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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당전보, 부당해고, 노조 탄압 중단하라! 노동조합 인정하고, 교섭에 성실히 임하라!" 한국에바라정밀기계 앞에서 아침 출근시간을 이용해 '노조 탄압 분쇄 제2차 연대집회"를 열고 있는 노동자들
"부당전보, 부당해고, 노조 탄압 중단하라! 노동조합 인정하고, 교섭에 성실히 임하라!" 한국에바라정밀기계 앞에서 아침 출근시간을 이용해 '노조 탄압 분쇄 제2차 연대집회"를 열고 있는 노동자들 ⓒ 김용한
이 날의 연대 집회를 진행한 민주노총 평택안성지구협의회(의장 정병록)의 김은천 사무차장에 따르면, "일본계 회사인 한국 에바라에 노동조합이 처음 생기자, 회사가 노동조합을 인정하고 싶지 않은 모양인데, 회사는 정상적인 교섭에 성실하게 임해야 한다"며, 회사측의 태도 변화를 촉구했다.

이날 연대 집회에 참석한 평택안성지역노조 현호헌 위원장은 "노동조합의 책임자인 지회장을 부당 전보 발령하고, 조합원인 수습사원을 해고한 것은 부당하므로, 지회장은 원직으로, 수습사원은 해고를 철회하고 복직시켜야 한다"며, "회사는 조합을 인정한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노동조합 사무실 제공으로 보여줘야 하며, 특히 현재 대만 출신 노동자들을 대체 투입하고 있는데 이것은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회사측의 한 간부는 "우리 회사는 생산업체가 아니라, 모기업에서 반도체를 팔면 그것을 수리해 주는 회사"라고 밝힌 뒤, "노동조합을 만든 뒤부터는, 그 동안 해 오던 잔업을 노조쪽에서 거부하는 바람에, 납기를 맞출 수가 없어서 대만 사람들을 정식 용역 계약을 체결해서 쓴 것뿐"이라며 "그 동안 노조의 요구에 따라 네 차례 정도 교섭에 임했는데, 회사의 특별한 사정, 예를 들면, 사측 교섭위원의 해외출장이나, 일본인 공장장의 모친상 기간 같은 때를 빼고는, 노조를 확실하게 인정하고 있으며, 성실하게 교섭에 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노조쪽에서 주장하는 노조책임자 전보 발령 문제는, 거래처에서 출입금지를 당하는 등, 회사의 명예를 훼손한 일이 있었는데, 다른 회사 같았으면 해고 정도로 중징계할 수도 있었지만, 우리는 그렇게 하지 않고, 같은 기술 파트인 기술추진부로 인사발령한 것"이라며, "그것은 오히려 그분이 노조 책임자이기 때문에 회사가 배려한 측면이 크다"고 주장했다.

수습사원 부당해고 문제와 관련해서도 그는 "근로기준법도 그렇고, 우리 회사 내부 취업 규칙을 따르더라도, 우리 회사가 그 사람을 채용하지 않은 것일 뿐 해고시킨 적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수습사원 3개월 동안 거의 1개월 정도를 무단 결근하는 등, 부서장이 3개월을 종합 평가한 결과 부적격자로 판정나는 바람에 정식 채용을 안 한 것 뿐"이라는 것이다.

또한 "회사 공간이 좁아서 노조 사무실을 따로 마련해 주지 못하고, 회사원 수가 적어서 노조 전임자를 인정해 달라는 요구를 못 들어줄 뿐"이라며 "우리 회사는 경력 사원을 뽑을 때, 전에 다니던 회사에서 얼마 받았냐, 여기서는 얼마 받고 싶으냐고 물었을 때, 경력사원 지원자가 말하는 액수는 우리 회사 신입 사원 봉급의 3분의 2 정도밖에 안 되기 때문에, 요즘에는 아예 희망 봉급을 묻지 않을 정도로 우리 회사는 인간적이고, 직원 처우나 후생 복지 면에서 아주 좋은 회사"라고 주장했다.

