상당히 부족합니다. 오로지 한 가지 답과 암기력을 요구하고 상상력을 제한해 버리기 일쑤죠. 하나의 정답 외의 다른 생각들은 철저히 봉쇄해버리는 교육체제인 거죠.”

이것이 그가 학생들에게 있어 가장 아쉬운 점이다. 그와 비슷한 교육과정을 거친 학생들은 상상력이나 표현력에 있어서 상당부분 막혀있다. 젊은 신세대일수록 영상감각, 상상력이 풍부해지니 다행스러운 일이긴 하나 그는 2%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기 위해 연상법을 가장 강조한다.

김 교수는 과제를 함께 해오는 교수다. 학생들에게 일방적으로 과제를 부여하고 평가하는 방식이 싫어 학생들과 생각을 공유하고 그들의 어려움을 이해하기 위해서 자신 역시 과제를 한다.

어린시절부터 사진을 좋아했던 그였지만 특별히 "사진을 해야겠다"는 생각은 없었다. 사진은 그저 물 흐르듯 자연스런 선택이었다. 고등학교 시절 사진반에서 활동했고 대학 진학 시에도 망설임 없이 사진전공을 택했다. 어린시절부터 친숙했던 사진이기에 그에게 있어 사진은 일이라기보다 놀이 대상에 가깝다.

그의 작품들
그의 작품들 ⓒ 김재중

ⓒ 김재중

"어렸을 때부터 내셔널 지오그래픽을 접해왔어요. 자연스레 사진을 봤고 그 분위기 속에서 사진기는 늘 내 곁에 있었습니다. 집안 행사 때 사진 찍는 것도 언제나 제 몫이었죠."

그는 충실하고 객관적인 정보를 주면서 동시에 자신이 가진 생각을 표현하고자 한다. 요즘 그의 관심을 사로잡은 것을 일제시대 남아있는 건물들이다.

"대학원 논문을 쓰던 그 시기가 제 자신에 대해서도 고민이 많은 시기였습니다. 내가 왜 이렇게 해야 되고 사진을 찍어야 되는지 내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서 생각했죠. 사회적인 나와 정체성 있는 나를 고민하면서 우리사회의 정체성은 무엇인가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됐어요.”

김 교수는 우리사회의 부조리한 부분이 많은데 그 원인이 무엇인가를 고민하다가 일제시대를 떠올렸다. 사진이 시대를 담는 그릇이듯 건축 역시 그랬다. 한동안 일제시대의 건물이 많이 남아있는 강경, 군산을 돌며 촬영을 해왔다.

지난 2000년에 열었던 첫 개인전도 바로 이것이 주제였다. 그는 많은 사람들과 작품을 공감하고 싶어 전시회를 연다. 열심히 했다고 생각한 작품도 사람들에게 공개할 때는 부끄러운 마음이 드는 것은 그 역시 어쩔 수 없는가 보다.

“전시회를 통해 사람들에게 작품을 보여주고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자기발전에 도움이 됩니다. 전시라는 것이 일종의 시험이라 생각해요. 평가 받고 정해진 기준에 의해 채점 받는 시험이 아니라 문제해결능력이 어느 정도인지 스스로 깨닫고 발전하는 시험 말이죠.”

사진이 있어 즐거운 인생, 김 교수는 사진을 통해 말하고 싶은 메시지를 들려줬다.

“요즘 와서 생각해보면 영화나 음악과 사진이 별반 다르지 않다고 생각해요. 영화에서 보여 지는 궁극적인 메시지는 세상은 아름답고 살만한 가치가 있다는 것과 누구나 행복하게 살 권리가 있다는 것이죠. 저 역시 사진에 그런 메시지를 담아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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