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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마이뉴스 이승욱
오는 4·15 총선에서 한나라당 이상득 사무총장과 맞붙을 열린우리당 박기환 예비후보(55·포항 남·울릉, 경북도지부장)는 전국적으로 알려진 인물은 아니다.

하지만 대구경북 지역의 전통적인 정치적 흐름을 감안한다면 박 후보가 걸어 온 길은 '튀는' 면이 없지 않다. 박 후보는 초대 민선 포항시장을 지냈다. 당시 그의 당적은 '신한국당'(현 한나라당)이 아닌 '꼬마 민주당'이었다. 지금도 크게 달라진 바가 없지만 당시 대구경북에서는 '한나라당적=단체장'의 등식은 예외없이 적용됐다.

이런 '대세'에 역행의 천성 탓일까. 초대 시장 재직시절 '꼬마 민주당'의 길을 따라 한나라당적을 잠시 가지고 있었던 박 지부장은 결국 이마저 집어던지고 재선과 삼선을 노렸다. 결과는 패배였다.

그후 박 후보는 지난 대선에서 노무현 후보측 경북선거대책본부장직을 맡으면서 대선을 진두지휘했다. 그후 8개월여동안 청와대 비서관으로 재직했다.

그런 그가 다시 고향으로 돌아왔다. 박 후보는 고등학교·대학교 선배이자 관록의 4선 의원 한나라당 이상득 사무총장을 향한 '칼날'을 세웠다.

박 후보는 지난 11일 오후 <오마이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상대후보인 한나라당 이상득 도지부장에 대해 "개인적으론 훌륭한 분"이라면서도 "정치인으로서 볼 때 지역에 대한 애정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다"며 꼬집었다.

박 후보는 또 '관록면에서 상대후보에 뒤진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선수가 높아질수록 경쟁력이 떨어진다. 신선한 후보를 원하는 지역민들에게 바꾸고 싶은 욕구가 들기 마련"이라며 "상대방이 선거법을 제대로 지킨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며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박 후보는 "탄핵 정국으로 한나라당이 대구경북에서 정치적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면서 "대구경북에서 한나라당이면 무조건 당선된다는 과거의 등식은 이번 총선에서 깨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음은 박기환 후보과 나눈 일문일답.

-'탄핵 정국'(기자주- 탄핵안은 인터뷰 다음날 국회를 통과됐음)으로 국민들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전반적인 여론은 탄핵반대가 높은 편인데, 포향지역 주민들의 밑바닥 민심은 어떤가?
"연령대가 5~60대분들도 이구동성으로 탄핵은 너무 심하다고 말한다. 탄핵을 당해야 할 무슨 죄를 지었냐는 것이 일반적인 민심인 것 같다. 반면 한나라당 성향이 강한 분들 중엔 고소하다는 느낌을 가진 사람도 없진 않는 것 같다."

-탄핵 정국이 앞으로 대구경북지역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나.
"만약 탄핵안이 가결 된다면 이전 상태에서 가진 지역민들의 우려보다도 좀더 큰 걱정을 느낄 것이다. 아직 당장은 탄핵이 실현된 단계가 아니기 때문에 큰 우려가 표출된 것은 아니지만 만약 통과된다면 한나라당이 정치적으로 얻을 것은 없다."

ⓒ 오마이뉴스 이승욱
<-대구경북지역에서도 공천도 잡음이 일었다. 특히 지역의 특정계파가 후보 공천에 영향을 미쳤다는 소문이 무성하고 반발이 심하다. 도지부장으로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나.
"꼭 특정계파에서 영향을 미쳤다고 단언하기는 어렵다고 본다. 하지만 공천과 관련해 중앙당에 불만스런 이야기는 한 바 있다. 공천이 투명하게 이뤄지려면 시스템에 의한 의사결정의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부분도 있었다. 좀더 투명하게 해달라 주문하기도 했다. 대구경북의 공천은 그 시스템이 원칙적으로 지켜졌지만 일부 지역에서 시스템에 의한 공천원칙이 덜 지켜진 경향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 대구경북의 현 정권 실세로 불리는 이강철 특보와의 갈등설이 있다.도지부 사무실을 굳이 옮긴 것도 그 연장선상이라는데….
"갈등은 없다. 실세의 기준은 주위 사람들의 생각일 뿐이다. 그것은 공식적인 정당의 직함이 아니라 단지 세인들의 평가다. 실세로 평가받고 싶어하는 분들은 많다. 이강철 특보는 '현 정권에 지분이 있다'고 주장할 수 있는 사람이다. 그리고 (이 특보가) 현 정권을 탄생시키는 과정에서 희생적으로 노력했던 것을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앞으로 대한민국의 정치개혁과 새로운 대구경북을 만드는데 그 지분이 순기능으로 작용하는 것이다."