"부당해고 철회라" "하루 전에 해고를 통보한 것은 누가 봐도 부당해고다" 에바라 앞에서 1인 시위를 하는 서강훈씨
"부당해고 철회라" "하루 전에 해고를 통보한 것은 누가 봐도 부당해고다" 에바라 앞에서 1인 시위를 하는 서강훈씨 ⓒ 김용한
그러나 이에 대해 "노조 활동을 이유로 해고한 것이므로 나를 해고한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하는 서강훈(25)씨는 "퇴근하다가 교통사고 나서 회사에 얘기하고 2주 정도 입원 치료를 받고, 퇴원한 뒤 이틀은 집에서 쉬느라고 못 나간 건데, 그걸 무단 결근이라고 하는 회사에 대해 정말 열받는다"며, "앞으로 회사가 원직에 복직시키지 않을 수 없도록 끝까지 싸우고, 지금까지 20일 넘게 진행해 온 출근시간 1인 시위도 계속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노조의 조직쟁의부장을 맡고 있는 윤세훈(32)씨는 "수습사원이라도 그렇지, 하루 전에 해고를 통보한 것은 노조 활동을 문제삼은 것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 동안 시말서 한 번 안 쓸 정도로 성실하게 일한 사람인데, 개인적으로 놀러 가서 사고 난 것도 아니고, 회사에서 퇴근하다가 교통사고가 나서 입원 치료한 건데, 그게 무슨 무단 결근이냐"고 반박했다.

황상진 지회장의 전보 발령에 대해서도, 윤 부장은 "황상진 지회장은 처음에 S 회사쪽으로 나갔다. 그러다 노조 지회장을 맡게 되자, S회사에 노조를 하면 안 된다며 출입금지를 한 것이다. 그래서 D 회사로 발령을 낸 것이다. 그래도 황 지회장이 회사측의 부당한 요구를 계속 거부하니까, 본사 사무실로 보낸 것이다. 맨 처음에 S회사로 나가던 사람들이 노조를 만든 건데, 노조 간부들은 D회사로 뺐다. 노조 간부가 아닌 다른 분들은 노동조합원인데도 여전히 S회사에 출입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 사무실 제공 문제와 관련해서도, 그는 "회사 공간이 좁아서 노조 사무실을 못 준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우리가 뭐 열 평이나 스무 평을 달라는 것이냐, 한 평이든 두 평이든, 사무실 구석이라도 좋으니까, 상징적으로 노조 사무실로 쓸 수 있도록 달라는 것인데, 그걸 안 주겠다는 것은 노조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것일 뿐"이라고 밝혔다.

노조 전임자 문제에 대해서도 그는 "우리는 현재 전임자 두 명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협상을 하면서 그것은 한 명이 될 수도 있는 문제다. 그런데, 사무실과 상근자 문제는 죽어도 안 되고, 복지 후생 문제나 갖고 협상하자며, 그런 내용을 복사해서 회사 여기저기 붙여 놓고 있는데, 그것은 회사가 성실하게 교섭할 생각이 없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회사는 지금 대만 사람들과 일본 사람들로 구성된 대체 인력을 쓰고 있다. 아마도 어떤 노무사한테 노조가 이렇게 나오면 법률적으로 언제쯤 쟁의행위에 들어가려는 것이니까 미리 대체 인력을 준비하는 게 좋겠다는 정도의 자문을 받은 것 같다"고 주장했다.

전보 발령의 당사자인 금속노조 황상진(31) 에바라 지회장은 "노조를 네 명이 설립했다. 설립신고서에 황상진 외 3명이라고 썼다. 그런데 어느날 그 동안 출입하던 S엘시디에 갔는데 출입이 안 되었다. 확인해 보니까, 회사에서 연락이 왔다며, 앞으로 출입할 수 없다고 했다. 나중에 그 3명도 출입을 거부당했다. 맨 처음에는 내 이름만 알다가 나중에 그 3명의 이름도 확인한 것 같다. 나중에 D회사에서도 출입을 거부했다.

그 회사에서는 나한테 '왜 잔업 특근을 안 하느냐?'고 물었다. 그 때 나를 포함한 외근 직원들은 잔업 특근 거의 다 하고, 나머지 시간에 노조 활동을 할 때다. 그런데 서강훈씨 해고에 분노해서, 내근 생산직 근무자들이 잔업 특근을 거부하고 있는 것 뿐이다.

윤세훈 조직쟁의부장도 반장으로서 여러 반원들의 책임자로 근무하다가, 최근 혼자 근무하는 곳으로 발령을 냈다. 본인 동의없이 전보발령하면 인권침해라는 국가인권의 결정도 있다. 나도 고등학교를 평택에서 나왔고, 집이 안성이고, 생활 근거지가 평택인데, 서울까지 출퇴근하고 싶겠나. 나는 생산부서나 운전이나 아무 거나 할 테니까 서울 발령은 싫다고 했다. 그런데 나를 서울로 보낸 것이 배려라니, 정말 어이가 없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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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박사 성공회대 외래교수 함께가는둥근세상 댕구리협동조합 상머슴 조합원 아름다운사람들식품협동조합연합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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