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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취(1)
ⓒ 김자윤
금년에도 늦은 벌초를 하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벌초해야할 산소는 많고 주말 날씨는 좋은 날이 별로 없었기 때문에 오지에 있는 산소는 벌초가 늦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마침 지난 일요일은 모처럼 쾌청한 날이어서 열 일 제쳐놓고 벌초하러 출발했습니다.

우주발사대가 건설된다는 나로도 장자골에 산소가 있습니다. 그런데 그곳에는 오래전부터 사람이 살고 있지 않아 길 찾기가 무척 힘들었습니다. 더구나 올해는 비가 많이 와서 무성한 풀로 인해 등산 초반부터 그야말로 '밀림을 헤치고' 였습니다.

땀을 비 오듯이 흘리면서도 뭐 눈에는 뭐만 보인다고 벌초는 안중에도 없이 들꽃만 보였습니다. 유난히도 큰 수까치깨가 먼저 반겨주었습니다. 며느리밥풀, 활나물, 이고들빼기, 참취, 참꿩의다리가 널려있습니다. 무성한 가시넝쿨을 낫으로 간신히 쳐내고 올라가니 거제물봉선이 반갑게 맞이해줬습니다. 조금 더 오르니 갈퀴나물, 한라돌쩌기, 동부가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아름다운 들꽃 사진을 보고 카메라 조작 기술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충분히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아무리 훌륭한 사진작가라도 들꽃의 아름다움을 모두 표현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들꽃의 오묘한 색, 달콤한 향기, 자연 속에서만 느낄 수 있는 신비로운 느낌은 누구도 표현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누구나 관심을 가지고 자세히 들여다 보면 들꽃의 아름다움을 쉽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단지 사진작가는 그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법칙을 알기 때문에 쉽게 사진을 찍을 뿐입니다. 사진을 잘 살펴보면 그 법칙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주제에 시선이 모아질 수 있도록 주변 잡다한 것을 철저하게 제거하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뺄셈을 잘 하면 됩니다.

누구나 아름다워지고 싶어 합니다. 그러나 아름답게 보여주는 법칙은 잘 모르는 것 같습니다. 화려한 염색과 짙은 화장 그리고 요란한 치장이 아름답게 보여주는데 별로 보탬이 되지 않습니다. 자연스러움처럼 아름다운 것은 없다고 합니다. 아름다운 들꽃사진을 보면 알 수 있듯이 뺄셈의 법칙을 알면 아름답게 꾸미는 법칙을 쉽게 알 수 있을 것입니다.

들꽃을 사랑하는 사람이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 참취(2)
ⓒ 김자윤
▲ 참취(3)
ⓒ 김자윤
▲ 참꿩의다리(1)
ⓒ 김자윤
▲ 참꿩의다리(2)
ⓒ 김자윤
▲ 참꿩의다리(3)
ⓒ 김자윤
▲ 거제물봉선(1)
ⓒ 김자윤
▲ 거제물봉선(2)
ⓒ 김자윤
▲ 한라돌쩌기
ⓒ 김자윤
▲ 갈퀴나물
ⓒ 김자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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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로 정년퇴직한 후 태어난 곳으로 귀농 했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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