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구 금호그룹 회장 ⓒ
검찰이 그룹 총수 소환을 시작으로 마침내 재계 수사에 칼을 빼들었다. 검찰 수사가 강도를 더해가면서 재계는 고개를 숙인채 검찰의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검찰은 LG와 금호 등 대기업들에 대해 압수수색을 벌인데 이어 18일 박삼구 금호그룹 회장을 재벌 총수로는 처음으로 소환, 이틀간 조사를 벌였다. 박 회장은 19일 오후 귀가했다. 이어 LG그룹 구본무 회장에 대한 소환조사가 임박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검찰의 행보가 급속히 빨라지자 재계는 일단 장대비는 피하고 보자는 판단이다. 강신호 신임 전경련 회장은 오늘 오후 서초동 대검찰청으로 송광수 검찰총장을 방문해 검찰의 대선자금 수사의 조기종결을 요청했다. 강 회장은 겉으로는 '인사차 방문'이라고 했지만 "수사 적극 협조"를 밝힘으로써 사실상 재계의 '백기항복'을 선언했다.
며칠전까지만 해도 재계는 검찰의 대선자금 수사에 대해 자신들도 '구정치의 피해자'라는 식으로 검찰수사에 대해 비협조적이었다. 그러나 몇몇 대기업 자금책임자들의 출국금지가 공개되면서 바짝 긴장을 하더니 그룹 총수가 소환되자 충격과 함께 망연자실한 표정이다.
특히 안대희 대검 중수부장이 LG-금호그룹 압수수색과 관련, 19일 "절대 기업에 대한 엄포용이 아니며 확실한 근거를 가지고 있다"며 이미 기초조사가 상당히 진척됐음을 예고하면서 이같은 분위기 반전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이번 검찰의 수사는 정경유착의 부패고리를 끊고 정치개혁을 이뤄내려는 국민적 열망을 담은 사안이어서 재계로서도 별달리 손을 쓸 여지가 없는 입장"이라며 "재계 순위 10위권 대기업은 물론 적지 않은 기업들에 '태풍'이 몰아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2신 대체: 19일 오후 8시40분]
검찰, 박삼구 금호그룹 회장 소환조사...조만간 다시 부를 것
검찰은 재벌 총수로는 박삼구 금호그룹 회장을 18일 첫 소환해 이틀간 조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검 중수부(안대희 검사장)는 "박삼구 금호그룹 회장을 어제(18일) 소환해 조사했으며, 조금 전에 돌아갔다"고 19일 오후 8시30분경 공식적으로 밝혔다.
문효남 대검 수사기획관은 이날 저녁 "(박 회장 조사를 통해) 현재까지 비중있게 다룰 만한 뭔가 나온 것은 아니다"며 "조만간 (박 회장을) 다시 부를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박 회장의 소환조사에 앞서 오남수 금호그룹 전략경영본부 사장을 17일 소환, 이틀간 강도 높은 조사를 벌인 뒤 18일 밤 귀가조치했다.
또한 검찰은 금호그룹으로부터 자료제출에 대한 승낙서를 받고 1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신문로1가 금호생명 사옥 내 그룹 전략경영본부와 금호타이어 등 사무실에서 대선자금 관련 각종 회계자료 등을 받아왔다.
관련자료를 임의제출 형식으로 넘겨받아 분석작업을 진행한 검찰은 "LG와 금호에 대해 압수수색을 실시하거나 자료의 임의제출을 요구한 것은 '압박용'이 아니라 불법 대선자금이나 비자금 단서가 있기 때문"이라고 밝힌 바 있어 혐의점을 찾아 박 회장을 소환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19일) 문효남 수사기획관은 "LG 및 금호 두 기업뿐만 아니라 다른 기업들에 대해서도 동시다발적으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해 기업체 관계자 가운데 누가 소환될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검찰은 이날 오전 소환한 김성철 부산상공회의소 회장에 대해 본인 동의하에 밤샘조사를 진행한다고 전했다.
