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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에 덮인 이와테산
ⓒ 고이와이농장
들어가는 글

“여행처럼 즐거운 인생은 없다”고 한다. 그 여행에 아름다운 자연과, 따뜻한 인정 그리고 그 나라 고유의 문화를 볼 수 있으며, 편안한 잠자리에 그 지방 특색의 음식을 맛볼 수 있다면, 이보다 더 즐거운 인생이 있을까?

필자는 지난 2003년 2월 6일부터 2월 12일까지 6박 7일 동안 일본 기타도호쿠 지방인 아키타, 이와테, 아오모리 3개 현을 기행한 바 있다.

이 행사는 일본 북동북 관광추진협의회 초청으로 이루어진 바, 필자는 한국 방문단의 일원으로 참가했다.

영화 <철도원>, <러브레터> 를 보면서 일본의 북동북 지방의 아름다운 설경을 그렸던 바, 그곳을 눈이 시리도록 엄청난 눈더미를 실컷 보고 왔다.

무더위로 짜증나는 계절에, 나의 눈 이야기와 그림(사진)이 독자의 몸과 마음의 피로를 씻는데 도움이 되기를 바라면서, 이 연재를 시작한다. 지금 계획은 20여 회 예정이다. 가능한 시원한 그림을 많이 보여 드리겠다.

아키타로 가는 길

2003년 2월 6일 맑음
05: 30, 간밤에 늦게 잤지만 여행에 대한 기대가 부푼 탓으로 예삿날보다 일찍 일어났다. 간밤에 꾸려놓은 짐을 다시 점검했다.

▲ 설경(도와다 국립공원으로 가는 길), 아오모리
ⓒ 박도
06: 00, 인천 공항은 초행길이라 조금 일찍 나섰다. 공항버스를 이용하기로 했다. 아내가 대학로까지 승용차로 태워줬다.

06: 40, 아직도 어둠이 다 가시지 않았다. 이른 시간이라 공항버스는 붐비지 않았다. 공항버스가 돈화문 앞, 안국동, 적선동, 유진상가, 연희동, 성산회관으로 지나갔다. 굳이 대학로까지 가지 않아도 되었는데, 노선을 몰라서 대학로까지 갔다. 무엇이든 모르면 불편하고, 시간과 돈을 낭비하기 마련이다.

이른 아침이라 텅 비다시피 한가한 공항로를 상쾌하게 달렸다. 참 팔자 좋은 놈이다. 일주일 쉬었다가 일본을 또 가게 되었으니.

지난 번 일본 기행은 친구 따라 방송대 일본학과 수학여행단에 끼어 후쿠오카, 오사카, 나라, 교도 등 주로 일본의 남부지방 문화유적지를 탐방했는데(2003. 1. 23 - 1. 28.), 이번에는 제자의 주선으로 북동북 지방의 자연 경관과 민속을 탐방하러 가니 어쨌든 팔자 좋은 놈이다.

두 눈 부릅뜨고 제대로 바로 보고 와서, 좋은 작품을 남기는 게 이들의 호의에 보답하는 길일 게다.

07: 40, 인천 공항터미널에 닿았다. 서해의 한 낙도가 이렇게 거대한 공항이 될 줄이야. 사람 팔자만 아니라 섬 팔자 역시 알 수 없나 보다. 무명의 영종도가 동북아 중심 공항으로 탈바꿈했으니.

09: 50, 출국 수속을 모두 마치고 기내로 들어갔다. 여럿이 움직이면 늘 분주하고 정신이 없다. 각자 자리에 앉은 후 그제야 우리 일행이 비로소 서로 인사를 나누었다.

▲ 백두대간의 태백산맥
ⓒ 박도
이번 방문단 일행은 10명으로 KBS 제작팀 4명(PD 김석준 씨, 리포터 김광회 씨, VJ 윤영진 씨 구성작가 김효석 씨)과 FBS(제일영상문화, YTN 대행) 팀 2명(PD 윤영수 씨, 통역 김영석 씨), 그리고 이 행사를 주관한 김자경 씨, 통역 이기연 씨, 박성희 씨, 필자이다.

10: 05, 마침내 대한항공 아키타행 KE 769편 여객기가 이륙했다. 내 자리가 창문 곁이라 밖이 환히 내려다 보였다.

10: 10, 그새 인천 시가지가 한눈에 내려다 보였다. 인천 앞 바다는 뿌옇다 못해 검다. 공해가 매우 심함을 알 수 있었다.

10: 15, 잠깐 새 관악산 상공으로 여의도 쌍둥이 빌딩이 눈 아래 보이고, 경마장 트랙이 선명하다.

10: 20, 수도권은 역시 과밀했다. 곧 팔당호가 보였다. 호수는 아직 얼음으로 덮였다.

▲ 동해 상공의 구름 바다
ⓒ 박도
10: 25, 잘 생긴 태백산맥이 북으로부터 남으로 내리뻗었다. 아직 잔설이 조금 남은 태백 멧부리에서 우리 민족의 웅혼한 기상을 느낄 수 있었다.

외국을 둘러보아도 우리나라 산하만큼 아름다운 나라가 없다.

10: 25, 마침내 동해의 쪽빛 바다가 펼쳐졌다.

10: 30, 기장은 “지금 아키타행 대한항공 769편은 10,000미터 상공을 시속 895km로 공해상을 날고 있습니다”라고 기내 방송을 했다.

혹시나 북녘 산하를 볼 수 있을까 북쪽 하늘을 하염없이 바라봤지만 망망대해에 구름만 잔뜩 보일 뿐이었다.

▲ 핫꼬다 가는 길, 길 옆에는 눈이 2미터 이상 쌓였다. 아오모리
ⓒ 박도
▲ 시내와 물새와 눈, 그리고 산(오가 가는 길). 아키타
ⓒ 박도
▲ 고이와이농장의 얼음집, 이와테
ⓒ 고이와이농장
▲ 도로유 온천의 노천탕, 아키타
ⓒ 박도
▲ 고이와이농장에서 바라본 이와테 산, 이와테
ⓒ 고이와이농장
▲ 눈에 싸인 히로사키 성, 아오모리
ⓒ 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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