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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길호 신안군수
고길호 신안군수 ⓒ 정거배
검찰이 뇌물수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현직 자치단체장에게 이례적으로 중형을 구형해 앞으로 재판부의 최종 판단이 주목된다.

지난 15일 광주지법 목포지원 형사합의부(김규장 판사) 심리로 열린 고길호(58) 전남 신안군수에 대한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이례적으로 징역 10년에 추징금 1억6500만원을 구형했다.

검찰에 따르면, 고 군수는 취임 직후인 지난해 8월 내연녀 문모(45) 여인과 관계를 청산하기 위해 자신의 측근 이모씨를 동원해 1억6500만원을 전달한 대신, 이씨에게 태풍피해 복구공사를 하도록 도와줬다는 것. 검찰은 고 군수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제3자 뇌물수수 혐의로 올 8월 불구속 기소했었다.

또 태풍피해 복구공사를 발주하는 과정에서 특정업체와 계약하도록 부하직원 등에게 지시했다는 직권남용 혐의도 받고 있다.

고 군수는 그동안 4차례 걸친 공판에서 “합의금 성격의 금품을 전달하라고 지시한 적이 없다”며 "돈 전달은 자신과 무관하다"고 주장해 왔다. 특히 고 군수는 “문씨가 금품을 요구하며 계속 괴롭혀 왔다”고 말했다.

고 군수는 이날 최후 진술을 통해 직권남용 혐의에 대해서는 “취임초기 업무미숙으로 인한 것”이라며 선처를 요청했다.

고 군수, ‘여론몰이 표적수사‘ 주장

고 군수는 자신에 대한 수사가 “취임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시기부터 시작된 여론몰이에 의한 표적수사였다”며 결백을 거듭 주장했다.

변호인측은 “유사 사건과 관련한 대법원 판례만 보더라도 뇌물수수죄는 성립하지 않는다”며 “피고인이 군수 취임 이후 각종 건설공사나 직원 인사 등에서 부조리를 없애려고 노력하는 등 합리적으로 군정을 추진해 왔다”고 변론했다.

변호인측은 또 “지난해 군수후보 경선 과정에서부터 문모씨로부터 협박을 당하는 등 고 피고인이 오히려 피해를 당했기 때문에 당선 이후에 보상을 받아야 마땅하다”며 재판부에 선처를 요청했다.

이날 공판에서는 또 지난해 문씨에게 돈이 전달된 시점을 전후해 고 군수와 문씨간에 통화 내역을 놓고 검찰과 공방을 벌였다.

고 군수는 지난해 4월 군수후보 경선 이후부터 문씨의 전화를 받지 않았다고 주장한 반면, 검찰은 돈이 전달된 지난해 8월을 전후해 고 군수의 집 전화와 휴대전화의 통화내역을 증거로 내세우며 반박하기도 했다.

이에 앞서 지난 11월 7일 열린 2차 공판에서는 문씨 등이 법정에 나와 지난해 6월 지방선거를 전후해 고 군수 측근이 자신을 달래기 위해 시도한 사례 등을 비교적 소상하게 증언하기도 했다.

다음달 16일 선고공판

문씨는 당시 법정에서 “지난해 4월 민주당 군수후보 경선을 치른 직후 함께 살고 있는 아파트 거실에서, 고 군수가 임기동안 매달 생활비 200만원 등을 합쳐 총 5억원을 주겠다는 각서를 직접 써줬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고 군수는 “그런 사실이 없다”고 전면 부인했다.

한편 지난해 8월 문씨에게 1억6500만원을 전달해 뇌물공여 혐의로 기소된 고 군수 측근 이모씨는 “돈 전달하는 문제를 고 군수와 사전에 상의한 적은 없다”고 부인하고, 전부터 고 군수와 절친한 사이여서 두 사람 관계를 원만하게 청산하기 위해 자신이 알아서 돈을 마련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고길호 군수에 대한 선고공판은 오는 1월 16일 오후 2시에 열릴 예정이며, 재판부가 제3자 뇌물수수 혐의에 대해 어떤 판단을 내릴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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