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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선 축하행사에서 조승수 당선자가 주민들의 꽃다발을 받고 답례 인사를 하고 있다.
당선 축하행사에서 조승수 당선자가 주민들의 꽃다발을 받고 답례 인사를 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승욱
ⓒ 오마이뉴스 이승욱


[2신 : 15일 밤 10시31분]

민주노동당 조승수 후보 당선 확정되던 밤


"부패정치 쓸어내고 국회의사당의 악취를 날려주세요."
"모든 당원들이 함께 보수정치의 아성에 들어 갑시다."


민주노동당 조승수 후보 선대본은 15일 저녁 8시40분쯤 조 당선자의 당선이 거의 확실시되자 선거사무소에서 당원 및 주민 100여명이 모인 가운데 기자회견을 가졌다.

15일 밤 9시20분 현재 개표율 67.6%인 가운데 조 당선자는 2만 6365표를 얻어 득표율 47.4%를 보여 한나라당 윤두환 후보를 13.2%포인트로 멀찌기 따돌려 당선이 사실상 확정됐다.

조 당선자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민주노동당이 비록 창당한 지 4년여밖에 안 됐지만 승리한 것은 지난 50년 동안 민주화를 위해 다치고 죽어 간 수많은 선배 영령들이 보살펴 준 것"이라면서 "결국 우리가 이겼고, 우리가 옳았다는 것을 증명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조 당선자는 "민주노동당은 앞으로 언제 해고당할지 모를 노동자와 논바닥에 주저앉아 신음하는 농민들, 청년실업자와 여성, 그리고 성적 소수자까지 이 세상에 차별 받는 모든 일들을 대변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 당선자는 또 "민주노동당이 후보를 낸 123개 선거구 중 후보의 당선이 어려운 가운데도 지역구를 지켜낸 후보자와 당원들이 너무나 존경스럽다"면서 "나 혼자 뿐만 아니라 모든 당원들이 17대 국회, 저 보수정치의 아성에 함께 들어가자"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국회를 민중의 행복을 만드는 거대한 정치공장을 만들자"

ⓒ 오마이뉴스 이승욱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선대본에서 <조승수 동지를 국회로 보내며 국민여러분께 드리는 말씀>이라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했다.

성명을 낭독한 이용진 선거대책본부장은 "오늘의 승리는 조승수 개인의 승리가 아니라 5만 당원 모두의 승리이며 진보를 염원하는 노동자의 승리"라고 밝혔다.

이 본부장은 이어 "역사는 2004년 4월 15일을 한국 정치사에 빛나는 진보의 한 걸음으로 기록해 줄 것"이라며 "이제 조 후보와 우리는 노동자의 꿈이 되고 민중의 망치가 되어 국회를 민중의 행복을 만들어내는 거대한 정치공장으로 바꾸어 나갈 것"이라고 결의했다.

기자회견에 이어 열린 축하행사에서는 조 후보의 당선을 위해 뛰었던 당원과 주민들이 '초심을 잃지 말고 보수정치를 휩쓸어 버리라'는 뜻으로 축하 선물을 전달했다.

이날 조 당선자가 받은 선물은 ▲빚자루와 쓰레받기 ▲탈취제 ▲안전모 등이다. 빚자루와 쓰레받기는 부패정치를 싹쓸이 해달라는 염원을 담았고, 탈취제는 국회의상의 악취를 제거해달라는 뜻. 그리고 안전모는 국회 폭력에 다치지 말라는 뜻이 담겨있다.

한편 이날 축하행사는 오후 9기 20분쯤 조 당선자와 당원들이 함께 <바위처럼>을 부르며 모두 끝이 났다. 하지만 대부분의 당원과 주민들은 선거사무소를 떠나지 못한 채 '조성수' '조성수'를 연호하며 기쁨을 만끽하고 있다.

진보정당 사상 첫 원내진출과 제3당을 노리는 민주노동당의 약진이 두드러진 2004년 4월 15일이 남긴 여운은 한동안 잊혀지지 않을 듯 보인다.

조승수 후보의 승리 요인

▲ 조승수 후보의 한 지지자가 조 후보의 당선을 예감하고 흥겹게 춤을 추고 있다

울산 북구에서 드디어 첫 진보정당 국회 입성의 팡파레가 울렸다.

민주노동당 울산 북구는 지난 16대 총선 당시 500여표 차이의 막판 뒤집기로 '쓰라린' 패배를 경험한지 4년만에 '보기좋게' 설욕전을 펼친 것.

진보정당 원내진출 1호로 기록될 조승수 후보의 당선은 분열 양상을 겪었던 지난 16대 총선과 달리 현대자동차 노조의 '전폭적인' 지원 속에서 이뤘졌다.

