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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태홍 목포시장이 민선3기 중점사업으로 추진중인 '미항목포가꾸기'의 일환으로 착수될 예정인 '서산온금지역' 재개발에 대한 계획수정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어 논란이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목포문화원 강당에서는 '서산·온금지역 개발 어떻게 볼 것인가'라는 주제로 목포2030네트워크가 주최하고 목포시의회 도심균형발전연구소(회장 강원암)가 후원한 토론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는 토론자들은 "이주대책과 생계대책이 없는 상태에서 목포시가 거주민을 교체하는 전원주택이나 서구 항구도시 모방을 추진할 경우 6천여 주민들의 삶의 터전은 파괴될 것이다"며 "대부분의 토지가 공유지라 하여 주민을 소외시키고 일방적인 재개발을 추진할 경우 시와 주민 혹은 주민과 주민간의 갈등발생의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을 했다.

사회를 맡은 박찬웅 KYC목포지부장은 "2030네트워크에서는 시민사회단체가 구체적인 논의와 행동에 나서기 전에 지역의 급박한 현안에 대해 이 단체들에 속해 있는 20∼30대 청년들이 기초적인 토론을 진행하는 느슨한 연대다"며 "이번 토론이 서산·온금동 문제를 해결하는데 있어서 올바른 문제제기가 되기 바란다"고 밝혔다.

전태홍 목포시장은 지난 2002년 12월11일 목포시의회 221회 정례회에서는 백상훈 의원의 시정질문에 대한 답변을 통해 '쾌적한 주거공간 조성 등 정주여건 개선을 위해 서산·온금지구를 종합적으로 정비하고 주거환경개선사업의 지속적인 추진과 함께 소방도로를 적극 개설하겠다'고 발언, 리모델링에 비중을 두었으나 올해 들어 시드니와 나폴리를 모델로 하는 자연친화형 전원마을 건설로 방향을 선회해 인터넷 공간을 중심으로 이에 대한 찬반양론이 거세게 일고 있다.

윤형숙 - 불량주거지 아닌데 재개발 이해 안돼

주제발표에 나선 윤형숙 문화인류학과교수는 "시가 나폴리나 시드니 같은 미항으로 만들기 위한 일환으로 서산온금동을 개발한다면 세련된 주거환경과 생활수준이 가능한 외부인들의 유입을 상정한 것으로 주민들의 삶터를 빼앗아 전망 좋은 곳에 중산층의 빌라나 별장이 서게 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며 "결국 이주와 보상을 둘러싸고 시와 주민, 혹은 주민과 주민들간의 첨예한 대립을 하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또한 "세대당 평균 17년을 거주해 공동체가 잘 발달해 있고 1가구의 평균사용면적이 다른 도시의 보다 넓은데다 도로를 제외한 상하수도 등 정주여건이 좋아 주민들의 주거지에 대한 만족도가 높아 불량주택지구로 보기 어렵다"며 "지역주민의 참여도 없이 비민주적으로 논의가 진행되다 보니 주민들은 개발이 삶의 터전을 잃게 할 수도 있다는 것을 모르고 막연한 기대심리를 가지는 경우도 있으며 어업과 그물짜기, 어상자 만들기 등 유일한 생업공간을 잃게 됐을 때 재취직 프로그램이 없다는 것도 큰 문제이다"고 밝혔다.

덧붙여 "서산온금동은 목포개항 이후 초기에 형성돼 목포 고유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어 이를 개발해야지 세계화 시대이자 지방화 시대에 시드니와 나폴리를 생각하는 것은 흐름에 맞지 않다"며 "공약에 걸맞은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자 하는 시장에게는 매력이 없겠지만 주민참여를 통해 80%에 육박할 것으로 보이는 시유지나 국유지를 지역사람들에게 불하한 다음 스스로 현지개량(upgrading)하는 방법을 강구해 봐야 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김대호 - 타 지자체 실패한 아이디어, 철암서 배워라

사례발표에 나선 김대호(목포대학교 도시 및 지역개발학과 석사과정)씨는 '철암의 특별한 희망찾기와 서산온금동 개발'이라는 주제를 통해 "태백시 철암동은 1987년 정부의 석탄산업합리화 정책으로, 서산온금동은 정부의 어업구조조정으로 쇠락의 길을 걷고 있으며 공유지와 사유지에 자리잡은 무허가 주택과 협소한 도로, 문화교육공간 부족 등으로 산업화의 그늘이라는 공통점이 있으나 석탄도시와 항구도시라는 특성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어 다른 지역과 차별되는 경쟁력으로 자리잡을 것이다"며 "태백에서도 철암에 신산업단지 유치를 실패했고 주택단지 등을 시도했으나 주민들에게 철저하게 외면당한 채 수 년째 입주자 없는 애물단지화 되는 등 이미 실패한 아이디어를 무리하게 적용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또한 "사람들이 떠나는 이유는 경제적인 이유보다 교육여건이 좋지 않은 탓이므로 지역회생 비용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교육여건 개선에 투자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며 "목포시의 경제정책 부재를 악화된 지역경제를 사실상 목포를 먹여 살려 온 항구를 희생시킴으로써 찾으려 한다면 목포는 장기적인 불황으로 추락할 것이다"는 주장을 폈다.

