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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알코올상담센터의 내부 전경. 회복자들이 손수 만든 원예로 내부를 꾸몄다.
대전알코올상담센터의 내부 전경. 회복자들이 손수 만든 원예로 내부를 꾸몄다. ⓒ 권윤영
“알코올중독자의 단주(斷酒)는 그 개인의 인생을 새롭게 하고, 개인의 인생이 달라지는 것은 그 가정의 행복을 찾아줍니다. 행복한 가정은 건강한 사회를 이루는 기초가 되고 이는 국가 발전과도 연결이 되죠. 술을 아예 마시지 말라는 게 아니라 건전한 음주문화가 형성되는 것이 중요합니다.”

우리나라 사람만큼 술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을까. 기분 좋은 일이 있어도, 기분 안 좋은 일이 있어도, 오랜만에 누군가를 만나게 되도 으레 술을 마신다. 술이라는 것이 그만큼 사회에서 큰 영역을 차지하는 것이다.

대전 갈마동에 위치한 센터 입구.
대전 갈마동에 위치한 센터 입구. ⓒ 권윤영
대전알코올상담센터(센터장 김호겸)는 건전한 음주문화가 실현되는 사회를 꿈꾼다. 건전한 음주운전 정착을 위한 거리 활동과 캠페인 홍보활동, 초중고 학생과 직장인을 대상으로 하는 음주예방교육이 핵심사업이다. 수학여행, 백일주, 신입생 환영회 등 어느새 학생들도 술 문화에 익숙하지만 막상 술이 무엇인지, 술의 이로운 점과 해로운 점을 모르는 경우가 태반이다.

알코올 중독자를 발굴해서 재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도 주요 활동. 알코올 문제로 도움을 받고자 하는 사람이 상담센터를 이용하는 것은 전액 무료다. 대전 월평종합사회복지관 부설기관인 대전알코올상담센터는 지난 2001년부터 시범사업으로 운영되다가 지난해 1월부터 보건복지부로부터 정식사업으로 인정됐다.

대부분 술 문제가 있는 사람은 병원에 가거나 그렇지 못한 사람은 자신이 술 문제가 있는지 인식하지 못한 채 살아가는 경우가 많다. 술을 마시고 가정 폭력으로 이어지고, 술로 인해 직장생활을 하지 못하고 가정생활 또한 어려워지는 악순환으로 이어지는 것. 신체적 질환을 갖게 되는 것 역시 두말할 나위 없다. 이곳에서는 그러한 사람들이 회복으로 갈 수 있도록 재활 치료를 도와주고 단주를 도와 직장을 찾아주고 있다.

회복자들이 재활 치료를 받고 있다.
회복자들이 재활 치료를 받고 있다. ⓒ 권윤영
명상요법, 원예요법, 밥상공동체 봉사활동 등의 재활훈련 프로그램을 통해 중독자들의 재활을 돕고 가정방문, 전화상담을 하면서 지속적인 단주를 돕는다. 하지만 단주라는 것이 일반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일반인들은 술을 끊는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모를 겁니다. 단지 성격, 의지의 문제가 아니라 그들에게는 하나의 질환인 거죠. 일반인이 삼일간 단식을 한다면 견디기 힘든 고통일 겁니다. 그들은 밥보다 술이 중요한 사람들이에요. 그만큼 술을 끊는다는 것은 정말 대단하고 존경스런 일이죠.”

이곳을 찾는 사람이 다양한 만큼 안타까운 사연도 많다. 한평생 시골에서 농사를 짓던 한 할아버지는 견디기 힘든 농사일을 이겨내기 위해 술로 세월을 보냈다. 술이라는 게 먹다보면 더 많은 양을 요구하게 되기 때문에 진행성 알코올중독에 걸렸고, 술기운으로 일을 하고 술을 안 마시면 일을 하지 못하는 상태에 이르렀다.

김호겸 센터장.
김호겸 센터장. ⓒ 권윤영
“자녀들이 여기에 모시고 왔는데 처음에는 마지못해 참여하다가 지금은 술을 끊어야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어요. 단주한지 10개월인 그 할아버지는 이제 건강도 되찾았고 가족간의 행복도 되찾았어요. 전에는 할아버지 옆에 가면 술 냄새 나서 싫다는 손자들도 이제는 잘 안겨 즐거워하고 있답니다.”

센터에서 근무하는 사람은 김호겸 센터장을 비롯해 사회복지사 황의석, 하태희씨 세 명의 인원이 전부다. 하루 종일 일에 쫓기는 생활이지만 단주에 성공하고 열심히 재활 치료를 받으며, 새롭게 인생을 시작하는 사람들을 바라보는 것이 보람이고 기쁨이다.

“바쁜 일과지만 더 많은 사람들에게 대전알코올상담센터를 알리고, 이용자가 더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앞으로도 음주예방을 위한 교육프로그램 등을 지속적으로 만들어 나갈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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