조 후보의 당선은 애초부터 예상됐다. 선거 직후부터 각종 조사에서 선두를 달리면서 원내진출 1호를 예고했다. 하지만 조 후보의 당선은 탄핵정국을 거치고 이어 터진 '박풍'과 '노풍' 등 한나라당의 상승세를 탄 한나라당 후보의 '추격전'으로 내부의 우려를 사기도 했다. 하지만 조 후보는 각종 '바람'속에서도 30%대의 안정적인 지지를 유지했다.

그 저력은 노동자들의 지원만으로 가능하진 않았다. 초대 민선 북구청장을 지내면서 가꿔 놓은 성실성과 친근함이 노동자들 뿐만 아니라 농민과 자영업자 등 북구 주민들의 마음을 움직이게 했다는 분석이다.

그만큼 조 후보의 당선과 원내진출은 주민들의 마음 속에 자리를 움틀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 이것은 17대에서 민주노동당의 '승리' 요인이면서도 앞으로 민주노동당이 천착해야 할 과제인 셈이다.

ⓒ 오마이뉴스 이승욱

[1신 : 15일 저녁 7시26분]

조승수 인터뷰 "새정치 바라는 노동자·서민 염원이 담긴 결과"


"17대 총선에서 민주노동당은 한국 최초의 진정한 진보정당으로 기록될 겁니다"

15일 오후 6시 각 방송사의 17대 총선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되자 민주노동당 조승수(울산 북구) 후보 선거사무소는 감격과 흥분이 넘쳐났다.

KBS 출구조사에서 조승수 후보가 47.2% 지지율로 한나라당 윤두환 후보를 12.8%포인트라는 큰 폭으로 앞서 '당선유력'으로 발표되자, TV수신기를 지켜보고 있던 민주노동당 관계자 40여명은 '와~'하며 함성 지르며 박수를 쳤다.

앞서 오후 5시55분쯤 선거사무소를 들어섰을 때만 하더라도 조 후보는 "느낌이 좋다"는 말만 남겼을 뿐 "최종 결과가 나온 후 정식으로 인터뷰 하자"고 말하면서 조심스러워했다. 하지만 각 방송사에서 민주노동당이 지역구에서 2석을, 그리고 비례대표를 포함 11석을 따낸 것이 알려지자 감격에 겨운 듯 눈시울을 붉혔다.

조 후보는 기자들의 쏟아지는 질문에 "당원들의 헌신성이 가장 큰 승리의 요인이 되었다"면서 "또 새로운 정치를 바라는 노동자와 서민들의 염원이 반영된 결과"라고 공을 돌렸다.

"당 목표가 15%였는데 9석이 나온다면 최고 득표율이지 않겠냐"면서 "열린우리당이 과반수를 차지한 것이 성공이라고 할 수 있지만 이번 17대 총선에선 민주노동당이 가장 큰 성공을 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조 후보는 "지난 56년 조봉암 선생의 진보정당이 개인적인 역량에 의한 결과였다면 민주노동당의 민주노총과 전농 등 대중적인 힘을 바탕으로 이룩한 정당"이라면서 "민주노동당이 진정한 진보정당으로 한국 최초로 기록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출구조사 결과 발표 이후 조승수 후보와 기자들간의 일문일답 요지이다.

- 출구조사 결과지만 승리가 예감되고 있다. 승리의 요인은 뭐라고 생각하나?
"지난 16대 총선과는 달리 내부의 통일 단결이 첫번째 요인이 됐다고 생각한다. 두번째는 민주노동당의 고정적인 지지층인 노동자 뿐만 아니라 북구에 살고 있는 농민과 자영업자 분들의지지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본다."

- 최종 개표가 나와 당선이 된다면, 의정활동은 어떻게 할 것인가?
"앞서 지역주민들에게도 말씀을 드렸듯이 지역발전보다 국회의원으로서 민주노동당이 주장하고 있는 무상교육과 무상의료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특히 사회복지 문제와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문제에 힘을 쏟을 것이다. 주민들과 약속한 주요한 공약에 대해서 최대한 온 열정을 다해 법제화 하고 해결할 수 있도록 모든 것을 바치겠다."

- 국회에 입성하면 가장 먼저 할 일은?
"아직은 잘 모르겠다(웃음). 하지만 기존 보수정당과 차별화된 진보정당의 본모습을 보여주는 의정활동을 할 것이다."

- 출구조사 결과가 나오자 눈시울을 붉혔는데?
"어려웠던 시절이 떠오르고…. 민주노동당이 창당 한지는 단 4년여 정도지만 지난 50년 동안 숱한 민주화운동을 거치면서 역량이 결집된 것이다. 그 힘든 과정을 생각하니 만감이 교차했다."

출구조사 발표 이후에도 민주노동당 울산지역 당원들은 TV수신기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있다. 당원들은 민주노동당의 승리가 예견되는 조사결과가 나올 때 마다 박수와 환호로 감동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일부 당원들은 지난 16대 총선에서 막판 역전 당해 500여표 차이로 진 '쓰라린' 기억을 되살리면서 개표 결과에 대해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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