개발방식에 대해서는 "사는 사람을 몰아내고 새로운 사람을 채우는 것이 아니라 사는 사람이 계속 살 수 있도록 하는 회생전략으로서 리모델링은 도시계획의 기본이다"며 "목포시는 도로개선과 소공원 등 기반시설을 책임지고 일정한 조건을 통해 불법주택을 양성화 해주면서 주민들의 자발적인 주택의 리모델링(주택개량, 입식부억, 수세식화장실 등)을 저리융자 등을 통해 지원하는 것이 타당 할 것이다"고 말했다.

덧붙여 "작위적인 공청회 등을 통해 보상에 대한 환상을 심어주고 시의 입장을 설득할 것이 아니라 주민들의 자발적인 논의와 주체적 참여를 통해 개발방향이 나오도록 해야 할 것이며 이 과정에 주민과 시, 대학, 시민사회가 망라된 협력관계는 필수다"고 지적했다.

김혜정 - 시가 주민공동체 파괴할 권리 없어

토론자로 나선 김혜정 민주노동당 목포지구당 선전부장은 "서산동의 경제적 빈곤은 사회, 경제, 교육, 문화 전 부문에서 낙후를 초래하고 있으며 이러한 현상들은 대를 이어서까지 재생산되고 있다"며 "단순히 시혜적인 복지정책의 반영으로 해결될 수 있는 단계는 지났으므로 재개발이라는 획기적인 변화에 대해서도 고민해 볼 필요는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덧붙여 "그러나 '미항'이라는 미관상 이유가 됐건 '지역개발'이라는 경제적인 이유가 됐던 주민들의 삶의 공간을 파괴할 권리는 누구도 없는데 목포시가 외국도시를 모델로 한 해안 전원주택단지 조성이라는 당혹스러운 재개발 계획을 세운 데서 모든 문제점은 출발한다"며 "이는 중산층 지역화에 따른 원주민 추방, 저소득층 밀집지역이 특성상 서로간 연계고리를 가지고 진행되어온 생산기반의 관계망 해체, 또 다른 영세민의 집단화 등 문제를 야기시킬 것이다"고 주장했다.

또한 "주택 재개발이라는 단선적인 논리는 서산·온금지역의 여러 문제점을 해결하는 데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는 재개발 사업의 일부분 일뿐이며 취업, 교육, 공공기반 등 복합적인 요인에 대해 다양하게 고민하고 개발된 지역의 혜택이 주민들에게 되돌아가도록 해야 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최선국 - 전태홍 시장의 즉흥적 아이디어 불과

이어 토론에 나선 최선국 목포21기자는 "서산온금동 재개발이 장기적인 마스터플랜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전태홍 시장의 즉흥적인 아이디어를 출발한 것이라는데 문제점이 있다"며 "목포시가 윌링턴이나 시드니와 같은 서구적 외국항을 모델로 삼는다면 결국 도시 속의 또 다른 섬을 양산 할 것이다"고 지적했다.

또한 "시가 이주대책을 세운다고 하지만 전례를 봤을 때 믿을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이를 통해 구도심을 활성화시킨다고 하는데 상권을 살리고 사람을 모으는 것이 아니라 일자리를 잃게 하고 이주시키는 것은 비상식적인 일이다"며 "현재 미항가꾸기 사업이 용역이 끝나지도 않은 상태에서 서구적 미항 이야기를 미리 이야기하고 단위사업부터 추진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김경완 - 서산·온금동은 인류학의 박물관 보존돼야

마지막 토론자로 나선 김경완 전 목포환경연합 사무국장은 "서산온금동은 항구의 역사와 목포개항 1백 년을 고스란히 간직한 곳으로 개발전제 조건으로 재개발 대상 지역민들의 생활형태, 생산수단, 세대별 실태가 얼마나 정확하게 접근되었는지, 국가나 지자체가 그까짓 것이 뭐가 중요하냐고 무시하고 진행한다면 겉보기만 그럴싸한 반쪽 짜리 개발밖에 되지 않는다"며 "각종 인프라가 하당을 거쳐 남악신도시 등 북으로 이동하고 있는데 교육시설도 편의시설도 없고 경관만 좋은 서산온금동으로 올지 의문이고 멋진 팬션과 주택단지를 짓겠다는 목포시 계획은 너무 앞선 것이다"고 밝혔다.

"주민들을 일방적으로 소거하는 것은 무주택자들의 대량생산만 낳으므로 이주가 가능한 이들은 경제적 지원을 해주고 이주가 불가능한 이들은 개선된 주택을 공급해 주어야 할 것이다"며 "빈터에는 남도에 어울리는 난대림 상록수를 심어 유달산 녹지의 고도를 낮추게 될 것이며 주변주택과 어울리게 될 것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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