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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 학생 여러분, 저희 과(科)로 오세요."

국내 최고의 이공계 대학인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 때아닌 '학생 유치경쟁'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매년 이맘때면 KAIST 1학년과 2학년 등 무학과(학과 소속이 없는) 학생들은 자신이 공부하게 될 전공학과를 최종적으로 선택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KAIST 각 학과들은 한 명이라도 더 많은 학생들이 자신의 학과를 지원하게 하기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KAIST 각 학과는 지난 10일부터 이달 말까지 2003학번 무학과 학생들을 대상으로 예비학과 선정을 위한 학과 설명회를 개최하고 있다. 특기 비인기학과와 취업문이 좁은 학과일수록 학생 유치를 위한 경쟁은 더욱 치열하다.

이들 학과는 학과 설명회에 참석하는 학생들에게 저녁식사를 제공하거나 경품추첨을 통해 선물을 제공하는 등 다양한 이벤트와 유인책으로 학생유치에 혈안이 돼 있다.

또한 학생수가 점차 줄어들고 있는 '재료공학과'는 구시대적인 학과 이름을 버리고 첨단시대에 걸맞게 '신소재 공학과'로 과 명칭을 변경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반면에 소위 잘 나가는 학과는 학생 유치에 다소 여유로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전기 및 전자공학과는 매년 100여명이 넘는 학생들이 지원하는 등 '최고 인기학과'로 명성을 누리고 있다.

이밖에 비인기학과 중의 하나인 수학과와 생명화학공학과는 교수들의 탁월한 연구성과와 연구환경에 대한 지원 등의 고육책으로 학생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KAIST 한 교수는 "최근 들어 학생들이 취업이 잘되는 학과로 몰리는 경향이 있어 다른 학과들은 학생 수급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 "자신이 정말로 공부하고 싶은 학과를 선택하는 신중함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KAIST 입학생들은 전원 무학과로 입학, 1학년 학생들은 가을학기 종료 2주전에 희망하는 학과를 예비로 정하는 학과예비신청을 한 뒤 2학년 2학기 시작과 함께 최종 전공학과를 결정하는 독특한 학사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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