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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규 서울지검 조사부 부부장검사의 10월 3일자 <조선일보> 기고문
이영규 서울지검 조사부 부부장검사의 10월 3일자 <조선일보> 기고문

서울지검 현직 부부장검사가 국민적 관심이 집중된 송두율 교수 사건에 대해 이례적으로 <조선일보>에 글 기고해 논란이 일자 서울지검은 이에 대한 진상 조사를 벌일 방침이다.

이영규 서울지검 조사부 부부장 검사는 3일자 조선 기고문을 통해 송 교수 처리문제에 대해 "즉각 구속수사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서울지검 관계자는 3일 "이영규 조사부 부부장 검사가 글을 기고한 것은 일체 보고도 이야기도 하지 않은 돌출행동"이라며 "자체적으로 기고문이 실린 경위에 대해 파악하고 있으며, 휴일인 관계로 내일(4일) 바로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이 부부장 검사는 언론을 통해 지극히 개인적인 행동으로 자신의 견해를 밝힌 것"이라며 "더구나 간부급 인사가 무게 중심을 두고 행동했어야 하는데, 이번 행동은 돌출행동으로 검찰 내에서 공론화된 이야기를 하는 것도 아니고 개인적인 생각을 피력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직 검사가 이런 행동을 했다는 것은 있을 수도 없는 이야기"라며 "이 일은 글 내용보다는 '태도'에 대해 조사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내용 보다는 태도" 4일 조사 착수 예정

서울지검 관계자에 따르면 이 부부장 검사는 전날(2일) 퇴근시간에 글을 보내고 곧바로 퇴근해 버려, 검찰에서는 보도가 나간 후에야 기고 사실을 알았으며 그 뒤 바로 사태 파악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지검 관계자는 이 부부장 검사의 행동에 대해 "지극히 돌출적이고 우발적인 일이라 당황스럽다"면서 "(이 부부장 검사의 글을) 언론에서 받아주지 않은 것은 잘한 일이며, 만약 받아준다면 엉뚱한 '돈키호테'를 키워주는 것과 같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서울지검 관계자도 "수사를 하는 사람이 수사에 대해 제일 잘 알기에 다른 검사가 왈가왈부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면서 "상식이 통하는 사회인데 남의 사건을 언급하려는 것은 상식에서 벗어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논란이 되고 있는 이영규 부부장 검사는 조선 기고문를 통해 "일부에서 그(송두율 교수)에 대한 선처 주장이 나오고 있으나, 그것이 부당한 이유는 이렇다"면서 다섯가지 사항을 조목조목 설명하며 구속수사를 주장했다.

그가 밝힌 다섯가지 이유는 (1) 형평성 및 법집행의 일관성에 어긋난다 (2) 선처를 하려면 그럴 만한 정상 참작 사유가 있어야 한다 (3) 송두율씨가 외국인이므로 외교마찰 등 외교관계를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도 맞지 않다 (4) 시대상황과 법감정이 변했다는 주장도 설득력이 없다 (5) 공안사범이므로 정치적 고려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부부장 검사는 기고문을 통해 "수사중인 사건에 대해 다른 검사가 왈가왈부 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이 사건은 주임검사의 소신만 믿기엔 변수가 너무 많다"고 주장했다.

송 교수 변호인 "이해할 수 없는 일"

송두율 교수의 변호인인 김형태 변호사는 "신문의 '시론'이란 것이 개인의 생각을 전하는 것이라고 하지만 현직 검사가 수사중인 것에 대해 썼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면서 "더구나 지금 수사를 하고있는 검사에 대한 예의도 아니며 어째서 그런 글을 썼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검사는 평하는 위치에 있는 것이 아니라 임무에 맞는 책임을 수행하는 위치가 아닌가"라며 "어떤 경위로 글을 싣게 됐는지 궁금하다"고 항의의 표시와 함께 불쾌감을 나타냈다.

송 교수 사건 수사를 맡은 관계자는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면서 "개인적인 의견을 밝히는 글을 쓰는 것은 내부규정에 위배되는 것은 아니지만 조금은 이례적이긴 하다"고 말했다. 이어 "부부장이란 위치에 있는 사람인데 알아서 판단해서 한 것이겠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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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 대통령실 마감하고, 서울을 떠나 세종에 둥지를 틀었습니다. 진실 너머 저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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