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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밤 11시 30분경 구속집행으로 특검사무실을 나와 서울구치소로 향하는 박지원 전 문광부 장관.
18일 밤 11시 30분경 구속집행으로 특검사무실을 나와 서울구치소로 향하는 박지원 전 문광부 장관. ⓒ 오마이뉴스 유창재
<제3신: 19일 00시 40분>

"꽃잎이 진다고 바람을 탓하겠는가"
박지원씨, 현대 비자금 150억원 전면 부인


박지원 전 문화관광부 장관은 "150억원을 받았다는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면서 "지금 특검에서 계좌추적을 하고 있는데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고 현대 측에서 제공한 '150억원 비자금' 뇌물 수수에 대해 전면 부인했다.

18일 밤 11시 30분 구속집행으로 15층 특검사무실을 나온 박 전 장관은 지난 17일 소환될 때 입었던 검정색 양복을 입고 있었으며, 굳은 얼굴로 1층 로비 포토라인 앞에 섰다. 이때 박씨를 취재하기 위해 모인 기자는 30여명.

박 전 장관은 우선 "나는 남북정상회담을 위한 예비회담의 특사로 활동했으며, 지금도 이 부분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면서 "이 문제에 대해 사법부에서 정확하게 판단을 할 것이라고 본다"고 소감을 밝혔다.

특히 박씨는 '(구속되는 것이) 억울하지 않는가'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박씨는 다음과 같이 대답했다.

"억울한 것 없다. 지금 두 분 구속돼 있는데, 내가 구속이 안 되면 말이 안 된다. 두 분은 책임이 없다. 다만 150억원을 받았다는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 지금 특검에서 계좌추적을 하고 있는데 진실이 밝혀질 것이다. 일부에서는 400억원에 대한 보도가 나오는데 이것도 전혀 사실 아니다. 특검에서도 이 부분에 대해 나에게 전혀 질문이 없었다. 꽃잎이 진다고 바람을 탓하겠는가. 차에 한 잎 띄워 마실 뿐이다."

이어 박씨에게 현대자금 400억원이 여권에 전달됐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에 "전혀 들은 바도 없고, 사실도 아니다"고 말하고 특검사무실을 빠져나와 서울구치소로 향했다.

[현장] 박지원씨 구속되는 날.. 북새통 이룬 특검기자실

▲ 서울구치소로 향하기 위해 승용차에 올라탄 박지원씨를 취재하기 위해 몰려든 기자들.
ⓒ오마이뉴스 유창재
박지원씨는 '대북송금' 의혹사건 수사의 최대 '핵심' 인물이었다. 박씨는 지난 17일 소환부터 이날 밤 구속집행까지 그동안 소환됐던 인물 중 가장 집중적인 스포트 라이트를 받았다.

박지원씨의 구속영장 발부 소식이 특검기자실로 전해진 시간은 밤 10시 50분. 이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기자들의 손놀림과 발놀림은 분주해지기 시작했다.

갑자기 바빠진 기자들은 우선 특검팀에 박씨에 대한 구속집행 시간을 전화로 확인했다. 정확한 시간을 확인한 후 각사 당직데스크와 사진기자들에게 연락해서 구속영장 발부 소식을 전하면서 취재를 준비했다.

현장에 있는 방송카메라 기자와 사진기자들은 1층 로비에 포토라인을 표시했다. 하나둘씩 기자들이 나타났고, 박 전 장관의 모습을 담기 위해 자리를 잡았다. 취재기자들은 이날의 마감시간이 지났지만 최종 '판갈이'에 맞춰 박씨의 구속집행 장면을 넣기 위해 기사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박지원씨가 내려오기로 한 시간 10분전. 박씨가 설 자리 옆으로 취재기자들이 20여명 늘어섰으며, 그 앞쪽으로 카메라 기자가 자리했다. 짧게 문답이 끝날 것을 예상하고 일부 사진기자들은 1층 문밖과 박씨가 타고갈 차량에 초점을 맞추고 대기했다.

드디어 박씨가 특검 관계자들과 함께 15층에서 내려왔다. 일순간 카메라 플래시가 계속해서 터졌으며, 취재기자들은 질문했다.

"나는 남북정상..." 첫마디가 나오자 취재수첩에 한마디라도 놓치지 않기 위해 빠른 손놀림으로 그의 말을 적어내려갔다.

