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3박4일 일정으로 평양에서 열리는 2003년 8·15 민족공동행사에 참가하기 위해 14일 오전 남측 대표단 일행 300여명이 인천공항을 통해 북한으로 출발했다.

이번 방북단은 14일 평양 도착 후 만경대 소년학생궁전 참관을 시작으로 15일 8.15 민족대회 본대회를 갖고 부문단체별(종단·민화협·통일연대·노동·농민·여성·청년·문예·학술·언론·환경) 상봉모임을 진행한다. 방북단은 그외 일정을 마친 후 오는 17일 일요일 오전 평양을 출발해 귀국할 예정이다.

이번 남북공동행사는 전 해에 비해 북핵 문제를 둘러싸고 북·미간 감도는 냉기류와 고 정몽헌 현대아산 이사회 의장의 자살로 인한 남북경협의 불안감들이 조성되고 있는 가운데 열려 특히 관심이 쏠리고 있다.

남북공동행사에 참가하기 위해 대구경북지역 시민사회단체 대표단 5명도 이번 방북길에 함께 올랐다. 지역 방북 대표단은 오규섭 목사(대구경북통일연대 집행위원장), 금병태 변호사(평화통일대구시민연대 공동대표), 정우달 의장(민주노총 대구지역본부), 정진구 의장(경산민주단체협의회), 이태헌 지도위원(조국평화통일불교협회)으로 구성됐다.

지역 방북 대표단 중 금병태 변호사, 정우달 의장(이상 상임대표), 오규섭 목사(집행위원장)은 오는 21일부터 북측 선수단과 응원단이 참가하는 가운데 열리는 대구하계유니버시아드를 대비해 60여개 시민사회단체가 결성한 '통일유니버시아드시민연대' 대표 인사로 그 활동이 주목 받고 있기도 하다.

<오마이뉴스 대구경북>은 이들 방북단이 평양으로 떠나기 전날인 13일 밤 오규섭 목사와 전화인터뷰를 가졌다.

오 목사는 80년 광주민중항쟁 이후 교회 각성 운동 차원에서 민중교회를 실현하기 위해 대구 남산동에서 둥지를 튼 이웃교회(현 중구 동인동 소재)에서 9년째 목회 활동을 벌이고 있다.

58년생인 오 목사는 대구 출생으로, 한신대 신학대학원을 졸업한 후 92년도에 안수를 받아 목회자의 길로 들어섰다. 이웃교회 활동 외에 다양한 시민사회운동에 참여했던 그는 최근 발족한 대구경북 통일연대 집행위원장 직을 맡고 있기도 하다. 오 목사는 이번에 처음으로 방북길에 올랐다.

오 목사는 전화인터뷰에서 "남북공동행사가 불안정한 정세 속에서 한반도가 평화를 원하고 있다는 보편성을 전 세계를 향해 보여주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또 방북단 일정 중 남북협력사업장(주사기, 어린이영양 공장)이 포함돼 있는 것에 대해 "시사하는 바가 큰 것으로 본다"면서 "그만큼 북측도 남한과의 경제교류를 희망하고 의지를 보여 주고 싶어하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다음은 오 목사와 가진 전화인터뷰 요지이다.

- 이번이 첫 방문길인데 설레이지 않은가.
"8·15 행사가 열리는 지금이 예전과는 분위기가 달라 설레임이 더 한 것 같다. 아무쪼록 이번 남북간의 만남이 6자회담이 열리는 외적인 상황에서 한반도 평화에 기여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 최근의 한반도 정세에 대한 시각이 궁금하다.
"주변 국가인 러시아, 미국, 일본의 움직임이 한반도 평화와 직결되는 상황인 것 같다. 특히 중국의 역할이 급속도로 상승하고 있고, 일본의 군국주의 부흥 태동이 보이는 시점에서 주변국의 이해관계 속에서 남과 북 모두 민족생존권의 문제를 위해 주체적인 힘을 모아나가야 할 시기라고 생각한다."

- 이번 남북공동행사의 역할이 그만큼 큰 것 같다.
"우리 모두 한반도의 평화를 원하고 전쟁을 반대한다. 이번 남북공동행사가 불안정한 국제정세 속에서 한반도가 평화를 원하고 있다는 보편성을 전 세계를 향해 보여주는 기회가 될 것이다."

- 지역에서 대구U대회 개최에 북한이 참가하면서 통일 분위기를 높이자는 열기가 있다. 이번 방북에서도 그 부분과 관련한 활동이 있나.
"지역 방북대표단에 통일유니버시아드 시민연대의 대표들이 계시다. 이분들과 북한측과 만나 우리가 직접 만든 대회에서 북한 응원단인 '아리랑' 단원들이 입을 응원복을 전달할 예정이다. 아마도 이런 과정을 통해 북녘 사람들에게 U대회를 통일의 기운으로 맞자는 분위기가 생길 수도 있을 것 같다."

815 민족공동행사 참가 방북단의 행사일정
16일 오전 남북협력사업장 참관

8월 14일
오전 11시 평양도착
오후 4시 만경대 소년학생궁전 참관

8월 15일
오전 10시 개막행사, 본대회(능라도 공원)
12시 부문단체 상봉모임(능라도 공원/ 점심)
오후 3시 체육오락경기 (능라도 공원)
7시 축하연회 (양각도 호텔, 부문단체별 함께 식사)

8월 16일
오전 8시30분 동명왕릉 참관
10시30분 남북협력사업장 참관 (주사기 공장, 어린이영양공장)
오후 4시30분 남북합동공연 및 폐막식 (대성산 남문 앞 야외)
7시 환송연회(고려호텔)

8월 17일
오전 8시30분 종교예식 참관 및 인민대학습당 참관
오전 11시 평양 출발
- 최근 고 정몽헌 의장의 자살 등으로 냉기류가 있는 것 같다. 방북단도 긴장해 있을 것 같다. 어떤가?
"통일교육을 받는 가운데도 약간 긴장된 느낌을 받고 있다. 특히 방북단들에게 교육시 여러 가지 주문들도 많이 있고... 무엇보다 남한 내 보수진영에 빌미가 되지 않도록 돌출행동을 자제하자는 이야기도 방북단 내부에서 있다."

- 정 의장의 자살로 남북경협의 차질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다. 어떻게 생각하나.
"경제교류는 정치적인 의미를 떠나 남북이 하나가 되는 계기가 된다. 북측의 체제 보장과 맞물려 복잡한 상황이지만 민족공존 차원의 관점에서 심도 있게 준비하는 남북간 경제교류가 필요한 것 같다. 이번에도 북측에서 남북공동행사 일정 중 남북협력사업장을 돌아보는 것을 잡은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큰 것으로 본다. 그만큼 북측도 남한과의 경제교류를 희망하고 의지를 보여 주고 싶어하는 것 아니겠나."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내일(14일)이면 북녘 땅을 밟고 북의 동포를 만나는 것이 무척이 기다려진다. 어떤 이야기를 건네고 어떤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지 무척 설렌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대구경북 오마이뉴스(dg.ohmynews.com)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