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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아들아 딸아, 너희들 웃음은 너무 밝은데 아빠는 미안하기만 하다.
사랑하는 아들아 딸아, 너희들 웃음은 너무 밝은데 아빠는 미안하기만 하다. ⓒ 구동관

사랑하는 아들아, 딸아. 너희들의 웃음은 너무 밝은데, 아빠는 미안하기만 하다. 너희들이 보고 싶은 어린이 프로그램은 나오지 않고, 어른들의 멱살잡은 모습만 하루 종일 비치는 텔레비전이 너무 미안하다.

오늘 하루의 일을 너희에게 말해 주기가 너무 두렵다. 정의가 불의를 이기고, 선함이 악함을 이긴다고 이야기 해왔는데, 오늘은 그렇게 이야기하기가 너무 두렵다. 누가 이긴 것이고, 누가 진 것이냐 물으면 아빠는 할말이 없다.

너희들은 자갈길을 걸으며 아프다고 했다. 아빠는, 우리나라는 지금 그런 아픈길을 걷고 있다.
너희들은 자갈길을 걸으며 아프다고 했다. 아빠는, 우리나라는 지금 그런 아픈길을 걷고 있다. ⓒ 구동관

문득, 지난 여행이 떠올랐다. 봄빛을 느끼며 파란 동해 바다를 보고 푸른 소나무 숲에서 즐거운 하루를 보냈던 그때, 너희들은 자갈 지압길을 걸으며, 신발을 벗고 그 길을 걸으며 발이 너무 아프다고 했었어. 건강에 좋다는 그 길을 걸으면서 너희들은 아파했었다.

사랑하는 아들아, 딸아. 아빠는 지금 그런 길을 걷고 있단다. 우리 나라 사람 모두가 그 길을 걷고 있단다. 우리 나라가 걷고 있는 그 길은 어쩌면 너희들이 걸었던 그 자갈길보다 몇 배 더 아플지 모른단다. 그 길은 자갈길 정도가 아니라 엄청나게 험한 가시밭길이란다.

의연한 소나무는 다 알고 있을것이다.
의연한 소나무는 다 알고 있을것이다. ⓒ 구동관

아빠와 다른 많은 어른들은 이 가시밭길의 아픔을 기억할 것이다. 파도처럼, 성난 파도처럼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바위처럼, 커다란 바위처럼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소나무처럼, 겨울을 두려워 하지 않는 소나무처럼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어둠이 길어도, 새벽이 흐려도 새날은 밝아 온다.
어둠이 길어도, 새벽이 흐려도 새날은 밝아 온다. ⓒ 구동관

하지만 기억하고 아파하고만 있지는 않을 것이다. 그 아픔을 헤쳐나 갈 것이다. 싸워서라도 이겨 나갈 것이다. 싸움은 나쁜 것이지만 정의를 지키기 위해, 선을 지키기 위해 때로는 싸워야 할 때도 있단다. 그리고 그 싸움에서는 분명 이길 것이다. 오늘 진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진 것이 아닌 것을 너희들에게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야외 강의장에서 우린 꿈을 이야기 했지? 그 꿈은 꼭 이루어 질거야
야외 강의장에서 우린 꿈을 이야기 했지? 그 꿈은 꼭 이루어 질거야 ⓒ 구동관

사랑하는 아들아, 딸아. 지금은 어두운 밤이다. 그러나 이 밤이 길지는 않단다. 어둠을 뚫고 해가 올라오고, 새로운 날이 온단다. 새로운 날에는 소나무 강의장에서 이야기했던 너희들의 행복한 꿈이 이루어 질수 있는 그런 밝은 나라가 될 것 이란다.

너무나 아름다운 우리강산인데, 강산아 미안하다.
너무나 아름다운 우리강산인데, 강산아 미안하다. ⓒ 구동관

문득, 우리 '강산'에게도 미안하다. 너무나 아름다운 우리 강산인데. 강산아, 미안하다. 긴 겨울을 견딘 잡초들마저 푸른 신록으로 돋아 봄을 맞고 있는데, 강산아 정말 미안하다. 오늘 그 아름다운 강산에 더러운 욕심이 뿌려졌다. 강산아 너를 보듬어 안고 울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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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여행 홈페이지 초록별 가족의 여행(www.sinnanda.com) 운영자 입니다. 가족여행에 대한 정보제공으로 좀 다 많은 분들이 편한 가족여행을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기사를 쓰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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