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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메인 포스터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메인 포스터 ⓒ 갖가지
괴테의 원작을 뮤지컬로 꾸며 2000년 초연된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은, 창작 뮤지컬로는 최초로 관객들이 직접 투자와 기획에 참여하여 주목받았다.

이 뮤지컬에 대한 입소문이 퍼지면서 많은 관객들이 앵콜 공연을 요청했고, 지난 11월 28일부터 12월 7일까지 예술의 전당 토월극장에서 다시 열리게 되었다.

이 작품이 창작 뮤지컬 치고는 꽤 좋은 평가를 받는 이유는 우선 잘 짜여진 극본의 탄탄한 뒷받침에 있다. 괴테의 원작과는 달리 주인공 베르테르가 겪는 사랑의 고뇌와 아픔에 초점을 맞추고, 롯데(로테), 베르테르, 알베르토의 삼각 관계를 섬세하게 그려낸 점이 이 작품의 특색이다.

갈등 관계에 놓인 세 주인공
갈등 관계에 놓인 세 주인공 ⓒ 갖가지
시적이고 아름다운 대사 또한 빠질 수 없는 이 뮤지컬만의 매력이다. 사랑의 아픔을 "돌부리에 걸려 넘어졌는데, 이 돌멩이가 올라와 가슴을 친다"고 표현하는 베르테르의 대사. 사랑은 "고민이 아니라 고통"이라고 말하는 주막 여주인 등 인물들의 대사 하나 하나가 관객들의 가슴을 파고드는 보석 같다.

이처럼 탄탄한 스토리와 대사로 구성된 극본을 토대로 만들어진 음악 또한 아름다운 선율로 관객들의 가슴을 울린다. 특히 무대 한쪽에 배치된 8인조 실내악단의 라이브 연주는, 주로 녹음한 음악에 의존했던 기존 뮤지컬과 차별화 된다.

한쪽에 설치된 샘물, 롯데의 온실, 술집 풍경 등의 무대 장치는 작고 소박하지만 극의 내용과 잘 어우러져 조화를 이루고 있다. 또한 이번 공연에는 조광화씨의 탁월한 연출 능력이 바탕이 되었다.

게다가 공연 초기부터 결성된 '베르테르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베사모)'의 활약으로 공연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발전해 왔다는 점에서 이 뮤지컬은 높이 평가받을 만하다. 한국 뮤지컬 시장의 발전을 위해서는 관객들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에서 이는 주목할 만 하다.

롯데 역의 김소현
롯데 역의 김소현 ⓒ 갖가지
매년 진행되었던 이 공연의 문제점 분석 과정에는 연출자와 연기자, 그리고 관객들이 모두 동참하였다. 이를 통해 연출자와 연기자들은 각 주인공들의 캐릭터를 매우 섬세하게 살려낼 수 있게돼 극적 효과를 높일 수 있었다.

베르테르 역의 김다현
베르테르 역의 김다현 ⓒ 갖가지
이번 공연의 캐스팅에 대해서도 적절했다는 평가를 받을 만하다. 더블 캐스팅인 베르테르 역에는 그룹 야다의 보컬이었던 김다현과 <그리스>의 엄기준이 서로 다른 색깔의 연기 능력을 보여 준다. 김소현, 조정은이 연기한 롯데, 이계창, 김법래의 알베르토 모두 뛰어난 노래 실력과 연기력으로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알베르토 역의 이계창
알베르토 역의 이계창 ⓒ 갖가지
우리나라 뮤지컬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이처럼 질적인 창작 뮤지컬이 많이 나오고 그에 따른 관객수 확보가 절실할 것이다. 뉴욕 브로드웨이나 런던 웨스트엔드 유명 뮤지컬의 명성만 믿고 엄청난 로열티를 지불하면서 뮤지컬 시장을 확보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잘 만들어진 창작 뮤지컬을 통해 우리 시장을 확보하고 이를 바탕으로 하여 세계적인 한국 창작 뮤지컬이 만들어질 날을 기대해 본다. 관객이 참여하여 완성된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이 바로 그 시작선상에 놓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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