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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쉽게 넘을 수 있어 보이건만…. 여기에서만 몇 번 감점을 받았다.
ⓒ 엄선주
미소와 친절

내가 다니는 학원에는 남자선생님만 여러분이 있다. 그 중에서 비교적 젊은 한 선생님이 있는데 학원생들을 보면 늘 먼저 웃으며 인사한다. 직접 가르치지 않는 원생들에게도 말이다.

지금은 어느 정도 학원에 익숙해져 있어 내가 먼저 선생님들께 인사하지만, 처음 몇 번은 대기실에 들어설 때부터 긴장되기 마련이다. 운전대를 잡을 걱정도 그러려니와 낯선 대기실 분위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런데 먼저 웃으며 인사해 주는 선생님을 만나면, 함께 웃으며 긴장이 풀리고 마음속까지 훈훈해지는 것이다. 선생님들이 모두 항상 웃으며 학원생들을 맞아준다면 정말 좋을 텐데.

미소와 친절에 인색한 풍조는 비단 학원에서만 볼 수 있는 풍경이 아니다. 우리 사회에 아직도 만연해있는, 반드시 바꾸어야 할 풍조일 것이다.

‘초심으로 돌아가 항상 겸허하고 진지하게 임할 것’

10시간 정도 교육을 받아 이제 혼자 탈 정도가 되었다. 혼자 타기 시작해 처음 몇 바퀴는 만점이 나오더니 아니나다를까 서너 번이 지나면서 조금씩 감점이 된다. 횡단보도 일시정지선을 조금 지나치거나 방향 지시등(깜박이)을 켜지 않는 -5점짜리 작은 실수에서부터 기어변속 구간에서의 -10점은 단골메뉴가 되었다. 100점 만점에 80점 이상이어야 합격. 80점은 넘으니 그나마 다행이었다.

혼자 탄 지 이틀째. 어제처럼 그럭저럭 합격점수에는 든다. 만점을 두 번이나 받았다. 이대로 나가면 만사 OK. ‘별거 아니군.’ 자신만만하다.

혼자 탄 지 삼일 째. 지나친 자만은 금물이다. 여태까지 한 번도 말썽을 피우지 않았던 경사로에서 뒤로 밀려나기 시작했다. 경사로는 출발 직후 코스라 여기에서 감점이 되면 거의 불합격이라고 생각해도 무리는 아니다. 그런데 뒤로 밀려나 당황해 급기야는 시간초과까지 걸려 실격이 되고 마는 최악의 상황에까지 이른 것이다.

몇 번 탄 후 도저히 안 될 것 같아 선생님께 도움을 요청했다. 경사로에서 일단 정지 후 반클러치 상태에서 가속페달을 밟아야 하는데 클러치를 너무 조금 떼었기 때문에 뒤로 밀려났던 것이다.

어쨌든 어제의 방심과 자만의 결과, 그나마 합격점이었던 운전 실력은 엉망이 되어버렸다. ‘초심으로 돌아가 항상 겸허하고 진지하게 임할 것’, 운전에도 예외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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