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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병 반대' 집회를 진행하고 있는 민변 회원들
'파병 반대' 집회를 진행하고 있는 민변 회원들 ⓒ 신종철
기자회견을 마친 변호사들은 가두 집회를 위해 ‘파병 반대’라고 쓴 어깨띠를 두르고 사무실을 나섰다.

변호사들은 우선 민변 사무실이 위치한 서초동 신정빌딩 앞에서 “헌법 파괴하는 파병결정 철회하라”등의 문구가 쓰인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며 가두행진을 시작했다.

가두행진을 하며 기자가 “집회시간을 점심시간에 잡은 이유가 있느냐”고 백승헌 민변 부회장에게 묻자 “아무래도 가두행진은 시민들에게 파병반대에 대한 의미를 설명해 공동참여를 꾀하고 또한 시민에게 보여주는 효과도 있는 만큼 점심시간에 이동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 선택했다”고 말했다.

백 부회장은 향후 활동계획에 대해서도 “다른 시민단체와 연계해 계속 파병반대 운동을 펼쳐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본격적인 가두시위는 교대역 4거리 인근 서초프라자 빌딩 앞에서 시작됐다. 변호사들이 처음에 구호와 행렬이 잘 맞지 않는 등 어색해하자 확성기를 잡은 김진욱 민변 사무차장이 “오랜만에 하니까 익숙하지 않아서 그러냐”고 농담을 던져 웃음이 쏟아졌다.

시위에 참가한 변호사들은 ▲헌법 파괴하는 파병결정 철회하라 ▲침략전쟁 가담하는 파병결정 반대한다 ▲부당한 미국압력 국회는 거부하라 ▲명분없이 국익없다 파병결정 철회하라 ▲이라크민중 외면하는 파병결정 철회하라 ▲이라크 평화 위해 미군은 철회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면서도 파병반대의 이유를 담은 전단지를 시민들에게 나눠주며 행진을 계속했다.

이를 지켜보던 시민들은 띠를 두른 변호사들의 가두행진에 익숙하지 않은 탓인지 의아해 하면서도 대체로 “잘 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70대의 한 노신사는 “미국의 파병 요구를 들어 주는 것은 약소국가의 비애”라며 “파병이 말이 되느냐”고 반문한 뒤 “변호사들이 나서 파병에 반대하는 것은 잘 하는 것”이라고 격려하기도 했다.

또 다른 한 시민은 “내가 뭐 말할 게 있느냐”며 대답을 피하면서도 “파병은 안 되지”라고 잘라 말했다.

변호사들은 정곡빌딩 앞 삼거리에서도 시민들을 상대로 구호를 외치고, 전단지를 나눠주며 집회를 가졌다. 이어 교대역 지하철 역사로 향했다.

분위기가 다소 무르익자 확성기를 바꿔가며 구호를 선창하는 모습도 보였다. “부당한 미국압력 국회는 거부하라” 등 국회와 관련된 구호가 나오자 “파병에 동의하면 낙선운동을 벌이자”는 목소리도 흘러나왔다.

기자가 옆에 있던 윤기원 변호사(민변 전 사무총장)에게 “낙선 운동도 할 것이냐”고 묻자 “(파병에 동의하면) 낙선운동도 해야지 (웃음)”라며 낙선운동의 뜻도 있음을 시사했다.

가두시위는 교대역 지하철 역사로 향했고, 민변 회원들은 역구내에서도 잠시 멈춰서 전단을 나눠주며 구호를 외쳤다.

이곳을 지나가던 시민들 중 일부는 변호사들의 ‘파병반대’구호에 “찬성한다, 찬성한다”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지만 간간이 박수를 보내는 시민과 “잘 한다”라고 격려하는 시민도 눈에 띄었다.

지하철 역사를 빠져 나와 역삼역 방향으로 시위행렬이 이어지자 어떤 변호사는 “역삼역까지 갑시다”라며 가두집회를 계속하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가두행진 중 교대역 7번 출구에서 파병반대 전단을 받아 든 땅콩을 파시던 아주머니는 기자에게 “자식을 생각하면 불쌍해서 눈물이 난다”며 “왜 우리 아들들을 그 멀리 싸움터까지 보내야 하느냐”며 눈시울을 적셨다.

그 아주머니 또 “요즘은 뉴스도 잘 안 본다. 절대 보내지 말아야 하고 변호사들이 나서 줘 고맙다”며 “내 생각을 말한 것일 뿐”이라고 사진촬영을 극구 사양했다.

한편 가두행진을 마친 변호사들은 오후 3시부터 저녁8시까지 민변사무실에서 추가파병 반대 농성에 돌입했다.

피켓을 들고 거리로 나선 변호사들
피켓을 들고 거리로 나선 변호사들 ⓒ 신종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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