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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선거 유도, 지역주의 타파'를 목적으로 이번에 도입된 정당투표에 대해 언론과 선관위는 홍보를 외면하고 있는 실정이지만 사이버공간을 통해 '1인 2표제' 홍보는 다양한 각도로 이뤄지고 있다.

투표를 잘하는 법
- 1인 2표제에 대하여 / 글, 곡 : 윤민석

햇살 가득한 4월 십오일, 국민의 힘을 보여주는 날,
도장도 신분증도 챙겨서 음- 투표하러 가셔야죠
이번엔 달라진 게 있어요, 투표용지가 두장이에요.
맘에 드는 사람 한 번찍고
맘에 드는 정당 한번 더 찍죠
찍어줄 사람이 없다고 기권하지 마세요
덜 나쁜 이에게 한 표주고
희망에 또 한 표 주면 되지요
햇살 가득한 4월 십오일, 이번엔 다라지고 있어요.
투표용지가 두장 이에요 국민의 큰 힘을 보여주세요.

(출처 : 송앤라이프(www.songnlife.com))
송앤라이프(www.songnlife.com)에서는 얼마 전 <투표를 잘하는 법 - 1인 2표제에 대하여>(글·곡 윤민석)를 발표했고, 부산울산지역 대학언론에서는 ‘1인 2표제‘와 관련된 8컷 만화 제작을 의뢰, 공동 게재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어린이신문에서도 이 주제를 다루고 있다. <소년한국일보> 4월 10일자 [이런 것 알고 있나요?] '알쏭달쏭' 선거 Q&A코너에는 ‘비례대표‘와 관련된 질문에 ‘국회는 지역구 국회의원(243명)과 비례 대표 국회의원(56명)으로 구성됩니다. 비례 대표제는 선거에서 정당의 총 득표 수의 비례에 따라서 당선자 수를 결정하는 선거 제도입니다‘라고 답하고 있다.

여기에 “쉽게 말해 유권자들이 어떤 정당을 지지하는가에 따라 56석을 각 정당별로 배분하는 것이지요. 특히 이번 선거는 종전과 달리 2장의 투표 용지를 받아 한 표는 후보자에, 한 표는 정당에 투표하는 '1인 2 표제'가 도입되어 국민의 정당 지지도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게 됩니다“며 자세한 설명을 덧붙여놓고 있다.

'전국구 의원 선출' 사고방식에 머물러 있는 지역언론

매일신문 3월 29일, 31일 기사
매일신문 3월 29일, 31일 기사 ⓒ 매일신문
언론이 해야 할 일을 정작 다른 곳에서 담당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대구지역 언론은 이 문제를 어떻게 보도하고 있을까? 각 후보들이 유포하는 ‘풍(風)‘에 할애된 지면에 비해, 정당투표로 후보를 선출하는 ‘1인2표제‘에 대한 지면 할애는 인색하다.

3월 말, 각 정당에서 비례대표 명단을 발표할 때는 주로 ‘TK인사 당선권 몇 명‘으로 지역이기주의에 호소하더니, 선거등록 이후에는 ‘비례대표로 인해 선거벽보가 너무 길어 힘들다‘고 하소연하는 기사뿐이다.

지난 3월 29일에서 31일까지 각 정당에서는 비례대표 후보를 발표했다. 이와 관련 <매일신문>과 <영남일보>는 각각 ‘대구경북 인사 00명‘을 큰 제목으로 뽑아 정당투표에 의한 비례대표 선출의 의미보다, 각 지역별 인물 안배에 대구경북지역이 소외되고 있음을 부각시키고 있다.

뿐만 아니라 <매일신문>의 경우 열린우리당 비례대표 후보자 관련 ‘TK인사가 소외‘되었음을 부각시켰음에 비해 한나라당에 비례대표에 대해서는 비판 수위를 낮추고 있다.

