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한국씨티즌노조 3차 일본원정투쟁단의 기자회견 모습.
한국씨티즌노조 3차 일본원정투쟁단의 기자회견 모습. ⓒ 오마이뉴스 윤성효
올해 1월 외국자본이 철수하자 부당폐업철회투쟁을 하고 있는 한국씨티즌 '아줌마 노동자'들이 3차 일본 원정 투쟁에 나섰다. 금속산업연맹 정식화 부위원장과 조합원 서명진(44) 박순례(50) 심정희(47) 김점옥(40)씨 등 5명은 19일 오후 김해공항을 출발해, 일본으로 향했다.

아줌마 노동자들 뜨개질로 투쟁 기금 마련

▲ 공장 건물 3층에 진열해 놓은 뜨개질 제품들.
ⓒ오마이뉴스 윤성효

한국씨티즌 아줌마 노동자들은 지난 1월부터 투쟁을 벌이면서 뜨개질을 하고 있다. 이들은 거리 집회나 선전전을 하고 틈나는 대로 뜨개질을 했다. 이들이 만든 뜨개질 제품은 일반인들에게 내다 팔아 투쟁기금으로 쓰이고 있으며 현재까지 100개가 넘게 팔렸다.

뜨개질한 물품은 옷과 가방, 모자, 지갑, 신발 등 다양하다. 공장 건물 3층에는 아줌마 노동자들이 만든 뜨개질 제품이 진열돼 있다. 한 아줌마 노동자는 "투쟁이 시작되면서부터 뜨개질을 처음 했다"면서, "한두 사람이 하다 보니 지금은 솜씨 있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녀는 "뜨개질을 하면서 서로의 단결된 의지를 확인했다"면서, "뜨개질을 하면서 갖는 바람대로 공장 재가동 등의 현안이 빨리 풀려나가길 바란다"고 소망을 표현했다. / 윤성효 기자
금속산업연맹 한국씨티즌노동조합(위원장 박성희)은 1차 4명, 2차 2명이 참가해 씨티즌 본사에서 원정 투쟁을 벌여왔다. 이런 가운데 지난 8월 13일 박성희 위원장이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구속됐으며, 다른 2명의 간부들은 수배 상태다. 또한 26명의 조합원에 대해 총 18억원의 손해배상 가압류를 제기해 놓고 있다.

3차 투쟁단은 출국에 앞서 마산자유무역지역 내에 있는 한국씨티즌 공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공장 재가동과 87명에 대한 고용 보장△청산자금 200억원에 대한 투명한 사용처 공개 △원활한 교섭을 위해 고소고발과 손해배상 취하 △본사의 성실한 교섭 △한국정부는 자유무역지역 내에서 벌어지는 현 사태와 외자기업의 근본적인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설 것 등을 촉구했다.

노조는 최근까지 세 차례 한국씨티즌 전 사장과 교섭을 벌였지만, 성과가 없었다고 보고 있다. 8월 9일 열린 교섭결과에 대해, 이명숙 위원장 직무대행은 "정동화 창원시의원의 주선으로 어렵게 교섭이 열렸는데, 전 사장은 자기에게 별다른 권한이 없다고 했고, 공장을 비워주면 고소고발 취하와 손배가압류를 풀어줄 수 있다고 해 결렬되고 말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죽어도 공장은 비워줄 수 없다"고 말했다.

3차 투쟁단은 일본 전국통일노조에서 제공한 장소에서 숙식을 해결하고, 전국통일노동조합, 한일민중연대네트워크 소속 단체, 전노협 소속 단체들과 함께 투쟁을 벌일 계획이다. 투쟁단은 씨티즌 본사 항의투쟁과 일본시민대상 선전전, 씨티즌 대리점 타격투쟁 등을 계획하고 있다. 1차와 2차 원정투쟁이 준비작업에 치중했다면, 3차 투쟁단은 본격적인 투쟁을 벌인다는 것.

금속산업연맹과 한국씨티즌노조는 우리 정부에서 미온적으로 나온다며 비난하고 있다. 정식화 부위원장은 "노동부나 자유무역지역관리원, 자치단체 등에 대책을 세워줄 것을 요구했지만, 청산에 법적으로 하자가 없고 도와줄 수 없다는 말만 들었다"며 "외자기업의 횡포에 대해 속수무책인 정부가 원망스럽다"고 말했다.

한국씨티즌노조는 청산자금 200억원의 사용처가 분명하지 않다며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이들은 "최근 전 사장을 만났더니 청산자금으로 200억원을 본사로부터 받아 사용처를 공개했지만 의혹이 많다"면서, "부채 40억원을 갚았다고 하지만 확인할 길 없고, 노동자 퇴직위로금 119억원 이외에는 마땅한 사용처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씨티즌노조 조합원들은 이날 3차 원정투쟁단 출정식을 열고, 단원들을 격려했다. 아줌마 조합원들은 집회에서 "질긴 놈이 이긴다. 끝까지 투쟁하자"는 등의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한편 한국씨티즌 전 사장은 "손을 뗀 지 이미 오래 지났다"면서, "권한도 없기에 무어라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 오마이뉴스 윤성효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