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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열린 열린우리당 전남도지부장 선출대회. 최근 우리당 지지세가 주춤거리고 있다.
지난달 열린 열린우리당 전남도지부장 선출대회. 최근 우리당 지지세가 주춤거리고 있다. ⓒ 오마이뉴스 자료사진
3일 이후 발표되고 있는 언론사의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우리당의 상승세가 꺾이고 있는 추세다. 하지만 '한화갑 파동'과 민주당의 장외투쟁 이후 민주당의 지지세 역시 눈에 띄게 상승하지는 않았다.

먼저 지난 2일 <한겨레>-리서치플러스가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전국 정당 지지율에서 우리당 22.0%-한나라당 14.8%-민주당 6.0%로 1월 26일 조사때의 우리당(21.5%)과 민주당(8.4%)의 격차가 더 벌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광주-전남-전북지역(표본수 255명)만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우리당 25.2%-민주당 18.4%로 우리당이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1월 26일(표본수 408명) 조사에서는 우리당 23.3%-민주당 17.2%로 나타났다.

그러나, <내일신문>-한길리서치가 7일∼8일 실시한 조사결과, 우리당과 민주당이 동반 하락했다. 조사결과 우리당 23.3%-민주당 9.5%로 조사됐다. 1월 26일 조사와 비교해 우리당은 4.6%하락, 민주당은 3.5%하락했다. 호남지역(표본수 300명) 조사에서는 우리당 27.1%-민주당 24.2%로 역시 우리당이 앞선 것으로 조사됐다.

광주전남지역에서는 민주당 29.0%-우리당 25.6%로 민주당이 앞선 것으로 조사된 반면 전북지역에서는 우리당 29.5%-민주당 16.1%로 우리당이 강세를 보였다.

또 지난 4일 광주MBC와 <무등일보>이 광주전남지역 73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결과 민주당은 소폭 상승한 반면 우리당은 소폭 하락했다.

이 조사에서 민주당은 31.8%(1월 15일 31.1%), 우리당은 18.9%(1월 19.4%)로 나타났다. 6일 <전남일보>-한백리서치가 광주전남민 749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민주당 28.6%, 우리당 22.2%로 나타났다.

이 같은 조사결과를 종합해 보면, 전국적으로 정동영 체제 출범이후 상승세를 이어가던 우리당의 상승세가 한 풀 꺾이고 있는 추세라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지난 1월 26일 KBC-<광주일보> 여론조사에서 우리당은 24.8%의 지지율을 얻어 23.2%을 얻은 민주당을 광주전남지역에서는 처음으로 앞지를 정도였다.

우리당의 지지세가 꺾였다고는 하지만 민주당으로서도 쾌재를 부를만한 사정은 못돼 보인다.

위기의식을 느낀 민주당은 소위 '한화갑 파동'을 무기로 지난 3일 '민주당 죽이기 중단과 관권선거 획책 규탄대회'를 갖고 "노무현 대통령 탄핵 불사"라는 배수진을 치기도 했다.

민주당은 우리당의 지속되는 상승세를 차단하고 민주당 지지세의 저력을 가지고 있는 호남 민심을 민주당으로 재집결할 수 있는 호기를 만들겠다는 계산이었다. 이 계산은 그 효험을 발휘하지는 못한 것으로 보인다.

각종 여론조사 결과, 광주전남지역에서 우리당과 민주당의 사이의 지지율 격차가 큰 틀에서 변화가 별로 없고, 우리당과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공격 효과가 일반 유권자들에게 크게 호소력이 없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광주전남지역에서 우리당의 지지도가 크게 하락하거나, 민주당의 지지도가 큰 폭에서 상승 곡선을 타지 못하고 있기때문이다.

정치현안에 따라 지지도 '출렁'

이에 대해 한길리서치 홍형식 소장은 "안상영 시장의 죽음과 한화갑 파동의 상황은 다르다"고 설명했다.

홍 소장은 "호남지역 전반적으로 전북은 우리당 상승세가 계속되고 있지만 결국 광주와 전남에서 영토다툼을 하고 있다"면서 "민주당에 대한 지지도가 올라가지 않고 우리당이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있다. 우리당이 민주당과의 정쟁에 나서는 것이 좋지않은 영향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광주MBC-<무등일보> 조사에서 한화갑 전 대표의 경선자금 수사와 관련 '노무현 대통령과 정동영 의장의 경선자금도 밝혀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90.7%가 '동의한다'고 답했다. 그러나 민주당의 '호남죽이기 공작'이라는 주장에 그렇다 47.8%-그렇지않다45.6%로 조사됐다.

