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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천절은 환웅천왕께서 풍백, 운사, 우사와 3000여명의 자신을 따르는 무리를 이끌고 백두산 신구벌 신시(지금의 백두산 천지연 근처로 추정)에 배달 나라를 세운 날입니다. 하늘도 이 날을 기뻐하는지 너무나 높고 푸른 하늘에 감탄하게 됩니다.

▲ 2003년10월3일 가을하늘
ⓒ 공응경


원래 코스는 2박 3일 여정으로 지리산으로 가기로 되있었는데, 길 따라 가다보니 처음 발을 내딛는 길이 좋아 공주를 지나 계룡산으로 가게 되었습니다. 계룡산으로 들어가는 도로 옆에 쭉 서있는 나무들은 바람에 휘날리며 붉게 물들이고 있었습니다. 아름다운 도로 길을 따라 계룡산이 나타났습니다. 맑은 계곡물을 따라 가다보니 어느 새 산 중턱까지 와 버렸습니다. 어디를 간다는 목표보다 내가 좋은 곳에 가면 그만 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 2003년10월3일 계룡산 오르던중 만난 아이들
ⓒ 공응경


▲ 2003년10월3일 계룡산
ⓒ 공응경


▲ 2003년10월3일 은선폭포
ⓒ 공응경


계곡을 따라 산을 오르다 보니 어린아이들이 노래를 부르며 놀고 있는 모습이 보입니다. 트럭 뒤쪽에 앉아 길을 나서는 비구니스님들도 보입니다. 저도 모르게 "안녕하세요"라고 큰 소리로 인사를 했습니다. 스님들도 반갑게 인사를 받아 주십니다. 산에서 만나면 왠지 모두가 친한 친구가 되는 것 같습니다. 하긴 월드컵 이후 우리 국민은 모두가 한 가족이지만요.

▲ 2003년10월3일 화엄사입구
ⓒ 공응경


▲ 2003년10월3일 화엄사
ⓒ 공응경


다음날 일찍 지리산으로 출발하였습니다. 천은사에서 만난 아저씨를 차에 태워주고 노고단 중턱까지 올라갔습니다. 아저씨는 바람 따라 산 따라 가고 싶은 곳을 다니신다며 여행길을 상세히 알려주십니다. 천왕봉을 가장 빨리 가는 길(중산리-법계사)을 알려주시고, 좋은 여행이 되라며 덕담도 잊지 않으십니다.

▲ 2003년10월3일 노고단
ⓒ 공응경

▲ 2003년10월3일 노고단에서 바라본 섬진강
ⓒ 공응경

▲ 2003년10월3일 노고단에서 내려가는 길에 노래부르는 부부
ⓒ 공응경


노고단에서 화엄사로 내려가는 길에 만난 한 부부는 크게 노래를 부르며 걷습니다. 저도 흥에 겨워 콧노래를 부릅니다. 아름다운 산길에선 자신도 모르게 노래가 나옵니다. 노래는 또 지루할 수 있는 여정을 즐겁게 만들어 줍니다. 장시간 산길을 걸었지만, 자연과 노래와 벗해 즐거운 하루가 저물어 갑니다.

▲ 2003년10월3일
ⓒ 공응경


여행이란 것이 어디를 보았고, 어디를 갔으며 무엇을 했다란 것이 중요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정말 무엇을 느꼈고, 무엇이 좋았고, 무엇을 함께했는지가 더 중요할 것 같습니다. 비록 원래 일정처럼 지리산을 다 둘러보진 못했지만, 가을 산이 주는 즐거움을 흠뻑 느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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