한편 한나라당 나오연 의원이 20일 검찰에 자진출두할 방침을 밝혔다. 이밖에도 전 한나라당 재정국 간부 공호식, 봉종근씨도 나 의원과 함께 출두하는 문제를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1신 - 오전 10시 45분]
안대희 "LG 압수수색, 위력시위 아니다"
기업체 강도 높은 수사 예고... 김성철 부산상의 회장 소환
▲소환되는 대통령 측근 노무현 대통령측근비리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19일 오전 서초동 대검찰청사에 김성철 부산상의 회장이 출석하고 있다. ⓒ 연합뉴스 진성철
"LG 압수수색은 위력시위가 아니며, LG는 단서가 있어서 압수수색했다."
19일 오전 'LG홈쇼핑 압수수색 이유'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한 안대희 중수부장의 답변이다.
송광수 검찰총장도 전날인 18일 대선자금 수사와 관련해 "출국금지된 사람들은 그 근거에 상응하는 조사를 받게 될 것"이라며 출국금지된 기업 핵심관계자 20여명에 대한 소환 조사가 빠짐없이 이뤄질 것임을 밝혔다. 기업체를 상대로 한 검찰의 '대선 비자금' 수사가 강도높게 진행될 것을 예고하는 발언이다.
'불법대선자금'을 수사중인 대검 중수부(안대희 검사장)는 19일 오전에는 김성철 부산상공회의소 회장을 소환해 조사하고 있다.
김 회장은 이날 오전 10시경 검찰에 재출두하면서 기자들이 '최도술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에게 지난해 대선 직후 금품을 줬느냐'고 묻자 "(돈을) 준 적이 없다"고 짧게 말하고 수사실로 올라갔다.
검찰은 김 회장을 상대로 최도술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에게 대가성 금품을 제공한 사실이 있는지 여부와 함께 지난 대선 때 자신이 운영하는 회사 사옥 일부를 민주당 선대본부로 무상 대여한 배경 등에 대해 집중 추궁한다.
앞서 김 회장 측에서는 "최도술씨에게 용돈조로 100만원을 준 것 외에 대가성 금품이나 불법정치자금을 제공한 사실이 전혀 없다"며 "회사 사무실을 빌려주면서 임대료를 받지는 않았지만 전기와 수도요금 등은 선대본부 측에서 다 지불했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18일 LG홈쇼핑에 대한 압수수색에 이어 조만간 출금조치된 구본무 LG그룹 회장 등 주요임원들을 불러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안대희 대검 중수부장 ⓒ 오마이뉴스 권우성
또한 검찰은 금호그룹으로부터 자료제출에 대한 승낙서를 받고 관련 자료를 임의제출 형식으로 넘겨받았다고 밝혔다. 검찰 수사관들은 전날(1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신문로1가 금호생명 사옥 내 그룹 전략경영본부와 금호타이어 등 사무실에서 대선자금 관련 각종 회계자료 등을 받아왔으며, 분석작업을 진행중이라고 전했다.
이외에도 검찰은 중견기업으로 알려진 서해종합건설에 대해서도 전날(18일) 오후 압수수색을 실시했으며, 서해종합건설의 대표인 김대회씨를 불러 지난 대선 당시 여야에 건넨 대선자금의 규모와 제공경위 등에 대해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검찰은 내일(20일) 출두하도록 소환통보한 나오연 한나라당 의원이 이날(19일) 오전 11시 자료를 제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검찰은 "일단 나오연 의원이 제출하는 자료를 검토한 후 내용에 따라 소환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 | 강신호 전경련 회장, 송광수 검찰총장 면담 | | | 기업체 수사 조속한 마무리 요청 및 수사협조 의사 전달할 듯 | | | |
강신호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이 19일 오후 3시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을 방문, 송광수 총장과 면담한다.
강 회장은 송 총장과 만난 자리에서 정치비자금과 관련한 기업체 수사를 조속히 마무리해달라는 요청과 함께 수사협조 의사를 전달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강 회장은 전경련 기자실에서 "LG홈쇼핑 건을 비롯해 수사가 자꾸만 확대되면 좋을 것이 없을 것 같다"며 "오늘중이라도 만나 수사를 빨리 끝내달라고 부탁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강 회장은 "(송 총장과 만나 무슨 이야기할지) 구체적인 얘기를 할 수는 없을 것이고 선처를 바라며 협조하겠다는 말을 할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면서 "검찰이 계속 조사해서 진상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도 의의가 있지만 우리 경제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고 한다. / 유창재 기자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