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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윤영
요즘 초등학생들은 어른들보다 더 바쁘다. 학원가랴, 공부하랴 바쁜 일상을 보내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마술연습으로 신나는 하루를 보내는 '마술소녀'가 있다. 초등학교 5학년인 김민영(12)양이 그 주인공.

민영양은 마술의 매력에 흠뻑 빠져 날마다 연습을 하느라 여념이 없다. 이는 민영양의 하루가 신날 수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어느 날 TV 속에 등장한 이은결 마술사를 보고는 멋있다는 생각에 마술을 배우기 시작한 지 이제 막 한달. 아직 수준급 실력은 아니지만 카드, 동전, 종이컵, 고무줄 마술 등에는 자신이 있다. 어려운 것을 성공했을 때 정말 기쁘다며 해맑게 웃는 모습이 영락없는 천진난만 초등학생.

"마술을 배워보고 싶었는데 방법을 몰랐거든요. 그런데 어느 날 버스 광고를 보고 '아 이거다'하고 생각했어요."

그리곤 전화번호를 기억한 후에 집으로 돌아와 마술학원 전화번호를 꾹꾹 눌렀다.

그녀는 친구들이 마술을 보여 달라고 부탁을 할 정도로 친구들 사이에선 마술사로 통한다. 마술을 보여주면 모두들 신기해하고 좋아하고 그럴 때마다 마술을 배운 보람을 느낀다. 이제는 하루만 연습을 게을리해도 친구들이 바로 알아차리기 때문에 갈수록 연습량이 늘고있기도 하다.

마술을 배우고 싶어하는 친구들도 많지만 정작 마술을 하게끔 해주는 부모들은 많지 않다. 하지만 그녀의 부모는 마술을 배우고 싶다는 이야기에 반대하지 않았고 적극 도와줬다.

"다른 친구들은 공부 관련 학원만 다녔는데 애들 공부할 때 저는 마술을 배워요. 솔직히 저 때문에 걱정을 하긴 해요. 특히 아빠는 공부를 안할까봐 걱정하시기도 하고요."

부모님 걱정을 덜 시켜주기 위해 그녀 역시 컴퓨터로 공부도 하고 영어 학원에 다니고 있다. 그리고 시간이 날 때 틈틈이 마술 연습을 한다. 할 때마다 어려운 마술이 나오니까 조금은 힘이 든다는 어린 나이의 민영 양에게 마술은 신비의 대상이자 도전의 대상이다.

마술의 재미에 푹 빠져버린 민영양의 꿈은 마술사일까.

“제 꿈은 스튜어디스가 되는 거예요. 마술은 그냥 취미로 배우는 건데 중학생이 되더라도 계속 배우고 싶긴 해요.”

친구들 앞에서 춤이나 노래하는 것을 좋아하는 개성만점 민영 양. 연예인도 되고 싶었고 아나운서도 되고 싶었고, 하고 싶은 것이 많은 꿈꾸는 나이이기에 한 가지 직업을 갖는 게 아니라 여러 직업을 가질 수는 없냐고 부모님께 진지하게 물어본 적도 있었을 정도. 얼마 전에야 하늘을 나는 멋진 직업인 스튜어디스가 되기로 마음을 정했다.

민영양의 어머니 이인자(46)씨는 "주로 혼자 집에 있는데 마술을 배운 후에는 지루해 하지 않고 좋아해요. 스스로 알아서 공부도 잘 하죠. 몸이 약한데 건강하게 자라졌으면 좋겠어요."라고 당부의 말을 남겼다. 이어 영어를 배우는 이유도 스튜어디스가 되고 싶은 민영 양 스스로 선택한 것이라고 귀띔했다.

집에서 마술 학원까지 버스를 타고 왕복 80분. 그것도 길이 막히지 않아야 걸리는 시간이지만 작은 체구의 민영양은 피곤한 기색도 없이 혼자서 학원을 다닌다.

"토요일이 기다려지고 제일 좋아요. 예전에도 토요일이 제일 좋았는데 지금은 더 좋아졌어요. 다른 엄마, 아빠들은 마술을 못 배우게 하는데 전 하고 싶은 거 하게 해줘서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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