<매일신문>3월 29일(월) 열린 우리당 비례대표 40명 발표 ‘대구경북인사는 단 2명뿐‘
<매일신문>3월 31일(수) “비례대표는 교수당인가“
<영남일보>3월 29일(월) 각당 비례대표 후보 누가 돠나
한나라 - 여성경제학 박사 1호 1번 내정, 우리당 - TK출신 2명뿐 - ‘기대 밖 저조‘
<영남일보>3월 31일(수) 지방홀대 - TK인사 안정권 0석


영남일보 3월 29일, 31일 기사
영남일보 3월 29일, 31일 기사 ⓒ 영남일보
비례대표 선출방식에서 다소 공천잡음은 있었지만 예년의 전국구 오명을 탈피하기 위해 각 정당에서는 일정정 도 노력한 바가 있다. 민주노동당의 경우 전 당원 직접투표라는 방식을 통해 비례대표를 선출했고, 열린우리당은 중증장애여성 장향숙씨를 비례대표 1번으로 내세웠고, 한나라당도 현역의원을 최대한 배제하려는 노력을 보였다.

새롭게 도입된 제도에 대해 정치권에서는 나름대로 한계는 있지만 기존 관행을 깨는 시도를 하고 있는 반면 이를 보도하는 지역언론은 아직도 과거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유권자가 원하는 정보는 ‘정책선거를 유도할 수 있는 비례대표에 대구경북인사가 어떤 이유로 포함되었는지‘, ‘그들은 해당 정당의 어떤 정책에 만족하는지‘등이 아닐까?

공식선거시기, ‘비례대표 때문에 선거벽보 너무 길다‘

4월 6일 TBC(대구방송) 프라임 뉴스
4월 6일 TBC(대구방송) 프라임 뉴스 ⓒ 대구방송
공식선거운동이 돌입된 4월 2일부터 지역언론에 나타난 ‘1인 2표제‘는 대구문화방송을 제외하고 대부분이 ‘비례대표로 인해 선거공보가 너무 길어 부착이 너무 힘들다‘는 것이었다.

<매일신문>4월 6일 인터넷판 ‘선거벽보 총 길이 673km...경부선 1.5배‘
<영남일보>4월 6일 대구4대 선거구 벽보 20장 - 붙일 담벼락 찾기 곤혹


이와 같은 경우는 방송뉴스 중 TBC가 가장 심하다.

TBC 4월 6일 프라임뉴스에는 1분 46초를 할애해 ‘선거벽보 일체 부착‘을 보도하고 있는데 주요 내용은 ‘1인 2표제 도입으로 벽보제작이 늘었는데, 벽보제작과 수송 부착까지는 전쟁이나 다름없었다‘고 강조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담당기자는 리포팅 과정에서 ‘과거에 비해 비례대표자가 크게 늘어, 선거벽보의 길이가 길어진다‘고 설명했다.

다만 같은 날 대구문화방송 9시 뉴스데스크에서 <1인 2표제 지지후보, 지지정당 “잘 몰라요“>만이 보도됐을 뿐이다.

4월 6일 대구문화방송 9시 뉴스데스크
4월 6일 대구문화방송 9시 뉴스데스크 ⓒ 대구문화방송
지역언론에서 ‘1인2표제‘는 ‘다소 귀찮은, 혼란스러운 투표방식, 벽보 길어서 부착 어려운‘ 정도로 묘사되고 있다.

이는 정당투표가 처음으로 도입된 2002년 6.13지방선거시기 보도경향과도 별반 차이가 나지 않는다.

선거를 1주일 앞둔 상태에서 언론은 정치권을 따라다니며, 그들의 뒤꽁무니만 기술하고 있고, 정치권이 이야기하는 판세분석만 앵무새처럼 되새길 뿐이다.

선거를 바로 앞둔 날, 언론은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유권자가 세상을 바꾸자‘, ‘꼭 투표하라‘고 유권자를 다그치겠지만. 시민들이 표찍는 기계가 아닌 이상 투표장 가고 싶은 마음이나 생길까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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