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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부터 저수지 준설작업이 재개되면 흙탕물로 인한 영농피해 분쟁이 더 커질 우려에 있다.
8월부터 저수지 준설작업이 재개되면 흙탕물로 인한 영농피해 분쟁이 더 커질 우려에 있다. ⓒ 이국언
광산구 옥동·명화동 주민들이 인근 저수지 준설작업으로 인해 흙탕물 피해를 입었다며 공사중지와 대책마련을 호소하고 있다.

이 저수지 준설사업은 농업기반공사 광주장성지사가 자체준설 사업으로 발주한 것으로, 지난 99년부터 시작돼 3차례에 걸쳐 추진되고 있다.

지정 저수지는 상류부에 40여년 넘게 군부대 포 사격장이 위치해 있어 그동안 토사 유입으로 인한 저수량 감소로 준설에 대한 주민요구가 있어 왔다. 지난 2월 발주한 3차 준설은 오는 2004년 12월까지 사업량 54900㎥ 계획으로 ㄱ기업이 사업을 맡고 있다.

1년 내내 흙탕물, 모도 물고기도 죽어

인근 주민들은 준설사업이 졸속으로 이뤄져 영농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강우석(58)씨는 "평소 비가 온 뒤 흙탕물은 보통 2∼3일이면 가라앉는데 준설로 인해 1년 내내 흙탕물이 되고 있다"며 "흙탕물로 어린 모가 다 녹아 내리고 물고기도 다 죽다시피 했다"고 말했다. 또 "병충해 방제 시기인데 농약에 흙탕물이 섞여 효과가 없다"며 대책을 호소했다.

벼가 노랗게 타 들어 가고 있다. 주민들은 준설로 인한 흙탕물과 기름띠 유입을 원인으로 꼽고 있다.
벼가 노랗게 타 들어 가고 있다. 주민들은 준설로 인한 흙탕물과 기름띠 유입을 원인으로 꼽고 있다. ⓒ 이국언
900여평의 벼 논 군데군데가 노랗게 타들어 가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는 이승희(60)씨는 "토사를 치우지 않고 쌓아놓다 보니 상류에서 흘러 내려오는 물이 내려가지 못하고 역류하는 현상이 발생했다"며 "기름 띠와 같이 역류하면서 피해가 커졌다"며 원인을 준설 탓으로 돌렸다.

농업기반공사 광주장성지사는 영농철 3개월여간 준설토 채취를 중지하도록 시행조건을 달긴 했으나 수중준설로 이뤄지는 흙탕물에 대한 논란은 여전한 상태다.

주민 이준경씨는 "준설업자가 모래만 파가고 뻘은 쌓아두다 도로 파묻고 있다"며 "준설하라고 했지 모래 채취하라고 한 것이냐"며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뻘 많아 오히려 손해만 입었다"

이에 대해 사업주 최아무개씨는 "타산을 기대하고 뛰어들었지만 몇 차례 사업이 지연 된데다 90%가 뻘이어서 수 억원의 손해만 입게 됐다"며 "뻘이 많아 장비투입이 어렵다보니 수중준설로 인한 사업비 부담만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최씨는 또 "흙탕물로 피해를 입었다고 하지만 뻘과 흙탕물이 오히려 객토와 시비효과가 있다는 얘기가 많다"며 "뻘이 어느정도 말라야 반출이 가능한 만큼 8월부터나 반출이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시와 농업기반공사 책임론 부상

충분한 사업타당성 없이 허가를 내준 광주시와 관리주체인 농업기반공사의 책임론도 부상하고 있다. 예산문제로 준설이 이뤄지지 못한 이 저수지는 지난 99년 현 사업자 최씨가 '자체준설 방식'으로 사업을 신청하면서 준설이 시작됐다.

자체준설이란 국비나 지방비 등의 예산을 들이지 않고 사업자가 준설에 따른 비용을 부담하는 것으로, 사업자는 대신 골재 채취 수익을 가져가는 방식이다. 농업기반공사 또한 이 과정에서 사업자로부터 골재 채취료 명목으로 루베(㎥) 당 1820원의 채취료 수익을 얻고 있다.

사람 키를 몇배 넘는 모래가 준설 현장에 쌓여 있다. 사업자는 뻘이 많아 타산이 맞지 않는다고 한다.
사람 키를 몇배 넘는 모래가 준설 현장에 쌓여 있다. 사업자는 뻘이 많아 타산이 맞지 않는다고 한다. ⓒ 이국언
농업기반공사 광주장성지사는 이 지정제 준설사업으로 저수량 확보와 함께 총 6630만원의 수익창출을 기대하고 있다. 한마디로 '도랑 치고 가제 잡는' 효과를 얻고 있는 것이다.

사정이 이러하다보니 신중한 판단 없이 허가를 내준 광주시나 농업기반공사 모두 주민들의 원성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달 25일 개최된 주민 설명회는 주민들의 원성이 쏟아지면서 파행을 빚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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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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