이러한 결과는 한화갑 전 대표에 대한 수사가 불공정하다고는 생각하지만, 그 자체가 민주당 죽이기와 호남 죽이기로까지는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것으로 분석된다.

<전남일보>-한백리서치 조사에서는 '한 전 대표 수사가 정당한 법 집행이냐 민주당 죽이기냐'에 대한 질문에 53.2%가 '정당한 법 집행'으로 답했다(민주당 죽이기 33.6%).

이에 대해 한백리서치 손태복 대표이사는 "민경찬 비리건, 안상영 시장 자살, 한화갑 파동으로 호남지역에서 우리당의 상승세가 하락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면서도 "그러나 한화갑 파동과 민주당의 규탄대회가 이전과 같이 민심의 동요에 큰 변화를 가져오는데는 영향이 거의 없다고 보인다"고 분석했다.

여론조사를 통해서 본 광주전남지역 민심은 현재 시점에서는 '우리당 주춤'-'민주당 소폭 상승'으로 요약할 수 있다.

그러나 가장 큰 특징은 정치 현안과 정치개혁 요구에 대한 양당의 입장과 행태에 따라 큰 폭으로 '출렁거린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한화갑 파동은 광주전남의 민심이 '출렁거릴' 정도의 사안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일 열린 민주당의 광주 규탄대회. 민주당의 바람처럼 규탄대회는 큰 효과를 보이지 않고있다.
지난 3일 열린 민주당의 광주 규탄대회. 민주당의 바람처럼 규탄대회는 큰 효과를 보이지 않고있다. ⓒ 오마이뉴스 자료사진
고정 지지표 사라져...개혁적 공천이 변수 될 듯

광주MBC-<광주일보>의 4차례의 정당 지지도 추이를 따라가면 이 같은 특징을 분명하게 볼 수 있다.

지난해 9월 29일 조사에서 민주당 28.9%-우리당 11.5%(우리당 창당 이후), 11월 29일 민주당 38.4%-우리당 12.9%(28일 민주당 조순형 대표 선출, 대선자금 정국), 1월 15일 민주당 31.1%-우리당 19.4%(11일 우리당 정동영 의장 선출, 호남물갈이론 대두, 정치개혁안 표류), 2월 4일 민주당 31.8%-우리당 18.9%(한화갑 파동, 안상영 시장 자살)라는 추이를 보이고 있다.

가파른 하락이나 상승세를 보인 시기는 정치권을 강타했던 정치현안에 영향을 받은 것이다.

이같은 추이에 대해 한백리서치 손태복 대표이사는 "정국현안에 의해서 호남민심이 출렁거리고 있다"면서 "이 같은 현상은 예전과 같은 한 정당에 대한 고정 지지표가 사라졌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해석했다.

이어 손 이사는 "아직 돌발변수가 많지만 큰 흐름은, 우리당의 상승세가 내재력을 가지고 있고 부동층의 경우 민주당 지지성향층이 더 많은 것이다"면서 "각 당의 공천이 마무리되는 시점에서 안정적인 구도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국를 강타하는 현안에 따라 출렁거리는 광주전남의 민심은 정치개혁과 물갈이에 맞닿아 있다는 것이다.

실제 민심이 민주-우리당 양당에 대해 가파른 상승세와 하락세를 보였던 지점은 '조순형 선출-정동영 선출'과 '호남물갈이론' 대두 시기였다. 이는 '이미지 정치'라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민심은 '어느 정당이 개혁적인 행보를 하고 새로운 인물을 내세우느냐'에 따라 민심이 출렁인다는 것을 반증하는 단면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런 측면에서 광주전남 민심은 이전과 같이 '민주당(DJ)-호남죽이기' 등 정치적 구호가 아닌 '개혁적인 공천 실천' 여부에 따라 향배를 정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광주일보> 조사에서 '지지하는 정당의 후보가 시민단체의 낙선대상에 포함된다면 지지하겠느냐'는 질문에는 72.7%가 "지지하지 않겠다"고 답한 것은 이를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우리당 전남도지부 한 관계자는 "우리당의 상승세가 너무 가파른 것은 반대급부에 의한 것이 더 많고 상승세가 주춤거리고 있는 것은 조정국면으로 해석하고 있다"면서 "기본구도가 바뀌지 않는 한 지금의 지지도 추세가 이어질 것이고 개혁정당으로서의 모습을 갖춰간다면 호남 민심은 우리에게 올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전남도지부 한 관계자는 "한화갑 파동이 생각보다 영향은 없었지만 호남민들은 그 불공정에 대한 의문을 가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면서 "유권자들이 바라는 물갈이론, 정치개혁을 잘 이어간다면 우리당이 아닌 민주당 손을 들어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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