-오는 4·15총선에서 한나라당 '텃밭'이라는 대구경북이 바뀔 것인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내다보는 회의적인 시각도 있는데.
"이번 총선에서서는 한나라당이면 무조건 당선이라는 대구지역의 등식이 반드시 깨질 것이다. 벌써 한나당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거나 유보한 집단이 대단히 많다. 지역민들이 지지를 철회한 근거는 한나라당이 부패한 모습을 적나라하게 드러냈기 때문이다. 우리당에서 한나라당을 대체할 만한 인정받는 후보를 내세웠기 때문에 전통 한나라당 지지층도 우리쪽으로 지지를 선회할 것이다."

"경북도내 15석 의석 중 최소 6석 정도 당선되길 기대"

-경북에서 목표 의석수는?.
"솔직히 많으면 많을수록 좋은 것 아니냐(웃음). 15 의석 중 6석 정도는 나와야 경북의 정서가 바뀌었다는 증명이 되는 것 아니냐. 물론 희망사항이다."

-앞으로 대구경북선대위원장을 맡을 것으로 안다. 선거 전략은 무엇인가.
"대국경북민들은 지금 지역개발과 경기회복에 대한 갈망이 강하다. 지금까지 지역의 국회의원들이 전원 한나라당이었지만 대구경북의 경제적인 여건이 좋아진 것이 없다. 이제는 지역민들이 한나라당만 맹목적으로 지지해야 할 이유가 없어졌다. 다른 선택이 필요하다. 한나라당이 주로 기득권층을 대변하는 정당이라는 점을 적나라하게 인식시킬 것이다. 과거 서민층에서 한나라당을 지지했던 것은 지역감정을 부추긴 결과다. 지역주의 구도를 벗어나야 한다는 것이 국민적 공감을 얻고 있다."

-우리당이 한나라당을 차떼기 정당 등 부정부패 정당으로 공격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당 후보들 역시 부정선거 시비 등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잇다. 대선 불법자금 문제에서 우리당이 자유로운 것도 아니지 않나?
"그 점은 나도 안타깝다. 우리당 사람이라고 다 의식이 선진화됐다고 말하긴 어렵다. 일부에서는 과거처럼 '우리가 여당이니 관청에서 편들어주지 않겠나'는 분들도 있을 것이다. 한나라당 조직은 원래 묵은 조직이다 보니 불법적인 부분이 잘 드러나지 않는 것도 있다. 우리당 후보는 사실 선거에서는 순진한 아마추어가 대부분이다."

-이후 선대위원장으로서 만약 후보자들의 불법적인 사례가 드러난다면 강력히 대처할 생각인가.
"현재 공천장을 받은 후보자도 불법선거로 인한 고발이 접수된다면 공천이 취소된다. 아무리 많은 재보궐 선거가 있다 해도 부정으로 인한 당선은 무효화한다는 것이 대통령의 생각이고 나의 생각이다. 이것은 우리당이든 남의 당이든 상관없이 새로운 정치를 갈망하는 사람으들이 견지해야할 자세다."

-한나라당 사무총장인 이상득 도지부장과 맞붙을 예정이다. 이 지부장과는 고등학교, 대학교 동창인 것으로 안다. 이 지부장에 대해 평가를 한다면...
"개인적으론 훌륭한 분으로 본다. 특별히 모난 분도 아니고 인격적으로 잘못된 언행을 하는 분도 아니다. 하지만 정치인으로 볼 때는 우리지역에 대한 애정이 부족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지역의 집단민원 사항이나 지역사람들이 바라는 지역개발 문제에 대해 적극적이지 못했다는 부분을 지적하고 싶다."

