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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노무현 대통령의 첫 방미 이후에 국민들은 노무현 대통령의 정치방향에 대해 혼란을 겪고 있다. 대선 전은 물론 방미하기 얼마 전까지와도 판이하게 달랐던 미국에서의 언행 때문이다. 그러나 본 기자는 대선 때는 물론 미국에서의 발언 이후에도 아직은 노짱의 이미지에 대한 기대 때문에 섣부른 판단을 유보하고 있었다.

그러나 노 대통령에 대한 본 기자의 걱정은 방미 이후, 국내에서의 발언들 때문에 시작되었다. 가장 최근에 문제된 것은 한총련에 대해서 '난동자'라는 표현을 쓴 것인데, 물론 5.18 식장에서 한총련의 태도는 잘못이 있었다고 생각하지만, 국가최고통수권자가 굳이 그러한 학생들에 대해 '난동자'라는 표현을 써야하는 것일까?

한겨레의 손석춘 논설위원도 지적했듯이, 학생들의 행동방식의 옳고 그름에 대해 말을 할 수는 있겠지만, 그들의 행동이 국가와 노 대통령 자신에 대한 순수한 걱정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것에는 많은 이들이 동의하리라고 본다. 그런데 개방적인 사고와 국민들의 참여로 이루어질 것이라는 참여정부의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난동자' 운운하는 것은 나로 하여금 노 대통령의 정책방향에 대한 걱정을 하게 만든다.

아울러 새 정부에서 가장 개혁적인 인사로 평가받고 국민의 지지도 많이 받고 있는 김두관 행자부 장관과 강금실 법무장관까지 나서서 이들에 대한 엄중처벌을 언급하는 것에서는 이번 정부도 과거의 정부들과 같은 길을 가려는 것인가 하는 걱정까지 하게 만든다. 학생들이 잘못이 있다면 그에 대한 판단은 사법부가 내려야 하는 것인데 정부의 고위관료들이 엄중처벌을 결정하고 말고의 문제가 아닌 것이다.

다시 노 대통령에 대한 얘기로 돌아가서, 너무 앞서가는 걱정인지는 모르지만 노무현 대통령의 언론행보가 예전 김영삼 대통령을 떠올리게 한다. 김영삼 대통령도 돌출적인 발언을 많이 해서 초기의 개혁적인 조치들에도 불구하고 반대세력들에게 비난받을 허점을 많이 드러냈듯이 노 대통령도 너무 말을 성급하게 혹은 너무 거침없는 표현을 쓰는 것이 아닌가 하는 걱정이다.

후보자 시절과 당선자 시절에는 노 대통령의 그런 점이 지지층의 지지를 더 높이고, 반대파로부터 돌출발언을 너무 많이 한다는 비판을 받곤 했는데, 대통령 지위에 오르고부터는 오히려 돌출발언의 대상이 일반국민들로 바뀌면서 지지층들에게 혼란을 주고 있지 않은가. 반면 한나라당을 비롯, 정치권에 대한 발언이 문제가 되는 횟수는 상대적으로 줄어들고 있는 듯하다.

실제로 노대통령의 생각이 어떤지는 모르지만 현재 권력을 잡고 있는 노 대통령이 스스로 자신은 전과 똑같이 말을 한다고 생각을 하더라도, 국민들에게는 권력을 잡고 달라졌다는 오해를 살 수 있게 된다.

현재 노대통령의 정책, 특히 방미외교 부분에 대해 국민들이 많이 혼란스러워 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정권을 잡은 지 3개월이 조금 넘고, 대통령의 자리에서 많은 것을 고려해가며 결정을 내려야 하는지라 노대통령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은 유지하되 전반적인 판단은 아직까지 좀 더 두고 지켜봐야 할 것이다. 부디, 노대통령이 자신을 대통령으로 뽑아준 분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역사상에 길이 존경받을 대통령이 될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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