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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대 총선에서 재선에 성공한 민주당 김효석 당선자(전남 담양·곡성·장성)
17대 총선에서 재선에 성공한 민주당 김효석 당선자(전남 담양·곡성·장성) ⓒ 오마이뉴스 안현주

김효석 민주당 당선자(전남 담양·곡성·장성)는 9석의 미니정당이 된 민주당의 진로에 대해 열린우리당과의 통합론을 제기했다.

16대에 이어 재선에 성공한 김 당선자는 20일 <오마이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사견임을 전제로 "민주당이 통렬한 반성을 통해 홀로 설 수 있는가에 대한 판단을 해야 한다"며 "독자생존의 희망이 없을 경우 다른 당과의 통합을 생각해볼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당선자는 당대당 통합의 상대로 "이념과 정책이 비슷하고 한솥밥을 먹었던" 열린우리당을 들었다.

또한 김 당선자는 민주당 총선 패배의 주요한 원인이었던 대통령 탄핵에 대해 "(총선에서) 이미 심판이 내려졌으므로 16대 국회에서 털고 가야 한다"는 뜻을 밝혔다. 헌법재판소의 법리적 해석과는 별도로 정치권에서 '정치적 해결'을 봐야 한다는 것. 그러나 김 당선자는 '탄핵 철회'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다.

17대 총선에서 민주당을 참패시킨 국민의 뜻에 대해 김 당선자는 "무서운 생각이 들었다"고 털어놓았다. 김 당선자는 패인에 대해 "서청원 석방 결의안부터 탄핵까지 계속 죽는 길로만 치달았다"며 "민주당이 민심에서 멀어져간 것"을 들었다.

민주당 정책위의장을 맡은 김 당선자는 인터뷰에서 17대 국회에서 열린우리당 일부 의원과 민주노동당과 함께 이라크 추가파병 문제를 공동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밝혀 눈길을 끌었다.

김 당선자는 "명분 없는 전쟁에 미국과의 약속이라는 이유로 파병해야 한다는 것은 설득력이 약하다"며 "오는 11월 미국의 대선 결과를 기다렸다 (처리)해도 상관 없다"고 주장했다. 김 당선자는 "만약 존 케리가 당선된다면 미국의 북핵, 이라크 정책에 대한 정책도 달라질 것이며 평화와 대화의 장이 온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김 당선자와 나눈 일문일답 내용.

@ADTOP@
"독자생존 못하면 열린우리당과 통합도 고려"

ⓒ 오마이뉴스 안현주
- 먼저 당선을 축하드린다. 치열한 접전 끝에 승리했는데 소감이 남다를 것 같다.
"어려운 태풍 속에서 김효석을 믿고 성원해주신 지역주민들께 감사 드린다. 그러나 나는 이겼지만 50년 전통을 가진 정통정당인 민주당이 거의 무너져버린 것에 대해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

- 선거운동 기간 동안 어떤 점이 가장 힘들었나?
"결국 민심을 등에 업은 바람이 문제였다. 바람과 대응해서 싸운다는 것이 굉장히 어려웠다. 우선 그 바람이라는 게 공격하기가 어려웠다. 민심을 등에 업었기 때문에 대응하기도 어려웠다. 뉴스를 타고 바람이 지나가 버리면 열심히 설득해 놓은 인물론이 완전히 날아가 버렸다. 참 어려웠다."

- 17대 총선에서 민주당은 참패를 면치 못했다. 민주당의 패인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민주당이 민심에서 계속 멀어져간 것이 컸다. 서청원 의원 석방결의안부터 시작해 선거구 게리맨더링, 개혁공천 실패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무엇보다 탄핵까지 가는 길에서 (민주당은) 계속 죽는 길로만 치달아왔다.

민주당에 있으면서 매순간이 괴로운 순간이었다. 당론과 배치되는 의견을 개진했지만 투표를 할 수밖에 없었고…. 그 과정은 굉장히 고통스러운 순간이었다. 국민들이 이런 심판을 내린 것에 대해 우리는 뭐라고 할 수 없다."

- 민주당의 마지막 보루였던 개혁공천이 무산된 아쉬움도 컸다. 정통파나 구당모임 등이 민주당을 망쳐왔다는 지적도 상당한데.
"상당한 게 아니라 사실상 망쳤다. 소위 정통파 사람들의 머릿속에는 분권형 대통령제를 통한 권력분점에 대한 욕심이 들어 있었다. 여러 군데서 (욕심들을) 감지할 수 있었다. 물론 그 출발은 노무현 대통령이 분당하면서 분당에 대한 서운함, 배신감에서 출발됐다. 결국 권력을 분점하기 위한 한나라당과의 공조가 자리잡고 있었다. 이것은 필연적으로 잘못 갈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 민주당은 9석의 미니정당으로 17대 국회를 맞게 됐다. 민주당은 향후 진로를 어떻게 설정해야 한다고 생각하나.
"당선자들의 생각이 모두 다르다. 내 생각은 민주당이 통렬한 반성을 통해서 '과연 국민 앞에 홀로 설 수 있는가'에 대한 판단을 해야 할 것이다. 결론 내리기가 어렵겠지만, 국민 앞에 스스로 독자적으로 설 수 있다고 판단되면 민주당이 독자생존을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만약 그런 희망이 없다면 결국은 다른 당과의 통합을 생각해볼 수밖에 없을 것이다. 통합이라고 한다면 민주당과 이념과 정책이 비슷하고 같은 한솥밥을 먹었던 열린우리당과의 당대당 통합으로 가야 하지 않느냐라는 생각이 든다."