3분여동안 박지원 전 장관은 기자들에게 자신의 입장을 말하고, 밖에 대기하고 있던 특검팀의 검정색 승용차에 탑승했다. 이때 10여명의 카메라 기자들은 한 컷이라도 더 담기 위해 그가 탄 차량을 막아서면서까지 셔터를 눌렀다.

떠나는 차량을 바라보며 '드디어 끝났다'는 생각은 잠시. 사실 이제부터 또다시 시작이었다.

취재기자들은 자신들이 들은 박씨의 말을 서로 맞춰보며 확인하고 바로 컴퓨터 앞으로 달려가 기사를 작성하기 시작했다. 카메라 기자들은 가장 잘 나온 컷을 골라 송고하느랴 다시 시끌벅적. 방송사 기자들은 마감뉴스에 맞춰 빠르게 박씨의 구속집행 소식을 전했다.

숨가쁘게 취재를 진행한 특검 기자실의 기자들은 기사를 송고하고 나서야 '휴~'하는 한숨을 내쉬었다. 어느새 자정을 훌쩍 넘겼지만 특검기자실은 밤이 아니었다. / 유창재 기자


특검팀은 18일 박지원 전 장관에 대해 직권남용 및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사진은 지난 16일 특검에 소환되고 있는 박지원 전 장관.
특검팀은 18일 박지원 전 장관에 대해 직권남용 및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사진은 지난 16일 특검에 소환되고 있는 박지원 전 장관. ⓒ 오마이뉴스 권우성
<제2신:18일 밤 11시>

박씨, 서울구치소 구속 수감


서울지법은 박지원 전 문화관광부 장관에 대해 특가법상 뇌물수수와 직권남용 혐의로 18일 오후 10시 50분경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박씨는 현재 특검팀에서 추가 조사를 받고 있는 상태이며, 구속영장이 발부됨에 따라 서울구치소로 구속수감된다.

특검팀은 이날 오전 10시경 박씨에 대해 현대 측으로부터 대북사업 전반에 관해 협조를 해달라는 취지로 제공된 150억원의 뇌물을 수수 및 이기호 전 경제수석과 공모하여 현대계열사에 금융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압력을 행사한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었다.

<제1신:18일 낮 12시>

특검, 박지원 구속영장 청구


송두환 특검팀은 18일 박지원 전 문화관광부 장관에 대해 특가법상 뇌물수수 및 직권남용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박씨는 현대 계열사에 대한 대출과정에서 외압을 행사하고, 남북정상회담과 관련해 현대 측에서 거액의 자금을 수수한 혐의 등이다.

김종훈 특검보는 "직권남용과 언론에 보도된 된 것에서처럼 거액의 자금을 수수한 것으로 보고 특가법상 뇌물 수수 혐의를 적용했다"고 밝혔다.

특검팀은 박지원씨에 대한 긴급체포서에서 "관련 증거자료에 의하면 피의자(박지원씨)가 범행을 주도한 사실이 인정됨에도 이기호씨가 주도적으로 행한 일이라고 변명하며, 범행을 일부 부인하는 등 반성의 기색을 보이지 아니하고 있다"면서 "뿐만 아니라 국회에서 남북정상회담과 관련된 북한과의 접촉 및 대북송금 등 제반 사실에 대해 허위로 증언한 바 있다"고 명시했다.

특히 특검팀은 "(박씨가) 남북정상회담과 관련하여 거액의 금원을 수수한 혐의가 있어 확인 중에 있는 등, 체포하지 아니하면 도망 및 증거인멸의 우려가 농후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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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 직권남용 혐의로 ' 긴급체포 '

박 전장관은 특검팀이 청구한 구속영장에 대한 실질심사를 신청했으며, 이날 오후 2시경 서울지법 319호 법정에서 열린다.

김종훈 특검보는 뇌물수수 증거 여부에 대해 "원론적으로 말해줄 수 없다"면서 "영장청구는 범죄사실에 대한 소명이 있다고 볼 때 영장을 청구하는 것"이라고 오전 브리핑에서 말했다.

이어 기자들이 '당시에 박지원씨가 무엇이었기에 뇌물을 주었다는 것 정도는 얘기해달라'고 질문하자 김 특검보는 "박지원씨는 당시 문광부 장관임과 동시에 정상회담에 대한 대통령 특사 자격을 겸임하고 있었다"고만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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