- 상대후보는 5선을 노리는 현역의원이다. 기층 조직도 많고 경험도 풍부하다. 현실적으로 선거에서 어려운 면이 있지 않나.
"역설적으로 생각해보자. 5선이 4선보다 경쟁력이 무조건 뛰어난가. 선수가 높아질수록 경쟁력이 떨어지기도 한다. 지역민은 신선한 후보를 원하는데 바꾸고 싶은 욕구가 들기 마련이다. 또 정치적 경륜을 따지자면 민선 초대시장을 거쳤고, 청와대 비서관으로 재직했었다. 나도 중진이라고 할만하지 않나(웃음)."

"선수가 높다고 경쟁력이 높나?"

박기환 예비후보 프로필

포항 동지상고 졸업
포항종합제철(주) 관리실회계과
대아그룹(포항버스.영진건설)상무이사
경북지구청년회의소(JC)회장
현.서포항로타리클럽회원(총무.부회장역임)
포항시탁구협회장
통일민주당 영일군.울릉군지구당위원장
(학교법인)현동학원 한동대학교 감사
서울대학교 포항지구동문회 고문
현.동지상업고등학교 총동창회 부회장
현.공인회계사.세무사개업중
노무현대통령후보 경북선거대책본부장
대통령비서실 지방자치비서관
현.대통령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자문위원
현.열린우리당 경상북도지부장
-초대 민선 포항시장을 지내셨다. 하지만 재선엔 실패했는데…. 포항시민들에게 시장 재직기간의 평가를 받은 것 아닌가. 이 점이 부담스럽진 않나?
"포항시장으로 있으면서 이기택씨의 꼬마 민주당이 신한국당과 당대당 통합을 한 후 잠시 한나라당으로 끌려들어갔을 때 시민들이 무척 좋아했다. 하지만 과거 3당야합을 비판했던 시각으로서는 도저히 용납이 되지 않았다. 결국 한나라당을 박차고 나오는 것이 정상적인 길이라고 생각했다. 이에 시민들이 배신감을 느낀 것 같다. 그러나 만약 지역정서가 한나라당으로 치우치지 않았다면 낙선하지 않았을 것이다."

- 노무현 대통령과의 인연은?
"꼬마 민주당 때부터 같은 길을 걸었다. 사실 코드가 잘 맞았다. 노 대통령을 위해 도울 일이 있을 때는 망설인 적이 별로 없다. 노무현 후보 시절 인기가 가장 바닥에 있을 때 경북선대본부장을 맡았다. 명분이 있는 쪽에 선다는 것이 내 원칙이다. 그런 전제가 있다면 설사 낙선하더라도 부끄럽지 않다."

- 청와대 비서관을 역임했다. 노무현 집권 1년 어떻게 평가하나?
"한국정치사에서 노무현의 당선과 집권기는 전통적인 정치 풍토에서 새로운 풍토로 넘어가는 터닝포인트다. 터닝포인트라고 인식하는 분들은 정치개혁의 과정을 인정하고, 아닌 분들은 과거의 잣대로 평가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노무현 집권기는 새로운 정치풍토 마련하는 터닝포인트"

- 초대 민선시장을 지내면서 야당 당적을 가지고 있었다. 대구경북권에서는 보기 드문 일인데...
"솔직히 젊은시절부터 정치에 뜻을 가지고 있었다. 다만 군사정권과는 같이 하지 않는다고 다짐했었다. 군사정권과 한나라당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거부해왔다. 그들이 지역민의 의식을 호도시켰다는 분개감 때문이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정책대결을 하자는 것이다. 어느 당이 자기나 자기가 속한 지방에 도움이 되는 정책을 개발하는지 보자는 것이다 단지 정서에 의해서 후보와 정당을 선택하는 과거의 우를 다시 범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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