- 민주당 패배의 결정적 요인 중 하나인 대통령 탄핵에 대한 입장은 무엇인가?
"나는 탄핵과정에서 마지막까지 어려운 처지에서 많이 고심했던 사람 중의 하나였다. 어찌됐든 지도부가 민심을 읽지 못하고 탄핵으로 몰아갔고 총선은 끝났다. 나는 탄핵에 대한 심판이 어느 정도 내려졌다고 본다. 새로 열릴 17대 국회는 16대 국회에 대한 철저한 반성을 통해 국민을 편안하게 하는 정치, 민생을 위주로 하는 정치를 지향해야 한다. 때문에 이런 부분(탄핵)을 17대 국회로 가기 전에 16대 국회가 털어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 16대 국회가 탄핵을 철회하자는 말인가?
"아니, 털고 가는 것도 좋다고 본다. 우리가 국민을 편안하게 하고 상생을 위한 정치를 하고자 한다면 이걸 17대 국회로까지 끌고가기보다는, 이번 총선을 통해서 민심을 확인한 이상 털고갔으면 좋겠다는 뜻이다. 또 법적으로 구속력은 없지만 정치적으로 우리가 노력은 할 수 있지 않느냐는 생각이다."

"국민들의 심판이 굉장히 무섭다는 것을 깨달아"

- 이라크 파병 재검토를 총선공약으로 내걸었는데 파병을 철회하자는 입장인가?
"파병철회라기보다는 일단은 기다리면서 충분히 검토하자는 것이다. 물론 미국과의 약속도 중요하다. 그런데 오는 11월 미국은 대선을 맞는다. 현재 부시가 고전하고 있는 이유는 명분없는 이라크전쟁 때문이다. 아무런 증거도 찾지 못했다는 것은 부시 스스로도 시인하고 있다.

이라크 국민의 80% 정도가 한국군의 파병을 반대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과의 약속 때문에 파병을 해야 한다는 것은 설득력이 약하다고 본다. 그래서 11월 미국의 대선 결과를 보자는 것이다. 만약 존 케리가 당선되는 경우에는 미국의 대북 정책과 이라크 정책이 전혀 달라질 것이다. 평화와 대화의 장이 온다고 생각한다. 그걸 좀 기다렸다 해도 상관없다고 본다."

- 정부는 추가파병 방침을 계속 고수하고 있는데 국회에서 어떻게 대응할 생각인가.
"열린우리당 내에도 추가파병에 반대하는 의원이 꽤 있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UN이 평화협력군으로 이라크로 간다면 명분이 있으므로 같이 가면 모르지만, 지금 이 상황에서 추가파병 한다는 것은 설득력이 없어 보인다. 추가파병을 반대하는 열린우리당 의원들, 그리고 민주노동당과 공조해서 이 부분을 다룰 생각이다."

- 17대 총선 결과에서 어떤 의미를 찾을 수 있다고 보는가.
"열린우리당이 원내 제1당이자 과반수를 확보해서 모처럼 여대야소가 돼서 정치적으로 안정적인 운영을 할 수 있게 되지 않을까 기대를 해본다. 다만 열린우리당이 자칫 잘못하면 오만과 독선에 빠질 우려가 있다. 분당 과정에서 보았는데, 열린우리당을 이끌고 있던 사람중에는 상당히 독선적인 사람들도 많다. 어떨 때 보면 구제불능적인 독선을 보인 사람들도 있었다.

이런 독선이 과연 1당이 되면서 어떻게 나타나게 될 것인가에 대한 우려를 하고 있다. 의석수의 한계로 열린우리당의 오만과 독선에 대해서는 정치적으로 견제하기 어려울 것이다. 때문에 국민들과 시민단체같은 곳에서 견제하고 참여정부가 잘 갈 수 있도록 비판과 조언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 민주당 후보로서 이번 총선 결과가 야속하지 않나.
"야속하다는 생각을 해서는 안 된다. 국민들의 심판이라는 게 굉장히 무섭고 가혹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우리 민주당이 국민들로부터 버림받을 수밖에 없었다고 생각한다. 마지막 순간까지 당이 쪼개져서 옥새전쟁을 벌였다. 세상에 당 대표라는 사람이 선관위에 가서 아침부터 서서 옥새를 바꾸기 위해 기다리고…. 국민들이 민주당에 거는 마지막 실낱같은 기대와 희망마저 저버리는, 내가 보기에도 절망적이었다.

정치를 그만둘지, 아니면 무소속 출마해야 할지 많이 절망했다. 거기에 대해서는 야속하다고 얘기할 수 없다. 물론 기회를 한 번 더 주셨으면 좋았겠지마는 야속하다는 말을 할 수 없을 정도로 (민주당이) 그렇게 흘러왔다."

- 무섭다는 표현을 했는데 이번 총선에서 무슨 교훈을 얻었나.
"지난 4년간 정치판이야 어찌되든 난 내 전문적 식견을 살려 할 일만 열심히 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정치판이 점차 나아질 것으로 기대했다. 그런데 그게 아니더라. 정치가 아주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탄핵 이후 전남에서는 내가 앞장서서 당을 살리기 위해 노력했지만 결과는 매서웠다. 이제는 국민들이 원하는 정치가 무엇인지 뼈저리게 느낀다. 국민의 뜻에 유념하면서 일을 할 때 의미가 있는 것이지, 그저 내 일만 열심히 하고 정책만을 만든다고 해서 성공한 정치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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