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거리에서 선전전을 진행하고 있는 노조원들.
거리에서 선전전을 진행하고 있는 노조원들. ⓒ 민주노총 제주지부
ⓒ 민주노총 제주지부
이후 원장 측은 노조원들을 기숙사에서 내쫓고 지난 6월 19일 대한안마사협회의 이름으로 노조원 13명에 대한 인적 사항을 시각장애인이 이용하는 전화 사서함에 게시해 안마시술소에 취업하지 못하도록 공지하는 이른바 블랙리스트를 작성하기도 했다. 또 조정 신청 이후 대체인력을 투입하고 안마사협회를 끌어들여 조합원들을 폭행하였다.

급기야 8월 5일 안마원 측은 파업이 계속될 경우 오는 21일 폐업하겠다고 조합원들에게 통보했다.

노조는 블랙리스트 공지와 관련해 제주경찰서와 제주지방 노동사무소에 고소장을 제출한 상태이며 이에 앞서 지난 5월 21일 밤부터 22일 새벽 사이 노조측과 대한안마사협회 관계자들 간 몸싸움과 관련한 폭력사태에 대해서도 노조측은 양예홍 원장외 대한안마사협회 관계자 6명을 폭력 혐의로 22일 제주경찰서에 고소했다.

그동안 안마원 노사는 최근 제주도장애인총연합회의 중재로 2차례 협상에 나섰으나 안마원측이 노조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고수해 협상이 결렬됐다.

노조는 노조활동 인정을 바탕으로 급여 현실화를 주장하고 있지만 사용자측은 이에 대해 노조해산 후 대화라는 방침만을 고수하고 있다.

통합안마원은 시각장애인들이 호텔 투숙객을 상대로 안마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 안마료는 3만7천원이지만 그 중 임금으로 받는 금액은 1만7천5백원에 불과하다. 나머지 1만9천5백원은 원장이 관리한다. 이 같은 기형적 임금구조는 제주뿐만이 아니라 전국에 걸쳐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하도급 현상으로 안마사 노동자에 대한 착취가 공공연하게 자행되는 토대가 되고 있다.

노조는 "안마사 협회에서 정한 기준은 그대로 두더라도, 일ㆍ숙직 수당과 설날·추석 50%씩 100% 상여금, 출퇴근 교통비 지급을 요구했지만 원장은 이 마저도 수용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노조의 이같은 주장에 대해 사측은 지난 6월 '안마사 노조원들의 노동쟁의에 대한 대한안마사협회 제주지부와 제주통합안마시술원의 입장'이란 성명서를 통해 △ 안마사 노동형태의 특수성 고려 △ 장애인고용장려금제외업종 △ 경기불황 △ 안마사는 기본적으로 자영업이어서 노조 인정은 타당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안마사 노조원들의 요구사항은 정당하지 않을 뿐더러 수용할 수도 없는 것이며, 대한안마사협회와 제주통합안마시술원 측에서도 수용하지 않는 것이 아니고 못하기 때문에 안마사 노조원들이 계속 자신들의 주장을 굽히지 않는다면 제주통합안마시술원을 폐업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안마사 협회는 민주노총이나 시민단체의 연대에 대해서도 안마사제도에 대해 아무런 책임과 의무도 없는 외부세력이 이번 통합안마원 분규에 개입하고 있다며 협회는 이번 회원 분규의 갈등 조정에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같은 첨예한 대립에 대해 관계당국은 적극적인 문제 해결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 그간 파업에 돌입한 지 70여 일째 접어든 가운데 노측은 연일 거리 집회와 삭발 투쟁을 강행하고 사측은 폐업 방침으로 맞서는 등 노사관계가 악화되고 있으나 제주도와 제주지방노동사무소 등 노동·복지 관련 당국은 뾰족한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7월 20일 노조가 도청장과의 면담을 요구하며 제주 도청을 방문한 자리에서 담당 보건복지국장은 “노사 양측의 주장을 면밀히 검토하겠다”며 “통합안마원 파업사태를 단순한 노사문제로 보지 않고 장애인복지차원에서 바라보는 등 다각적으로 해결방안에 대해 생각하겠다”고 말했으나 아직까지 이렇다 할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

안마사의 노동자 지위에 대한 논란은 이미 1992년 대법원 판례에서 노동자로 보아야 한다고 결정한 바 있다.

이번 한국시각장애인합회 지부인 사측의 노조 인정 문제는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가 기본적으로 노조를 인정하고 있지 않고 있다는 측면에서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장애인학생지원네트워크(eduable.jinbo.net) 사무국장을 맡아 장애인들의 고등교육기회확대와 무장애배움터 실현을 위해 힘쓰고 있습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